선택형, 민법에서 높은 체감난도…낯선 내용 많아
기록형, 쟁점 많고 사실관계 복잡해서 시간 부족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5일간 이어지는 대장정의 반환점을 돌아선 변호사시험 4일차 민사법 선택형, 기록형은 전반적으로 만만치 않은 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제14회 변호사시험이 지난 14일부터 전국 25개 로스쿨 소재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사법 선택형과 기록형 모두 어려웠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선택형의 경우 특히 민법 문제가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생소한 주제와 헷갈리는 선지들이 많았다는 게 응시생들의 평가다. 기록형은 쟁점이 많고 사실관계도 복잡해서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이번 민사법 선택형 시험에 대해 묻자 응시생 A 씨는 “어려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민법이 가장 어려웠다”며 “상법과 민사소송법에서는 최신 판례의 비중이 좀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무난했다”고 평가했다.
응시생 B 씨의 의견도 비슷했다. 그는 “민법이 많이 어려웠는데 낯선 내용,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부분에서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C 씨도 “민법이 어려웠다. 지문도 너무 길고 생소한 것도 좀 있었다”고 유사한 의견을 보였다. 그는 “앞부분과 뒷부분의 난이도 차이가 좀 있었고 상법 문항수가 꽤 늘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기록형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일치했다. 응시생 D 씨는 “낯선 주제가 나오거나 한 것은 아니고 주제 자체가 막 어렵지도 않았지만 쟁점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는 응시 소감을 전했다.
응시생 E 씨도 시간 부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소장을 쓰는 문제였는데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시간 압박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권 쪽의 비중이 높아진 것 같다”는 의견도 나타냈다.
응시생 F 씨는 “유치권이나 상속 등에 관한 최신 판례가 좀 많이 나왔다”며 “특히 가족법 쪽에서 아주 중요한 판례가 나왔는데 워낙 중요한 판례니 모르는 수험생은 없었겠지만 만약에 몰랐다면 아예 쓸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응시생 G 씨는 “기록형이 원래는 문항이 7번 정도까지 있는데 올해는 5번까지 있어서 부담이 덜하려나 했는데 한 문항에 써야 할 양이 많아서 시간이 부족했다”며 시간 부족을 언급한 다른 수험생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
한편 이번 시험은 오는 18일, 민사법 기록형과 선택과목 시험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된다. 이번 시험에는 총 3,763명이 출원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7명이 늘어난 것이자 역대 최다 규모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응시자 수 증가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수험가의 관심이 높다.
참고로 변호사시험의 역대 합격률은 △제1회 87.25%(정원대비 72.55%) △제2회 75.17%(76.9%) △제3회 67.63%(77.5%) △제4회 61.11%(78.25%) △제5회 55.2%(79.05%) △제6회 51.45%(80%) △제7회 49.35%(80%) △제8회 50.78%(84.55%) △제9회 53.3%(88.4%) △제10회 54.06%(85.3%) △제11회 53.55%(85.6%) △제12회 52.99%(86.25%) △제13회 53.03%(87.25%)였다.
각 회차별 출원자 및 응시자, 합격자 수는 △제1회 1,698명 출원, 1,663명 응시, 1,451명 합격 △제2회 2,095명 출원, 2,046명 응시, 1,451명 합격 △제3회 2,432명 출원, 2,292명 응시, 1,550명 합격 △제4회 2,704명 출원, 2,561명 응시, 1,565명 합격 △제5회 3,115명 출원, 2,864명 응시, 1,581명 합격 △제6회 3,306명 출원, 3,110명 응시, 1,600명 합격 등이다.
△제7회 시험에서는 3,490명 출원, 3,240명 응시, 1,599명 합격했으며 △제8회 3,617명 출원, 3,330명 응시, 1,691명 합격 △제9회 3,592명 출원, 3,316명 응시, 1,768명 합격 △제10회 3,497명 출원, 3,156명 응시, 1,706명 합격 △제11회 3,528명 출원, 3,197명 응시, 1,712명 합격 △제12회 3,644명 출원, 3,255명 응시, 1,725명 합격 △제13회 3,736명 출원, 3,290명 응시, 1,745명 합격 등의 기록을 보였다.
변호사시험의 저조한 합격률로 인해 로스쿨의 고시학원화, 변호사시험 낭인, 오탈자 등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으며 합격자 수 규모를 두고 매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험에서는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합격자 발표는 오는 4월 25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