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사례형, 평소보다 학설 큰 비중으로 출제
기록형, 묻는 것 많아 시간 부족·분량 압박 느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변호사시험 형사법은 전반적으로 예년과 다른 출제 경향을 보이며 체감난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제14회 변호사시험이 지난 14일부터 전국 25개 로스쿨 소재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둘째 날인 15일에는 형사법의 선택형과 사례형, 기록형 시험이 치러졌다.
전날 공법 시험이 전년도에 비해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과 달리 형사법은 더 어려웠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 같은 체감난도 상승 원인은 판례 위주로 출제된 기존 경향과 달리 학설의 비중이 커지는 등 학술적 깊이를 요구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응시생들에 따르면 선택형과 사례형 모두 학설과 관련된 문제가 큰 비중으로 출제됐으며 기록형에 대해서도 새로운 유형의 풀이가 필요한 문제가 나오는 등의 경향 변화가 있었다. 기록형에 대해서는 쟁점이 많아 시간 부족과 분량 압박이 있었다는 평이 많았다.
이번 형사법 선택형 시험의 특징으로 응시생 A 씨는 “평소보다 학설 비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응시생 B 씨는 “어려웠다. 선지도 까다롭고 뒤로 갈수록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응시 소감을 전했다. 이에 반해 응시생 C 씨는 “무난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례형 시험의 경우 가장 출제 경향 변화가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응시생 D 씨는 “주제 면에서 불의타라고 할 정도의 문제는 없었지만 신유형이 좀 나와서 낯선 부분이 있었다”는 의견을 전했다.
응시생 E 씨는 “학설 대립에 대해 묻는 등 학설의 비중이 컸다”고 평했고 응시생 F 씨도 “학설을 대놓고 묻는 질문이 평소보다 많았다. 판례를 쓰고 비판하라고 하는 문제도 그렇고 학술적 깊이를 요구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응시생 G 씨도 “판례를 비판하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며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불의타 느낌은 없었지만 학설 대립을 물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기록형은 분량과 시간의 압박에 대한 의견이 두드러졌다. 응시생 H 씨는 “낯선 죄명은 아닌데 묻는 게 많아서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고 응시생 I 씨도 “기록형은 언제나 양과 시간에 잡아 먹히는 느낌”이라며 비슷하게 평가했다.
응시생 J 씨는 “난이도는 조금 어려운 정도였던 것 같다”며 “새로운 유형의 풀이가 요구되는 문제들이 있었다”고 이번 기록형 시험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응시생 K 씨는 “사실 인정 쟁점이 여러 군데에서 나왔고 법률해석 관련 문제가 하나 나온 점이 평소랑 달랐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시험은 오는 18일까지 치러진다. 16일은 휴식일을 보내고 17일, 민사법 선택형과 기록형, 18일, 민사법 기록형과 선택과목 시험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된다.
이번 시험에는 총 3,763명이 출원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7명이 늘어난 것이자 역대 최다 규모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응시자 수 증가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수험가의 관심이 높다.
참고로 변호사시험의 역대 합격률은 △제1회 87.25%(정원대비 72.55%) △제2회 75.17%(76.9%) △제3회 67.63%(77.5%) △제4회 61.11%(78.25%) △제5회 55.2%(79.05%) △제6회 51.45%(80%) △제7회 49.35%(80%) △제8회 50.78%(84.55%) △제9회 53.3%(88.4%) △제10회 54.06%(85.3%) △제11회 53.55%(85.6%) △제12회 52.99%(86.25%) △제13회 53.03%(87.25%)였다.
각 회차별 출원자 및 응시자, 합격자 수는 △제1회 1,698명 출원, 1,663명 응시, 1,451명 합격 △제2회 2,095명 출원, 2,046명 응시, 1,451명 합격 △제3회 2,432명 출원, 2,292명 응시, 1,550명 합격 △제4회 2,704명 출원, 2,561명 응시, 1,565명 합격 △제5회 3,115명 출원, 2,864명 응시, 1,581명 합격 △제6회 3,306명 출원, 3,110명 응시, 1,600명 합격 등이다.
△제7회 시험에서는 3,490명 출원, 3,240명 응시, 1,599명 합격했으며 △제8회 3,617명 출원, 3,330명 응시, 1,691명 합격 △제9회 3,592명 출원, 3,316명 응시, 1,768명 합격 △제10회 3,497명 출원, 3,156명 응시, 1,706명 합격 △제11회 3,528명 출원, 3,197명 응시, 1,712명 합격 △제12회 3,644명 출원, 3,255명 응시, 1,725명 합격 △제13회 3,736명 출원, 3,290명 응시, 1,745명 합격 등의 기록을 보였다.
변호사시험의 저조한 합격률로 인해 로스쿨의 고시학원화, 변호사시험 낭인, 오탈자 등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으며 합격자 수 규모를 두고 매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험에서는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합격자 발표는 오는 4월 25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