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회에 진심으로 임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합격 비결, “스스로 긴장 유지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것”
“이름처럼 글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어”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세상을 움직이는 건 바로 젊음의 힘이다. 그 힘은 때로는 거칠고 혈기 왕성하지만, 때로는 치열한 노력과 꿈을 향한 열정으로 빛난다. 올해 단 21세의 최연소 나이로 5급 공채(구. 행정고시)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백민서 씨. 게다가 그는 ‘행정고시의 꽃’으로 불리는 재경직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의 도전과 열정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의 메시지를 전한다.
재학 중인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서도 학업과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며 청춘을 불사르던 백 씨. 그러던 어느 날, 공직에 대한 꿈이 그의 가슴을 두드렸다. “입직 후 맡게 되는 업무들의 공익성에 동경이 있었어요.”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픈 마음 하나로 그는 곧장 공직 준비에 뛰어들었다.
단 10개월.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밤낮없는 고군분투의 시간 속에서도 백 씨는 자신과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서울과 화성을 오가는 왕복 4시간의 통학길, 그 모든 순간이 그에겐 소중한 공부의 기회였다. 체력의 한계를 넘어 정신력으로 버텨낸 그 시간이 영광의 발판이 되어주었다.
불과 21세. 어린 나이는 그에게 오히려 심적 여유를 선물했다. “떨어지면 또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것. 때로는 치기 어린 패기로, 때로는 무던한 열정으로 백 씨는 난관을 하나둘 넘어섰다. 통계학은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행정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암기력으로, 경제학은 심도 있는 현실 분석으로 극복해 나갔다.
마침내 그날이 밝았다. 합격의 영광을 안은 바로 14일. 백 씨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기회에 진심으로 임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후회 없이 전력을 다하는 자세. 그것이 바로 그가 공직을 향한 여정에서 깨달은 가장 큰 교훈이었다.
이제 백민서 씨의 이름 앞에는 ‘최연소 합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이름처럼 글로써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그는 새로운 꿈을 향해 또다시 날갯짓할 준비를 하고 있다. 치열한 청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백민서 씨의 이야기가 뜨거운 감동과 용기를 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는 단 10개월이라는 짧은 수험기간 1차, 2차 시험을 모두 단번에 합격하는 이른바 ‘생초시’로 합격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이 믿기 어려운 성취의 비결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벌써 합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합격 소감을 묻자 백민서 씨는 담담하면서도 기쁜 마음을 전했다. “2차 성적에 자신이 없어 최종 발표 직전까지 심적 부담이 컸는데, 부담이 컸던 만큼 기쁨도 큰 것 같습니다.” 그는 아직도 합격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5급 공채를 준비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학창 시절부터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입직 후 맡게 되는 업무들의 공익성이 사조직에서 맡게 되는 업무들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했고, 이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공익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열망이 그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10개월의 집중, 초시 합격의 비결
2023년 9월부터 공부를 시작해 2024년 6월 2차 시험까지 약 10개월 동안 공부에 몰두했다는 백민서 씨. 그는 수험기간의 일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과외가 있는 날에는 과외 시간 외의 모든 자투리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며 “과외가 있는 날에는 하루 7~8시간 정도, 과외가 없는 날에는 하루 13시간 정도 공부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통학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그는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통학했기 때문에 시간 관리에 더 예민했다”라며 “최대한 일찍 5시쯤 일어나서 등교하는 버스에서는 잠을 보충했고, 7시부터는 열람실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나이가 준 심적 여유
최연소 합격자로서 나이가 수험 준비나 시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그는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백 씨는 “사실 수험기간 내내 혼자 공부해서 제가 어린 나이라는 것을 의식하지는 않았다”라며 “하지만 아무래도 시험에 임함에 있어서 ‘떨어지면 다음에 또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부담은 좀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어린 나이로 인해 심적 부담이 덜했고, 이는 시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PSAT 준비와 초시 합격의 비결
PSAT 준비에 대해 그는 초기에는 자신의 실력을 잘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진입 전에 PSAT을 따로 풀어 보지 않아서 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르는 상태였다”며 “괜히 돌아가지 말자는 마음에 세 과목 모두 기본강의를 ‘인강’으로 빠르게 수강하고 10개년 행‧입시 기출과 리트(LEET) 추리논증을 풀어보았다”고 했다.
초시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로는 문제 풀이 방식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 문제를 푸는 방식이 지나치게 정형화되지 않게 신경썼다”라며 “특히 자료해석의 경우 어릴 때 암산을 배워서 초반에는 숫자들을 보면 무조건 계산으로만 접근하게 됐는데, 기출을 풀면서 의도적으로 지나친 암산을 배제하려는 습관을 들였고, 또한 상황판단도 맞힌 문제라도 다른 방법이 있었을지를 고민하면서 점수가 많이 올랐다”고 자신의 비결을 전했다.
PSAT 1주일 전 마무리 공부에 대해서는 컨디션 조절을 중시했다고 한다. 백 씨는 “문제를 더 열심히 푼다고 성적이 크게 오를 거로 생각하지 않아서 부족했던 잠을 보충했다”며 “평소 하던 대로 감을 잃지 않게끔 시중의 모의고사를 구매해서 풀어보되 직전에는 기출 문제를 풀었다”고 마무리 전략을 소개했다.
헌법 준비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학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1차 공부를 시작하기 전 2차 공부를 하면서 행정법 과목을 통해 어느 정도 법 개념에 익숙해진 상태였다”라며 “그래서 기본강의보다는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강의로 빠르게 정리하고 많은 판례를 눈에 익히는 방향으로 공부했다”고 밝혔다. 백 씨는 또한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 앱으로 헌법 판례와 개념을 정리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차 시험 준비 전략
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백민서 씨는 학원의 순환강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3순환까지 인강으로 차근차근 수강하며 기본기를 다졌고,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는 학원에서 직접 4순환 모의고사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이를 통해 자신의 현 위치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백 씨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통계학은 그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학부 시절 경제통계학을 수강한 경험이 있어 기초는 갖추고 있었지만, 이내 시험에서 사라지는 과목인 만큼 공부에 매진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혹시라도 떨어지면 이 공부가 무의미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백 씨는 마음을 다잡고 꿋꿋이 통계학 공부를 이어갔고, 돌이켜보면 이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회고했다.
행정학도 그에겐 만만찮은 벽으로 다가왔다. 1차 시험 준비에 매달리느라 2순환 강의를 놓쳐 뒤처진 기분이 들었고, 행정법처럼 답안 형식을 정형화하기도 쉽지 않아 막막함을 느꼈다. 이에 그는 3순환 자료를 토대로 독자적인 서브노트를 만들어 내용을 철저히 암기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최소한 답안지에 관련 용어를 풀어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답안작성의 요령과 중요성
답안지를 작성하는 요령도 과목에 따라 각기 달랐다. 행정법의 경우 답안에 써 내려갈 내용을 완벽하게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이 관건이었기에, 백 씨는 1, 2순환 때는 답안 쓰기 연습을 자제하고 3순환에 접어들어서야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보며 집중 훈련에 돌입했다.
반면 경제학, 그중에서도 재정학은 단순히 정답을 적어내는 것보다 정책적인 함의를 음미하는 자세가 요구되었다. 그는 수험서를 탐독하며 문제에 함축된 이면을 파악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렇듯 백 씨는 각 과목의 개성을 꿰뚫어 보고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며 2차 시험을 준비해 나갔다. 힘겨운 순간도 있었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고 나름의 방법으로 난관을 헤쳐나간 그의 투혼이 돋보였다.
◆초시 합격의 원동력과 시간 관리 비결
수험기간이 고작 1년도 채 되지 않음에도 초시로 최종 합격한 비결에 대해 그는 “스스로 긴장을 유지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백 씨는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학교까지 통학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거로 생각해 집에서 공부했다”며 “그런데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느끼고 나서부터는 2차 시험 때까지 학교 도서관에서 인강 들으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까지 시간을 내서 왔다는 생각에 더욱 압축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게 됐다”며 “열심히 공부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서 더 자극을 받았던 것 같다”고 했다.
백 씨의 시간 관리 비결도 궁금했다. 그는 왕복 4시간이나 되는 통학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한다.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통학했기 때문에 시간 관리에 더 예민했습니다. 최대한 일찍 5시쯤 일어나서 등교하는 버스에서는 잠을 보충했고 7시부터는 열람실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배부르면 집중이 잘 안 되는 타입이어서 아침과 저녁만 먹었고, 하교하는 버스에서는 행정법 암기를 하거나 피곤하면 자기도 했습니다. 결국 일찍 일어나고 적당히 늦게 자는 것, 그리고 중간중간 낭비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백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합격의 열쇠는 바로 스스로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자세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학교까지 장거리 통학을 하면서도 틈틈이 공부와 휴식의 균형을 잡아나간 그의 시간 활용 전략은 수험생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면접 준비와 중요한 포인트
면접시험 준비에 대해서는 스터디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2차 합격 후 법률저널에서 주최하는 면접설명회를 들어 면접시험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며 “이후 학교에서 면접스터디를 구해 스터디원들과 함께 면접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면접에서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면접은 2차와 달리 자신이 전하고 싶은 내용을 적는 것이 아니라,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면접관의 관점에서 듣기 편하게 말하는 동시에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합격하기 위한 목표 설정이나 계획 세우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을 묻자 그는 “밀도 있는 공부를 위해 단기 합격을 목표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최대한 이번 해에 모든 과목을 2차 시험 응시가 가능할 정도로 균형 있게 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극복과 자기 관리의 중요성
공부 중 어려움을 느낄 때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그는 지나친 집착을 피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백 씨는 “학습 내용에 대해 의문점이 생기면 지나치게 그 부분에만 매몰되지 않으려고 했다”며 “시간이 지나 암기가 이루어지면 해결되는 것들도 있었고 특히 경제학의 경우 다른 부분을 공부하면서 해결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고민은 해보되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대해서는 가족과의 시간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주말 저녁에 가족들과 식사하면서 대화하는 것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했다”라며 “아마 자취하면서 공부했다면 중간에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가 찾아왔을 것 같기도 하다”며 통학이 체력적으로는 굉장히 힘들지만 그래도 이런 장점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공직자로서의 포부
백민서 씨에게 앞으로의 개인적인 목표와 자기계발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의 대답에는 학업에 대한 열정과 취미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는 “아직 학점이 많이 남았는데, 내년 졸업을 목표로 열심히 학교에 다닐 계획”이라며 “여건이 된다면 학내 피아노 동아리 연주회에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공부와 예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그의 포부가 인상 깊었다.
가고 싶은 부처에 대해서는 잠시 고민하더니 “공정거래위원회, 아직 잘은 모르지만 지금 생각하기에 앞서 말한 공익성에 가장 부합하는 부처가 아닐까 싶다”라고 답했다. 비록 아직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확고해 보였다.
공직자로서의 포부를 묻자, 백 씨는 자신의 이름에 담긴 의미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제 이름의 한자 뜻처럼 글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습니다.”
백 씨의 이름 ‘민서’에는 ‘글로써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이름처럼 살아가겠다는 그의 다짐에서 공직자로서의 강한 소명 의식과 투철한 봉사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격려의 메시지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을 희망하는 모든 수험생분의 앞날이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합격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이나 깨달음에 대해 그는 진지하게 답했다. 백 씨는 “모든 기회에 진심으로 임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라며 “통계학을 버리고 이번 2차를 연습의 기회로만 삼았다면 지금의 영광스러운 인터뷰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마지막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에 대해 그는 가족과 지인들을 언급했다. 그는 “항상 제 선택과 발걸음을 믿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사랑하는 부모님과 조부모님, 멀리 제주도에서 응원해 주신 고모와 고모부, 바쁜 와중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 이모와 이모부를 비롯한 친척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제가 계속해서 공부에 정진할 수 있게 해주신 과천외고 박관수 선생님, 함께 면접 준비한 김길후, 김도원, 김예준, 김창휘, 이상호 선배님께도 많은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백민서(21)‧2024년 5급 공채 최연소 합격(재경)‧과천외고 졸‧서울대 경제학부 2학년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