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범 15년, 변호사시험 시행 13년 만에 1,737명이 ‘교육에 의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새로운 제도에서 영구적으로 법조인이 되는 자격을 잃었다.

‘5탈자’ ‘오탈자(五脫者)’ ‘오진 아웃’ ‘5진 아웃’ ‘영구응시금지자’ 등등...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이러한 신조어가 탄생했다. ‘평생응시금지조항’이라는 덫에 걸린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변호사시험법 제7조는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한 달의 말일부터 5년 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다만, ...석사학위취득 예정자의 경우 그 예정기간 내 시행된 시험일부터 5년 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또는 ...석사학위 취득 예정자로서 시험에 응시한 후 「병역법」 또는 「군인사법」에 따른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경우 그 이행기간은 5년 내 기간에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오탈자들이 억울하다며 법정을 찾았지만, 헌법재판소는 여기에 더해 ‘5년 내 5회’는 A로스쿨을 나와 변호사시험에서 5탈을 했다면 B로스쿨에 다시 입학해 졸업해도 다시는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법률저널이 13일 법무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12년 제1회(1기 응시자 기준, 첫 오탈 발생은 2016년 제5회)부터 금년도 1월 시행한 제13회 변호사시험까지 오탈자는 총 1,73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학년도 제1기부터 2017학년도 제9기 입학생이 대상자다. 9기의 경우 금년도 제13회 시험에서 첫 오탈자가 발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기 중 첫 오탈자가 나온 ▶제5회(2016년)에서는 108명, 이후 ▶제6회(2017년) 160명 ▶제7회(2018년) 237명 ▶제8회(2019년) 213명 ▶제9회(2020년) 244명 ▶제10회(2021년) ▶제11회(2022년) ▶제12회(2023년) ▶제13회(2024년) 194명이며 모두 합치면 1,737명이 된다.
 

기수별로 보면 평균 입학생 2,086명 중 평균 193명(평균 9.25%)이 오탈을 하면서 평생응시금지자로 전락하는 셈이다.

1기~9기 입학을 위해 법학적성시험(LEET)에 응시한 누적 인원은 71,836명이다. 이 중 18,776명(26.1%)이 로스쿨에 입학했고 이들 중에서 15,432명(82.19%)이 변호사자격을 취득했다.

중도 학업포기자 등을 제외한 1,737명(9.25%)은 변호사가 되고자 발버둥 쳤지만 결국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제도에서 영구적으로 방출됐다.

법조인을 꿈꾸기 위한 로스쿨 입문시험인 리트 응시자 대비로 하면 21.48%가 법조인이 됐지만 2.42%는 오탈자가 됐다.
 

시험 회차별 전체 응시자 대비 오탈률은 ▷제5회 3.8% ▷제6회 5.6% ▷제7회 4.9% ▷제8회 7.1% ▷제9회 6.4% ▷제10회 7.7% ▷제11회 6.5% ▷제12회 6.2% ▷제13회 5.9%였다.

이러한 1,737명이라는 인원은 전국 25개 로스쿨의 연간 총입학자 2,000명에 거의 육박하는 규모다. 로스쿨 제도 시행 15년 만에 한 해 입학생이 통째로 사라지면서, 영구적으로 법조인의 꿈을 상실한 셈이다.

다만 이러한 인원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군복무, 질병 등으로 인한 휴학생 등과 기수별 잔여 응시기회 등을 고려하면 9기까지의 오탈자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어서 귀추가 쏠린다.
 

한편, 오탈자 제도는 현행법에 따라 일단 로스쿨을 졸업하면 병역의무 이외에는 어떠한 사정도 예외없이 ‘5년 내 5회’라는 계산은 헤아려진다.

천재지변, 질병 등 심지어 시험 당일 교통사고를 당해도, 부모나 자녀가 사망해도, 다리가 무너져도, 철로가 끊겨도, 전쟁이 나도 ‘5년’이라는 초침은 무조건 돌아간다.

이 때문에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청구가 빈번했지만 “변호사시험 낭인 방지” “학습효과의 유효 기간” 등과 같은 입법목적의 이유로 ‘평생응시금지조항’은 여전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입법적으로도 여러 차례 개정법안이 발의됐지만 오탈자, 로스쿨 재학생, 대학, 교원 등 상호 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국회 상임위 논의조차 없이 폐기되는 상황이다.

2017년 12월을 끝으로 반세기 동안 법조인을 선발, 양성하던 사법시험(+사법연수원)이 폐지되면서 현재는 법조인이 되려면 3년 과정의 로스쿨을 수료한 뒤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2025년도 제14회 변호사시험은 내년 1월 14일(화)부터 18일(토)까지 실시하며 1월 16일(목)은 휴식일이다.

이번 시험에는 역대 가장 많은 3,763명이 출원하면서 가장 치열한 실력경쟁이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