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T, 과목별 자신만의 풀이 전략을 수립하는 게 가장 중요”
“40문제 모두 확인하자는 전략에 맞춰 풀이 시간 설정·연습”
“답안 작성 중요…전부 못 채워도 끝까지 쓰는 연습 필요해”
I.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2024년 5급 공채 재경직 합격생 노승우입니다. 원래 합격하면 학교 커뮤니티에 수기를 작성하려고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많은 수험생분들께 보여드릴 수기를 작성하게 된 것 같아 영광입니다. 이전 합격생 선배님들께서 늘 말씀하셨듯, 제 공부 방법이 정답은 아니기에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II. 시기별 수험 생활
1. 수험기간
저는 2019년 7월 서강대학교 고시반에 입실한 것을 시작으로 최종 합격할 때까지 약 5년 4개월의 수험 생활을 가졌습니다. 고시촌은 방문한 적은 많지만 실강을 듣거나 스터디를 한 적은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고시반에서 지냈습니다. 5급 공채 1차 시험의 경우 5회 응시 4회 합격(2020~2023), 2차 시험의 경우 5회 응시 2회 합격(2023~2024)하였습니다. 입법고시 1차 시험의 경우 4회 응시 3회 합격(2020, 2022, 2023), 2차 시험의 경우 2회 응시하였으나 전부 불합격했습니다. 2020년 1학기부터 2021년 1학기까지 3학기만 휴학을 했으며, 2019년 2학기와 2021년 2학기, 2022년 1학기 및 2학기는 학교 수업을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2. 진입 이전
진입 이전에 시험장 경험을 쌓고자 2019년 1차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총합 200점가량 받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이를 통해 시험에 응시하는 동안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3. 1년차(2019.07~2020.08)
2019년 6월 30일자로 자취방 계약기간이 만료되었고, 그에 따라 방학기간 학교 기숙사에서 지냈습니다. 7월 초에는 고시반 정기 입실시험에 합격하여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 2학기에는 본가(인천)에서 통학하면서 18학점을 수강했습니다. 남는 시간에는 PSAT 강의를 들은 후 복습하는 데 대부분을 쏟았고, 2차 시험에 대비하여서는 강의만 수강했습니다. 공부 시간은 오전 9시와 오후 10시라는 고시반 출석체크 시간에 맞추었습니다. 오전에는 차가 많이 막혀 6시 30분 버스를 타야 출석체크를 할 수 있었으며, 밤 10시 출석체크를 마친 후 바로 다음 버스를 타고 집에 가서 간단하게 야식을 먹고 잠들었습니다. 종강 후에는 쉐어하우스를 구해 본격적으로 많은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처음에 경제학 1순환을 수강했는데 말도 안 되게 어려워서 예비순환부터 천천히 듣기로 결심했고, 이후 재정학과 통계학 예비순환을 차례대로 수강했습니다. 1차 시험은 예비순환과 동시에 자료해석-상황판단-언어논리-헌법 순서대로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언어논리는 심화강의를 듣는 것보다는 문제를 더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듣지 않았고, 나머지 과목은 심화강의와 실전모강을 수강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2월 29일 시험을 4일 앞둔 화요일, 코로나19로 인해 시험이 무기한 연기되었다는 연락을 접했습니다. 그 다음날에 고시반 또한 무기한 폐쇄되었습니다. 저는 며칠간 고민하다가 자취방을 두고 본가로 짐을 옮겨 본가 근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3~4월에는 2차 시험 공부에 집중하였습니다.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은 각각 1순환을 수강하면서 정리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제 기억으로 4월 말에 시험 날짜가 확정되었고, 그에 따라 5월부터는 신촌으로 넘어와서 준비했습니다. 고시반은 여전히 폐쇄 상태라 학교 정문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했습니다. 1차 시험에 응시한 후에는 다음 날까지 휴식하고 행정법, 행정학 예비순환을 포함해 2차 시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사유로 7월 말 즈음부터 생활 리듬이 망가졌고, 2차 시험 직전에 발생한 한 사건으로 인하여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4. 2년차(2020.09~2021.07)
2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본가에 가서 멘탈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11월에는 쉐어하우스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신촌 고시텔에 4달 단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11월과 12월에는 2차 시험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1월과 2월에는 프라임 전국모의고사를 응시했는데, 3회 이상 신청할 경우 직전 년도 전국모의고사를 보내준다고 해서 총 3회 응시했습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하여 비대면 시험을 실시하였는데, 고사장에 가서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제 자리에서 노트북으로 캠을 켠 채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메리트를 느꼈습니다. 그 외에는 하루에 헌법 1세트를 포함해 5세트씩 풀고 복기하였으며, 1차 시험 공부를 마친 후 시간이 남으면 2차 시험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3월부터는 고시텔에서 나와 본가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고시반이 비대면으로 운영되면서 3순환 비대면 스터디에 참여를 했는데, 각자 100점 답안을 작성하여 당일 자정까지 단체 대화방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전까지 답안을 작성해 본 적이 거의 없고 이해 및 암기에 집중해 온 터라, 답안 작성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행정법과 행정학의 경우 답안 작성을 제대로 해 본 것이 처음이라 참고 답안을 보면서 목차를 구성했습니다. 그래도 매일 꾸준히 답안을 작성하면서 실력을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당시 스터디원분들이, 공부를 그만두신 분을 제외하면 각자 연도는 다르지만 전원이 합격하셨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이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5. 3년차(2021.08~2022.06)
2021년도 2차 시험에서 합격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제 성향상 집중하기 위하여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해 8월 말부터 자취를 시작했으며, 2차 시험 발표 후 고시반 추가 입실을 통해 고시반에 들어갔습니다. 2021년 2학기는 22학점을 수강하면서 졸업 필수요건이 되는 과목을 최대한 이수했습니다. 동시에 수학학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2차 시험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도 많이 확보하기 어려웠고 체력적인 문제로 공부를 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PSAT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종강하자마자 바로 2차 시험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2월에는 1차 시험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하여 매일 PSAT 5세트를 풀고 복기한 후 시간이 남으면 2차 시험 공부를 병행하였으며, 주말에는 법률저널 전국 모의고사 문제를 구매해 실전과 동일한 시간표대로 응시했습니다.
1차 시험 이후에는 고시반에서 3순환 대면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2022년 1학기에는 19학점을 수강하였으나, 2과목을 재수강하고 행정법을 수강하는 등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스터디원 분들에게 양해를 구해, 수업 시간표에 따라 50점만 쓰고 중간에 나가거나 미리 50점을 쓰고 수업이 끝난 후 합류하는 등으로 스터디에 참여하였습니다. 5월 중순 입법고시 2차 시험이 있었는데, 학원 커리큘럼에 따를 시 재정학과 통계학을 공부하지 못하고 입법고시를 응시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입법고시 2차 시험에 맞춰 전 과목을 끌어올리고자 경제학, 행정법, 행정학 3순환 기간에 재정학, 통계학을 함께 공부했습니다. 특히 통계학 난도가 점차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득점을 위해서 통계학에 절반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5급 공채 2차 시험을 치르기까지 약 한 달간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몰라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6. 4년차(2022.07~2023.10)
2022년 5급 공채 경제학 제1문의 경우 시험 전날 제가 생각한 출제 예상 주제였는데, 풀 듯 말 듯 하다가 결국 제대로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과락(다행히 과락은 면했습니다...)에 대한 걱정도 걱정이지만, 경제학이라는 시험에 벽을 느낀 나머지 내년에도 50점짜리 경제학 문제를 풀지 못하면 더 이상 공부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러면서 7월부터 취업 준비도 시작했습니다. 학교 취업지원팀에서 진행하는 취업캠프도 참여하였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또한 신청하였습니다.
2022년 2학기에는 더 이상 학부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가능한 최대 학점인 22학점을 수강하였고, 그와 함께 하반기 취업 원서를 작성했습니다. 운 좋게 면접 전형까지도 두 곳에 도달하였으나 전부 탈락하면서 올해 안으로 취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종강 후 고시반 정기 입실시험을 응시한 후에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본격적으로 쌓을지 고시 공부를 다시 시작할지 고민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뒤풀이 자리에 오신 2022년 합격생 선배님께서 본인도 2021년 경제학 제2문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셨다면서, 내년에 저에게 적합한 문제가 출제될 수 있으니 제 실력을 믿고 한 번 더 공부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그 말에 힘을 얻어 취업 준비를 그만두고, 내년에 반드시 합격하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3년차와 마찬가지로 1월에는 2차 시험 공부를 했고, 2월에는 1차 시험과 2차 시험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3월부터는 고시반에서 운영하는 3순환 스터디에 참여해 매일 100점 답안을 작성하였으며, 추가적으로 행정학 암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입법고시 또한 마찬가지로 응시하였으나, 급격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4년차부터 달라진 점은 더 이상 학기 병행을 한다거나 하는 다른 요인이 없이 전적으로 고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8월 말에 2년 계약이 만료되어 다시 본가로 옮겼습니다. 2차 시험 발표 이후에는 학교 고시반에서 2차 합격자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고, 학교 또는 근처 스터디룸에서 면접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자율적으로 이루어졌으나 매일 스터디가 열렸는데, 면접스터디를 하기 위해 인천에서 통학해야 하다 보니 자주 참석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유예생 및 전년도 면탈자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셨고, 합격생분들께서 모의면접을 진행해 주셔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7. 5년차(2023.11~2024.11)
최종 합격 발표 시간에 문자가 오지 않자 합격자 명단을 확인했고, 제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발표 당일에는 충격을 받았으나 그래도 그 영향이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올해에도 2차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고시 생활을 그만두려 했으나, 다행히 2차 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에 소위 ‘끗발’이 생겼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본가에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본가에서 혼자 공부할지 다시 학교 근처에서 자취방을 구해 고시반에서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12월 중순쯤으로 자취방 계약을 체결하고 그전까지 최대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처음에는 자취 시작과 함께 공부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크리스마스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상을 치르고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1월 중순경 정신을 차리고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수석을 차지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독하게 공부했습니다. 이번에는 1차 시험이 면제되어 2차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1차 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5급 공채에 집중하기 위하여 입법고시 원서도 접수하지 않았습니다. 1차 시험 전까지는 하루에 5과목을 모두 공부하였으며, 1차 시험 후에는 고시반에서 운영하는 3순환 스터디에 참여해 매일 100점 답안을 작성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따로 강의는 수강하지 않았고 전 범위를 빠르게 반복 학습했습니다.
III. 과목별 공부 방법
1. 1차 시험
(1) 헌법
1년차에는 기본강의-심화강의-실전모강을 순차적으로 들으면서 법적 사고를 익히려고 노력했습니다. 강의를 듣고, 그날 강의에 나온 부분을 기본서를 통해 복습했습니다. 또한 강사께서 헌법 조문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기 때문에, 강사의 조문 무료 강의를 들으면서 어느 내용이 몇 조에 있는지 가능한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실전모강 수강 기간에는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헌법이 처음 도입된 2017년도부터 출제된 모든 강사 모의고사를 구매해 풀었습니다.
2년차부터는 그 해 출제된 강사 모의고사를 구매해 풀었으며, 기출문제집 또한 매년 구매하여 풀었습니다. 기출문제집의 경우에는 웬만하면 1년 만에 급격하게 바뀌지는 않으나, 가끔 그 기간 동안 판례가 변경되는 경우가 있어 그러한 부분을 점검하고 넘어갔습니다. 또한 기본서를 한 차례 정독하면서, 기억이 나지 않거나 몰랐던 부분을 워드 파일에 정리하여 시험 당일에 읽고 갔습니다. 워드 파일에 정리한 이유는, 그 내용을 휴대폰으로도 확인할 수 있어 소지품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3년차와 4년차는 동일한 방식으로 공부했으며, 다만 정리 파일을 매년 최신화했습니다.
(2) 언어논리
언어논리는 강사별로 스타일이 다르고 제 스타일 또한 다르기 때문에, OT 강의만 듣고 제 스타일에 적합한 강사 찾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별도의 강의를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러다 보니 저에게 적합한 풀이 방법 또한 찾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2021년에 일치부합 유형에서 상당히 고전한 다음 2022년에는 언어논리 모의고사를 대량으로 구매해 풀었으나, 2022년에도 높은 점수를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023년에는 강화·약화 유형을 최대한 뒤로 미루고 일치부합 유형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여 다 풀어내고자 하는 방식으로 언어논리 풀이 전략을 변경하였습니다.
다만 논리추론 유형의 경우 제대로 공부하기만 하면 짧은 시간에 정답을 도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해당 파트만 다루는 강의를 물색하다가, LEET 언어이해 담당 강사께서 PSAT 논리추론 파트를 촬영한 강의를 발견했습니다. 해당 강의를 듣고 열심히 복습해서 제 것으로 만들었고, 그 이후에는 제가 생각한 대로 논리추론 파트의 정답률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3)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1년차에 가장 많이 시간을 쏟은 과목이었습니다. 기본강의-심화강의-실전모강을 모두 한 강사의 강의로 수강하였습니다. 세 과목 중에 기본서가 가장 잘 되어있는 만큼, 기본서에 있는 여러 가지 문제풀이 스킬들만 잘 숙지해도 자료해석 때문에 불합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해서 혼자 계산 문제집을 많이 구매해 풀었기에 따로 비타민 등의 계산훈련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료해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계산이 아니라 풀이 순서입니다. 물론 입법고시 자료해석의 경우 어느 정도 정밀한 계산을 요하는 문제가 출제되기는 하나, 5급 공채 자료해석의 경우 과목의 이름에 걸맞게 자료를 해석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발문과 표 내지 그래프를 먼저 읽고, 어떤 사항들을 물어보기 위해서 주어졌는지를 추측합니다. 낼만한 것들이 어느 정도 정형화되었기 때문에, 추측한대로 출제된 선지를 우선적으로 처리합니다. 다만 ‘삼중 가중평균’과 같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선지들은 처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풀이 순서만 잘 지켜도 꽤나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상황판단
상황판단의 경우 각각 다른 강사의 기본강의와 심화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심화강의에서는 법조문 유형에 대한 풀이 방법을 배웠습니다. 문제마다 법조문의 내용을 꼼꼼하게 읽지 않고, ‘내가 출제자라면 내고 싶은 조항’에 표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다만’과 같은 예외조항의 경우 예외가 적용되는지 여부에 따라 수험생에게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출제가 유력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빠르게 법조문을 분석한 후, 선지에서는 제가 표시한 부분과 하나씩 대조하면서 정확하게 처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퀴즈 유형의 경우 공부를 하면서 특별한 노하우를 얻었다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멘사 퍼즐 게임책을 구매해 즐겨 풀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PSAT이라는 시험은 주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은 문제를 정확하게 풀어내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를 잘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풀이 전략을 어떻게 세우는지가 핵심입니다. 퀴즈 유형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첫 번째는 ‘진짜 창의성을 요하는 유형’이고 두 번째는 ‘풀이 방식이 정형화되어 있는 유형’입니다. 전자의 경우 문제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이 복불복이기 때문에 우선 풀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후자의 경우 지속적인 문제 풀이 및 복기를 통하여 익힌 정형화된 패턴을 적용해서 문제 풀이에 상당한 시간을 절약했습니다.
(5) 종합
PSAT의 왕도에 대하여 양치기, 기출분석 등의 다양한 논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PSAT 성적 향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과목별 자신만의 풀이 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문제를 풀거나 20년치 기출 분석을 치열하게 하더라도, 그것을 자신만의 풀이 전략으로 환원하지 않으면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세 과목 모두 기본서에서 유형별로 분류되어 있는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한 번 푼 문제는 나중에 다시 풀어도 대략적으로 기억이 나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를 푸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여 별도로 기출문제를 구매하여 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PSAT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시간 분배, 문제 선별, 유형별 풀이 패턴 등의 전략을 잘 수립해 두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풀이 전략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40문제를 전부 확인하자’입니다. 왜냐하면 40문제를 다 확인하지 못하고 마무리했을 경우에 ‘쉬웠는데 시간 부족으로 미처 확인하지 못한 문제’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개수를 풀더라도 위와 같은 문제를 우선적으로 풀 경우에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려운 문제를 풀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 기출 분석 및 양치기 등을 수행합니다.
한편 제 풀이 전략에 따라서 풀이 시간도 설정되었습니다. 저는 ‘10문제당 20분’을 기본으로 놓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예를 들어 8번까지 풀었는데 17분 내지 18분이 걸렸을 경우에, 9번과 10번 중 더 짧은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문제를 풀고 다른 문제는 주저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40문제를 약 80분 전후로 다 확인한 후, 넘어갔던 문제들 중에서 어렵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찾아 풀었습니다. 이것이 다소 빡빡하다고 여겨진다면, 90분을 다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20문제당 45분’을 목표로 연습하셔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2차 시험
(1) 경제학
경제학은 제가 가장 고생했던 과목이었습니다. 학교에서 경제학원론 및 미시경제학·거시경제학을 수강했었기 때문에, 1순환부터 따라가도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수업 때 제대로 듣지 않은 탓에, 막상 1순환을 들으니 너무 어려워서 다시 예비순환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다만 학원 커리큘럼에 따르면 예비순환이 겨울부터 시작하는데, 저는 여름부터 시작하였으므로 더 긴 호흡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강의를 수강했습니다(이는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1순환까지는 강의를 들은 후 노트에 정리하면서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순환부터는 강의에 포함된 모의고사를 혼자 풀어보며 답안 구성을 익혔습니다. 독학하다보니 초반에는 서술 비중이 높았는데, 2021년 비대면 스터디 및 실장단 첨삭 때 서술이 너무 많다는 피드백을 들은 후 계속해서 답안 구성에 신경을 썼습니다. 서술 비중을 줄이되 마냥 축소하지는 않고 핵심 내용 위주로 서술하였으며, 그래프 크기를 늘려 가독성을 높이려고 노력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황종휴 강사의 수업을 따랐으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하여 김진욱 강사와 윤지훈 강사의 강의 또한 수강했습니다. 또한 왕규호 교수의 미시경제학 및 조장옥 교수의 거시경제학 강의를 수강하였기 때문에, 왕규호 교수 저 미시경제학 및 조장옥 교수 저 거시경제학 교과서 연습문제를 다시 풀어봤습니다.
2022년에는 경제학 3순환 기간에 스터디에서 모의고사를 풀고, 자리로 돌아와서 복기한 후 황종휴 강사의 정선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당시 학기를 병행하였기 때문에 행정법 3순환 기간부터는 경제학에 거의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패착이 되었고, 그에 따라 2023년에는 1차 시험 기간에 연습책을 풀면서 어려운 문제를 선별한 후 따로 사진을 찍어서 파일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결국 그것을 풀지 못하고 시험을 응시하였습니다. 또한 2022년에 대학 모의고사 이슈가 있었던 관계로 3년치(21~23) 대학 모의고사를 구해 경제학 문제를 풀었습니다. 2024년에는 1차 시험을 응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유가 있어 해당 기간에 교과서 연습문제를 풀었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마찬가지로 스터디에서 모의고사를 풀고, 추가로 여러 강사의 3순환 모의고사 자료를 구해 풀었습니다.
답안 작성 방법은 계속해서 변화하였는데, 연차가 쌓이면서부터는 답안의 강약 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너무 대충 작성하면 알아보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너무 신경 써서 작성하면 문제를 푸는 시간보다 답안을 작성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핵심이 되는 부분만 크고 예쁘게 작성하였습니다. 정답, 그리고 그래프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부분(예를 들어 올해 1-2문에서 L type과 H type 2차 함수 그래프가 겹치는 부분)등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나머지 부분은 힘을 빼고 작성하였습니다. 올해 참고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교과서 : 임봉욱 저 미시경제학연습, 정운찬 저 거시경제론, Besanko 저 미시경제학, Goolsbee 저 미시경제학, Blanchard 저 거시경제학
모의고사 : 24 대비 황종휴 3순환, 김진욱 3순환, 윤지훈 3순환, 손정민 3순환
교재 : 황종휴 저 기출책, 김진욱 저 미·거시 step3, 황종휴 저 미·거시 정선, 황종휴 저 미·거시 연습책+
(2) 행정법
2020년 5월부터 행정법 예비순환을 수강했습니다.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저만의 호흡으로 강의를 들은 후 노트에 정리를 했습니다. 법학을 제대로 공부한 것은 처음이라서 단순히 정리하는 데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행정법의 경우에는 5과목 중 유일하게 정선균 강사 한 분의 커리큘럼을 따랐습니다. 예비순환부터 『행정법 강해』라는 강사의 기본서로 진행했던 관계로 별도의 교과서를 읽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행정법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제 공부기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한 과목이 되었습니다. 다만 판례 암기 및 개념 숙지도 벅차, 강의에 포함된 모의고사는 거의 풀지 못했습니다. 2021년 비대면 스터디에서 제대로 된 답안을 처음 작성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21년에는 답안 구성에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3순환 강의를 수강하고 스터디에서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행정법 3순환을 계속 수강한 이유는, 2021년 행정기본법 제정, 2022년 행정절차법 개정, 2024년 행정소송규칙 제정 등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법령이 매년 바뀌는 부분을 강의로 보충하고자 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2023년 3순환에서는 정선균 강사께서 1일 1개씩 논문을 배부해 주셨는데, 저는 논문을 읽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2024년에는 별도의 강의는 수강하지 않고 스터디에서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한편 저는 학창시절부터 암기보다는 이해 위주로 공부하였기 때문에 쟁점과 쟁점 간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특정 쟁점 또는 판례를 암기하는 데에는 유독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줄노트에 손으로 쓰고, 휴대폰 메모장에 작성하고, 노트북 워드 파일에 타이핑하는 3단계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1년 후 휘발되는 쟁점 또는 판례가 있으면 다시 동일한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특히 판례의 경우 키워드 중심으로 암기하기보다는 문구 자체를 복사-붙여넣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암기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실전에서는 다소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물 흐르듯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많은 시간이 걸리긴 하였으나, 적어도 두문자만 생각나는 참사는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목차 작성의 경우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가독성 있는’ 답안 작성을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타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제를 보고 목차를 잡는 연습을 많이 하였으며, 핸드북에 있는 쟁점별 목차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숙지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작년부터는 문제 좌측 작은 여백에 쟁점을 찾아 적었고, 그와 동시에 머릿속에 목차를 뽑아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1-3문을 읽으면서 ‘경원자, 원고o, 소익x, 명백법적장애’를 논점으로 뽑고 해당 조문에 밑줄을 그음으로써 머릿속으로 목차를 완성했습니다. 물론 답안을 작성할 때에는 소송 제기 가능성을 물어보는 문제이므로 ‘논점의 정리’에서 취소소송의 소 제기 요건을 언급하였습니다. 올해 참고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의고사 : 24 대비 정선균 3순환, 류준세 3순환, 신기훈 3순환, 23 대비 정선균 3순환, 류준세 3순환, 박도원 3순환
교재 : 정선균 저 행정법 강해, 행정법 사례연습, 판례행정법, 류준세 저 행시·변시·사시기출 행정법 사례연습, 박도원 저
(3) 행정학
2020년 7월부터 행정학 예비순환을 수강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만의 호흡으로 강의를 들은 후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행정학은 행정법과 달리 정말 다양한 강사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특히 당시 모 학원에서 감사하게도 행정학 예비순환 무료강의를 제공해 주셔서 이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까지는 한 강사께 정착하지 못하고 헤맸습니다. 특히 재경 직렬에서 행정학은 방어과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저 또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고, 그에 따라 1년이 지나면 그대로 휘발되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매년 정리노트를 새로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결과적으로 시험 직전에 이를 읽고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다소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2년에는 송윤현 강사의 3순환 강의를 수강했고, 당시 학교에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총론·정책·조직·인사·재무 각 파트별로 2~3권의 교과서를 대출했습니다. 그 후 수험적합적인 부분을 선별하여 읽고 필요한 부분은 별도로 정리했습니다. 2023년에는 전년도 합격하신 스터디원분께서 박훈 강사의 커리큘럼을 따랐다는 말을 듣고 박훈 강사의 3순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해당 강의 및 강의자료를 통해서 행정학 작성에 대한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이를 통해 2024년도에는 별도의 강의는 수강하지 않았으나, 박훈 강사 강의자료를 바탕으로 재차 정리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연차가 쌓이면서 행정학 답안 작성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답안의 풍부함입니다. 근거를 1~2가지 자세히 서술하는 것보다는 짧게 짧게 최소 3가지 이상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불필요한 말은 자제하였습니다. 3~4가지씩 작성하다 보면 분량이 넘치는 일이 부지기수였습니다. 따라서 개당 3문장씩만 작성하려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1-3문 후단에서 사회자본의 역기능을 서술하라는 문제를 보고, 사회자본의 역기능을 3~4개정도 빠르게 분류한 뒤 각각의 역기능마다 ‘역기능+그렇게 판단하게 된 근거로서 학자의 이론+(정책)사례’ 세 문장씩 작성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사례에서는 최대한 지문에 있는 내용을 끌어들였고, 도저히 엮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외부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올해 참고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의고사 : 24 대비 박경효 3순환, 박훈 3순환, 송윤현 3순환, 이동호 3순환
교재 : 박경효 저 재미있는 행정학, 장재호 저 단권화 행정학, 박훈 3순환 강의자료
(4) 재정학
2019년 12월부터 재정학 예비순환을 수강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만의 호흡으로 강의를 들은 후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재정학 앞부분이 경제학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2019년 1학기에 학교에서 김홍균 교수의 공공경제학 수업을 수강했는데, 교수께서 Gruber 저 재정학 교재의 역자셨던 관계로 Gruber 교재를 구매해 공부했습니다. 또한 예비순환 기간에는 이준구 저 재정학 교재를 열심히 참고했습니다. 다만 재정학 뒷부분은 기본적으로 암기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3순환 기간 때마다 정리노트를 주로 읽으면서 휘발된 부분을 채워 넣었습니다.
2021년까지 재정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기 때문에, 2022년부터는 별도의 강의는 수강하지 않고 스터디에서 3순환 모의고사만 풀었습니다. 2024년에는 1차 시험이 면제되었던 관계로 시간이 조금 생겨 교과서를 읽었습니다. 올해 참고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교과서 : 전영섭-나성린 저 공공경제학, 임봉욱 저 공공경제학
모의고사 : 24 대비 황종휴 3순환, 김진욱 3순환
(5) 통계학
2025년부터 선택과목이 폐지되어 통계학을 응시하게 될 일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막 진입할 시기에 남선일 강사께서 교재와 커리큘럼을 만들어 주셔서 상대적으로 내용 숙지는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개념을 알고 있더라도 이를 문제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2022년 3순환 기간에는 주희민 강사의 주관식 통계학 기본편과 심화편을 풀면서 많은 연습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막히더라도 그 부분만 해설을 본 후 다시 제 힘으로 끝까지 풀어내고자 한 점입니다. 이러한 방법 덕분에 2022년도부터 안정적으로 40점대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참고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의고사 : 23 대비 손정민 3순환, 24 대비 손정민 3순환
교재 : 주희민 저 주관식 통계학 기본편 및 심화편, UNION 통계학의 제문제, 손정민 저 수험통계학 연습책
(6) 2024년도 2차 시험 총평
행정법의 경우 전반적으로 최근 이슈보다는 기존 중요하게 여겨졌으나 출제되지 않았던 파트를 건드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변상금 부과와 부당이득반환청구의 관계에 대하여 물은 제3문은 2014년 판례이며, 한국토지공사가 공무원인지에 대하여 물은 제2-1문은 2010년 판례였습니다. 또한 무효확인소송의 기판력이 국가배상청구소송에 미치는지에 대하여 물은 제2-2문은 관련 판례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시험 직전에 최신 판례 중심으로 과도하게 투자하기보다는 최신 판례와 기존 쟁점을 균형 있게 살펴보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저는 제1-2문에서 절차하자만으로 15점을 작성하기에는 아쉽다고 생각하여 내용하자로서 형량하자와 절차하자 두 가지를 작성하였습니다. 절차하자로는 취소사유이나, 내용하자로는 형량의 해태로서 그 하자가 중대하고 객관적으로 명백하다는 점을 들어 무효사유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럼에도 채점위원들께서 좋은 점수를 주신 것을 고려할 때, 나름의 논리를 잘 갖출 경우에 다소 방향이 빗나가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행정법에 어느 정도 숙달한 이후에는, 결론을 맞추려 하기보다는 답안의 논리를 탄탄하게 구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공부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제학의 경우 올해는 정보경제학이 출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는데, 저는 최근 관심도가 높은 주제이기 때문에 다시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제4문의 경우 할인채와 이표채가 나왔는데, 이 문제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2022년 2학기에 취업 준비를 하면서 금융공기업 지원에 도움이 되고자 금융경제학 수업을 수강했었습니다. 당시 이표채가 저에게 상당히 어려웠던 관계로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었는데,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교과서나 학원 교재만 봤었다면 이 문제를 풀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만 제4-1문에서 ‘1년 동안 관세인하를 발표함에 따른 변동’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감점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금융경제학 파트도 대비를 해야 하니 공부 부담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통계학의 경우 제3문의 함수변환은 제가 정말 많이 연습했던 관계로 일정한 패턴에 따라 빠르게 해결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최강력 검정과 균일 최강력 검정까지는 출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가능도비 검정의 출제는 예상하지 못하여 제2-2문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재정학의 경우 최근의 출제 경향과는 다르게 서술의 비중이 과반을 차지했는데요. 제3문에서는 표에 주어진 내용을 최대한 포섭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2-3문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2번 더 풀어봤었는데 동일한 결론을 도출했고, 그에 따라 함의를 어떻게든 늘려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제1문에서는 올해 국채와 조세를 비교하는 파트를 과감히 넘어갔었는데 출제가 되자 당황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공부했었던 내용을 더듬어 가며 작성했습니다. 또한 제1-2문에서 세대 간 회계표를 작성하라는 문제가 나왔는데, 생전 처음 보는 문제가 나와 대차대조표 비슷하게 그려가며 작성했습니다.
행정학의 경우 전반적으로 신공공관리론 위주로 출제가 되었다고 생각하여 제1~3문을 통틀어 신공공관리론을 엮어 서술했습니다. 또한 제1문과 제2문의 경우 제시문이 있었는데, 근거를 작성할 때 최대한 제시문에 있는 내용을 활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외부 사례는 거의 쓰지 않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행정학에 강점이 있는 것은 아닌데도 고득점을 받은 이유가 지문을 포섭하려는 시도가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7) 종합
제가 1차 시험은 처음부터 합격을 했던 관계로 2차 시험장에 총 7번 들어갔었는데 이처럼 장수생이 된 이유를 돌이켜보자면, 전반적으로 인강으로 독학하다 보니 답안 작성이 늦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순환별 모의고사 때 전부 채우지는 못하더라도 끝까지 쓰는 연습을 했어야 하는데, 어렵거나 막히면 그만두고 해설을 보면서 내용 숙지에 치중했습니다. 제대로 된 답안 작성을 2021년 3순환 온라인 스터디를 하면서 처음 시작했는데, 고시공부를 시작한 지 약 1년 9개월만이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학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나, 적어도 고시 공부에 있어서는 꾸준히 답안 작성을 하는 것이 학원, 특히 종합반의 이점인 것 같습니다.
3. 3차 면접
2023년 2차 합격자 발표 후 고시반 실장님께 연락드렸고 2차 합격자 단톡방에 초대되었습니다. 발표 이틀 후 면접 OT를 진행했고, 그 다음날부터 매일 투표를 받아 참가 인원 내에서 조를 구성해 면접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중간에 끼어 있어서 많이 참가하지는 못하였으나, 합격하신 선배님들께서 면접 직전 토요일에 모의면접을 진행해 주셨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024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나, 발표 후 면접까지 1달이 넘는 기간이 있었기에 뒤로 갈수록 잡담을 하며 동문끼리 친해졌습니다. 2025년에는 다시 면접 기간이 짧아지기에 짧은 시간 내 최대한 많이 참석하셔서 면접에 적응하시기 바랍니다. 면접 당일의 경우 대기하는 시간이 많아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읽을거리를 챙겨가나 막상 현장에서는 2년 연속 읽지 않고 조 배치만 추론했습니다. 또한 2024년에는 10월 말에 면접을 진행했기 때문에 추위에 대비하여 핫팩을 챙겨가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시험을 칠 때에는 긴장이 되지 않았으나 면접은 상당히 긴장되었습니다. 스터디 첫 날 긴장이 너무 되어, 둘째 날 청심원을 마시고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그래도 효과가 조금 있어 실전에서도 활용했습니다. 한편 면접관분들께서 대부분 친절하셨고, 긴장하는 티가 나니까 편하게 답변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압박도 거의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올해 오전 인성면접 때 교수께서 압박면접을 1차례 진행하셨는데, 예비타당성조사의 개념과 관련하여 3번 연속 동일한 질문을 하셨고 저는 3번째에 제가 아직 부족하여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IV. 기타
1. 생활
공부를 분기별로 불규칙하게 진행했던 관계로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는 시기에는 고시반 출석 체크 시간(오전 9시, 오후 10시)을 기준으로 앉아 있었고, 시험 직전에는 오전 7시 반~8시 사이에 고시반에 가서 밤 12시까지 공부했습니다. 학기 병행 기간에는 수업을 듣느라 많은 시간을 밖에서 지냈습니다.
공부 습관의 경우 저는 수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시험 직전이 아니면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습니다. 또한 음식도 중요하게 생각하여 점심과 저녁 시간에는 배를 채우는 음식을 먹고 휴식도 가졌습니다. 다만 그 외의 경우에는 불필요하게 움직이는 시간을 최소화해서, 화장실도 최대한 점심 또는 저녁 시간을 활용할 정도로 자리에 앉아 공부했습니다. 또한 할 때 하고 쉴 때 쉬고자 하여, 공부를 할 때에는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렸습니다. 집중이 되지 않을 때에는, 오전에는 미국 스포츠(NBA, MLB), 저녁에는 한국 스포츠(KBO, KBL, 롤챔스)를 틀고 이어폰으로 소리만 들으면서 공부했습니다.
슬럼프가 온 적은 거의 없었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5년 내내 공부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슬럼프가 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고, 두 번째는 황종휴 강사께서 하신 말씀을 새겼기 때문입니다. 황종휴 강사께서는 ‘슬럼프가 온다는 것은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슬럼프가 올 시간이 없을 정도로 공부를 하면 된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셨고, 저는 크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2. 필기구
제가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스타일이라 최대한 힘을 덜 들이고 뚜렷하게 보이는 펜을 찾아다녔습니다. 또한 왼손잡이라 잉크가 번지는 것도 피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사라사 드라이 0.5mm가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행정법과 행정학 답안 작성 시 사용하였습니다. 다만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 답안 작성 시에는 자를 쓸 일이 많은데 그 경우 자에 잉크가 묻어 번질 우려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 답안 작성 시에는 제트스트림 0.7mm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전에서만 제트스트림을 사용했고, 스터디 때에는 조금이라도 손을 편하게 하기 위하여 사라사를 사용했습니다.
V. 마치며
5년 4개월의 대장정이었던 만큼 수기를 작성하기 위하여 기억을 더듬느라 수기 작성이 늦어졌습니다. 사실 무조건 합격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기 때문에 심심할 때마다 미래 작성할 수기의 내용을 조금씩 작성했었으나, 막상 수기를 쓰기 위해서 다시 보니 참고할 게 없었습니다.
먼저 제 결정을 무한히 존중해주시는 어머니, 그리고 결정적일 때 큰 도움을 주시는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22년에 고시 공부를 그만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한 번 더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신 그 판단 덕분에 아들이 수석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또 말은 않지만 묵묵히 응원해 주고 있었을 동생한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다음으로 저를 항상 응원해 주시는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전화로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할 때 제가 감사한데도 저에게 고맙다고 말씀해 주시는 세 분 덕분에 제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을 친가, 외가 친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특히 제가 외손 중에서는 맏이라 이모들이 정말 많이 사랑해 주셨는데 이번에 수석 합격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받은 사랑을 보답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 인서에게도 정말 고맙습니다. 같은 수험생으로 만나 저 혼자 나가서 조금 그렇긴 하지만, 내년에 합격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줄게요. 자기 이름을 왜 안 썼냐며 지분을 주장하는 친구들도 수기에서는 언급하겠습니다. 이제 남은 대부분의 사람이 저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친구들입니다. 25년 지기 주원이, 전민이, 17년 지기 주호, 성한이, 하은이, 15년 지기 종진이, 진우, 영현이, 지영이, 소영이, 현준이, 재현이, 건호, 15년 지기 우리 엑팸 태호, 학준이, 하은이, 경민이, 성준이, 주현이, 재경이, 10년 지기 우리 비정상 성보형, 재훈이, 유라, 유리, 수연이, 도윤이, 10년 지기 대학 동기 상승이형, 진영이, 현찬이, 동섭이, 힘들 때 저를 지지해 주셨던 호영이형, 군대 훈련소 동기들, 그 누구보다 더 많이 봤던 자대 동기 도윤이 등등 막상 거론하니 너무 많네요. 공부한다고 내 마음대로 할 때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만나준 신나구 싸커펍 동아리원들도 고맙습니다. 같은 시험 준비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중학교 동창 혜진이, 싸커펍 동생 용이도 고맙습니다. 용아 내년에 좋은 소식 기대한다. 그 외에 연락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또 고시반에서 스터디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랑 몇 년간 스터디를 하면서 첨삭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같이 면접스터디 진행했던 동문 여러분들도 감사드립니다. 22년 고민일 때 마음을 다잡게 해 준 연수 누나, 양지메가 MQ반 담임선생님이셨던 신촌메가 김덕곤 원장님, 고등학교 담임선생님 이재숙 선생님과 신은정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크리스마스에 천국으로 여행을 떠나신 할아버지, 보고 계신가요? 할머니뿐만 아니라 고모, 큰아버지, 작은아버지도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할아버지도 이 기쁨을 함께 누리셨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열심히 하지 못한 탓이겠죠. 작년에 면접에서 탈락하면서 최종 합격 소식을 전하지 못한 게 너무 후회스러워 이번에 이를 갈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성과를 얻어 그나마 위안이 되네요. 당연한 말이지만 할아버지께 5급 공채 재경직 수석의 영예를 바칩니다. 며칠 전 음력 기일이라 제사를 지냈는데, 이제야 조금 눈물이 멈췄어요. 합격 소식을 듣고 할머니한테 전화할 때도, 다음 날 서면 인터뷰 말미에 할아버지 언급할 때도 울었거든요. 반드시 저를 보고 계실 테니,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훌륭한 공직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