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치러진 2025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그리고 법원행시 제1차 시험(PSAT 및 헌법)이 종료되면서, 수험가에는 올해 시험의 난이도와 응시 상황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반적인 평을 종합해보면 PSAT의 언어논리와 상황판단 영역은 지난해와 큰 차이 없이 비교적 무난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합격생들의 소감에 따르면 언어논리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고, 상황판단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다는 분석이 주류였다. 그러나 자료해석 영역은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웠다고 느낀 과목 중 하나로 꼽혔는데, 특히 중후반 문항에서 난도가 크게 상승해 많은 응시자가 시간 부족과 난해한 계산에 애를 먹은 것으로 보인다.
헌법 과목의 경우, 시험 직후 체감난도가 높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실시된 입법고시에서 헌법이 예상보다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과락자가 속출했는데, 5급 공채의 헌법도 이에 영향을 받아 상당수 수험생이 60점 미만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법률저널의 가채점 자료를 분석하면, 올해 헌법 시험에서 과락(60점 미만)한 응시자가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헌법 준비를 소홀히 한 수험생들이 예상 외의 출제경향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올해 응시율 역시 다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총 응시대상자 11,877명 중 8,178명이 실제 시험에 응시해 잠정 응시율 68.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응시율 70.5%에 비해 낮아진 수치로,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응시율 하락 추세가 올 시험에서도 이어졌다. 응시인원도 감소함에 따라 경쟁 완화가 확인된다.
특히 헌법 과목에서의 예상치 못한 과락의 증가와 PSAT 일부 영역의 체감 난도 상승은 상당수 응시자의 점수 하락을 불러와 합격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난도가 높았던 자료해석으로 인해 PSAT 전체 평균점수가 내려가고, 헌법에서 과락자가 늘어나며 실제 경쟁 인원이 줄어든 만큼, 올해 1차 합격선은 자연스럽게 전년도보다 하락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시험 직후 법률저널이 운영하는 합격예측시스템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법률저널 예측시스템은 응시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합격선을 분석하는데, 단순한 합격선 추정을 넘어 참가자 각 개인의 당락 가능성까지 진단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시스템에 참여한 수험생 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1차 합격선이 지난해 대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장 큰 근거는 헌법 과락률의 상승과 응시자 감소라는 두 가지 통계적 지표이다. 앞서 언급했듯 헌법에서 과락한 응시자가 작년보다 크게 늘었고 실제 시험 응시인원은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이 두 요인이 맞물려 컷 점수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과학기술직의 토목이나 건축 등 일부 큰 직렬의 경우 선발 배수(7배수)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과학기술직의 많은 직렬이 ‘평균 과락’만 벗어나면 합격하는 구조다.
올해 시험이 어렵게 느껴졌던 수험생들이라면, 법률저널의 예측 소식에 다소 안도할지도 모른다. 합격선이 낮아진다면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험이 평이하다고 생각했던 수험생이라면 혹시 모를 합격선 하락 소식이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시험 직후의 느낌이나 주변 분위기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자신이 쏟아온 노력과 이번 시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다. 합격생이든 불합격자든,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를 다지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합격한 수험생들에게는 이번 결과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1차 시험을 통과했다면 곧바로 다가올 2차 시험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PSAT 고득점자로 합격했다 해도 본격적인 전공 2차 과목과 면접이라는 더 큰 관문들이 남아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반면 아쉽게 고배를 마신 수험생들도 지나친 좌절이나 낙담보다는 냉철한 자기분석을 통해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이번 시험을 치르며 드러난 자신의 약점은 무엇이었는지, 준비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은 어디였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목표와 학습 계획을 수립한다면, 다음 도전에서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라는 말처럼, 금번 시험에서의 아쉬움은 더 큰 성취를 향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수험생의 의지다.
5급 공채 1차 시험은 장거리 레이스의 첫 관문일 뿐이다. 앞으로 남은 단계들을 향해 담담하면서도 굳은 다짐으로 나아간다면, 머지않아 최종 합격이라는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시험은 한 순간이지만 준비는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수험생 여러분이 이번 경험을 자양분 삼아 더욱 성장하길 바라며, 어려움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노력에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