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적폐청산 보다 중요한 작폐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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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적폐청산 보다 중요한 작폐중단
  • 이호선
  • 승인 2017.10.24 12:37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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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전국법과대학 교수회 회장

“시험 4일 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9급 공무원 외벌이시구, 고3인 남동생도 있어서 (이번에 떨어지면) 현실적으로 꿈을 버려야만 하는 게 맞는데 정말 괴로웠습니다. 법조인이 될 방법이 없다는 게 자꾸 눈물 나고...” 금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사법시험 2차 시험에 합격한 한 여학생이 필자에게 보내온 이메일이다. 다행히도 이 학생은 시험기간 중의 압박감과 상실감을 보상받는 합격이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주변에 이제는 더 이상 유일한 법조인 통로로 남아 있을 로스쿨에 갈 엄두를 못 내고 포기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아픔도 토로하였다. “저보다 더 훌륭한 실력 가지신 분들임에도 나이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 때문에 참 안타깝습니다. 이분들도 충분히 용기를 잃지 않고 노력하면 공정하게 기회를 잡을 수 있는데 법학전문대학원이라는 벽이 참 높을 것 같습니다.”

이 정부에서 강원랜드를 비롯한 공기업 등의 채용 비리를 접하면서 채용 비리, 불공정 시정 및 제재 방안을 강구하고 책임을 엄정히 묻도록 하겠다고 한다. 출발에서의 공정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본 전제이다. 그러나 정말 공기업, 공공기관, 대기업의 채용 공정성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해결될까. 백 명이 넘게 몰려온 지원자들 중에서 전직 고위간부의 자제를 뽑아 놓고도 채용 과정에서 위법은 없었다고 하는 감사원의 후안무치가 대통령 엄포 한마디로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고양이 앞에 무방비로 방치된 생선을 비닐로 싸두었다 한들 무사할까. 로스쿨이라는 배타적 변호사 자격증 양성 기관을 투명성과 책임을 물을 아무런 사전, 사후적 제도적 장치도 갖추어 두지 않고 대학이라는 민간에 맡겨두고, 여기에서 배출된 인력들을 변호사 자격증 있다는 이유로 특채 형식으로 뽑고 심지어 7급 공무원까지 이들에게 점점 내주는 상황에서 한국 사회의 채용 불공정은 이미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셈이다.

자격증 소지만 묻고 여기에 블라인드 채용까지 더하면 완벽한 내 새끼, 자기 사람 뽑기가 가능하고, 기준이 맹목적(블라인드)이다 보니 심증적으로는 불공정이 확실한데, 법적으로는 사법구제도 불가능하게 되어 버렸다. 이러니 위법뿐만 아니라 타당성까지 들여다봐야 할 감사원의 수장은 위법은 아니라고 한마디 해 버리고 면피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로스쿨에 진학하여 소위 변호사가 된 사람들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 로스쿨 도입 후 검사 임용에서 학부 학벌 편중 현상이 완화된 기미라고는 없다. 오히려 학부 서열화가 고착화되어 자기 실력으로 패자부활전을 한번 해보려고 해도 입구부터 막혀 있는 형국이다. 물론 속된 말로 사건을 물어오거나 사건을 해결할 지위에 있는 네트워크에 걸려있는 로스쿨 출신들은 학부에 관계없이 잘 나가기도 한다. 이를 들어 학벌 완화되었다고 강변하는 데는 할 말이 없다.

적폐청산이란 말이 유행이다. 쌓인 폐단은 깨끗이 도려내고 털어내야 한다. 그런데 적폐 중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 부작용이 쌓이고 쌓여 감내하기 힘든 수준에 이른 것도 있고, 고의적으로 만들어 낸 것도 있을 것이다. 두말 할 나위없이 후자가 더 악질이다. 적폐(積幣)가 아니라 작폐(作弊)이기 때문이다. 작폐를 저지르면서 적폐를 청산하겠다면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다. 적어도 출발의 공정을 위한 제도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 구체적인 첫 걸음 중의 하나는 로스쿨과 같이 특권에 연결되기 쉬운 직종 양성의 배타성을 깨뜨리고, 공직임용에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적어도 판사와 검사는 로스쿨 출신 아닌 사람들에게도 열려야 하는 것이다. 국가가 중요한 채용 불공정을 제도화하면서 반칙과 특권 타파를 입에 올리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다. 작폐 중단이 먼저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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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0-25 09:48:56
학교수준을 떠나서 법과대학이 전문대학원보다 훨씬 정통성 있게 들리네... 근본 있는 진품 같은 느낌

팩트폭격기 2017-10-25 00:55:06
로스쿨 주장요약.

1.사시 유예기간 10년 준것을 아무것도 안하고 사시준비만 10년한 기간으로 봐야한다. 더불어 비용계산시 사시의경우 반드시 수험기간 10년이상으로 잡고 월세 및 생활비에 매년 모든 학원강의를 빠짐없이 듣는다고 가정해야하고 로스쿨의 경우 등록금만 그것도 장학금을 반드시 받는상태로 가정해서 비교해야한다.

2.로스쿨 입학기준 7-8년전에 본 수능시험한방에 따른 학부서열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하지만 사법시험 합불에 따른 차등적 대우는 없어져야한다.

3.★★★ 로스쿨은 사시보다 위대한 제도지만 경쟁하면 폭망한다.★★★

동의합니다 2017-10-24 21:53:05
공감가는 말씀입니다. 한해 2000명만이 법조인의 자질이 있는것으로 간주하고 독점적,배타적으로 법조인선발하면서 경쟁력있는 법조인을 운운하는것 자체가 눈가리고 아웅이죠

로스쿨이다 2017-10-24 20:07:23
'로학'을 배우는 '로스쿨'... 의대 나온 의사 공대 나온 변리사 상대 나온 회계사 법대 나온 법무사는 믿어도 전문대학원 나온 로스쿨변호사는 못 믿는다... 법대 교수 협박하고 조롱하는 댓글들 봐라 법학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모자란 애들이란 증거지... 아 법학을 배운 게 아니지? 로학을 배운 거였지 참...

ㅇㅇ 2017-10-24 20:03:59
로스쿨 자체의 문제점을 사시존치측 탓으로 돌리는 댓글은 뭐하자는 댓글인지 잘 모르겠음. 대학원 등록금 못내는 사람들이 예시든 방통대든 그렇게 간절히 원했는데도 그럴때마다 막아선 게 실력도 개념도 논리도 없는 쓰레기 로교수들이었음 누가 분노를 먼저 유발한 건가? 국회 쳐들어가서 법안심사도 막고 사시유예조차도 막으려고 단체행동에 아빠엄마빽 다 사용한 로스쿨쓰레기들이지, 절대 힘 없는 존치측 인사들이 아님. '전문대학원' 개뼉다구 인성 프레임 만들어 놓은 건 로스쿨 자신들이면서 이제는 쪽수 많아졌다고 없던 사실 날조해 가며 덮어 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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