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째 전원 합격…노동법 관련 지식 및 윤리성 검증 중점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공인노무사 면접시험에서 응시대상자 330명 중 결시자 1명을 제외한 329명이 모두 합격하며 통산 15번째 전원 합격 기록을 세웠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6일 ‘2024년도 제33회 공인노무사 제3차 시험 합격자 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시험의 응시대상자는 올해 2차시험 합격자 330명으로 이 중 329명이 지난 9일 치러진 면접시험에 응시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인노무사시험은 이번 시험까지 총 33회의 면접시험을 시행했으며 이중 전원 합격은 올해를 포함해 1991년에 시행된 제3회 시험, 1993년 제4회 시험, 1999년 제8회 시험, 2000년 제10회 시험, 2002년 제11회 시험, 2003년 제12회 시험, 2008년 제17회 시험, 2015년 제24회 시험, 2017년 제26회 시험, 2018년 제27회 시험, 2019년 제28회 시험, 2020년 제29회 시험, 2022년 제31회, 2023년 제32회 등 총 15회다.
가장 많은 면접시험 탈락자가 발생한 해는 2004년으로 무려 11명의 탈락자가 나오기도 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에 4명, 2016년에도 1명의 탈락자를 냈으며 2021년에도 5년 만에 2명의 탈락자가 나왔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연이어 2차시험 합격자가 대량으로 배출되면서 탈락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공인노무사 면접시험의 합격자 결정 기준은 면접시험 평정요소마다 ‘상’(3점), ‘중’(2점), ‘하’(1점)로 구분해 총 12점 만점으로 채점한다. 각 시험위원이 채점한 평점의 평균이 ‘중’(8점) 이상인 경우 합격하게 되나 위원의 과반수가 어느 하나의 같은 평정요소를 ‘하’로 평정했을 때는 불합격으로 처리한다.
이번 시험에서는 최근 경향과 같이 응시생들의 신상과 관련된 질문보다는 노동 분야 전문가로서 요구되는 기본적 지식과 윤리성, 자세 등의 검증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는 평을 받았다. 미리 준비된 노동법 및 제도 등과 관련된 질문, 사례형 질문을 통해 현업에서의 역량과 윤리성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면접이 이뤄졌다는 게 응시생들의 설명이다.
응시자들은 4대 보험 부정 신고 의뢰가 들어왔을 때의 수임 여부 및 대처 방법, 교섭 창구 단일화와 관련해 복수노조의 단체교섭을 어떻게 진행할지, 노동위원회의 취지 등 제도나 법령에 관한 질문 위주로 나왔고 사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체로 노동법 및 제도와 관련된 준비된 질문을 중심으로 면접이 진행됐으며 일부 주제에 대해 꼬리 질문이 이어지는 등 압박도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편, 내년 제34회 공인노무사시험은 3월 31일부터 4월 4일까지 1차시험 원서접수를 진행하고 5월 24일 1차시험을 실시한다. 1차 합격자는 6월 25일 발표한다. 2차시험 원서접수는 7월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하고 8월 30일부터 31일까지 2차시험이 치러진다. 2차시험 합격자 발표일은 11월 19일이다. 3차 면접시험은 12월 5일이며 12월 17일 최종합격자를 공개한다.
올해 처음으로 노무사 1차시험이 개편·실시되면서 합격자가 대폭 감소한 점이 내년 지원자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수험가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까지 노무사 1차시험은 노동법 1, 2와 민법, 사회보험법, 영어(공인어학성적으로 대체)의 필수과목과 경제학원론, 경영학개론의 선택과목(택 1)으로 치러졌고 영어를 제외한 실제 시험은 총 5과목, 각 25문항씩 총 125문항을 1교시 125분간 실시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문항 수가 과목별 40문항으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시험 시간도 1, 2교시로 분리해 1교시에는 80분간 노동법 1, 2를, 2교시에는 120분간 민법, 사회보험법, 선택과목 시험이 치러졌다. 첫 시행에서는 시험 문항 수 증가와 함께 전반적인 난도가 급상승하면서 1차시험 합격자가 지난해 3,019명에서 2,150명으로 급감했다. 합격률도 35.05%에서 22.39%로 뚝 떨어졌다.
응시생들은 문항 수 증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출제 유형 및 난이도의 급격한 변화와 시험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출제 등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또 시험의 신뢰도나 타당성의 확보보다는 2차시험 응시 규모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부적절한 난이도, 노무사로서의 능력을 검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출제 범위와 문제 비중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향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시험 제도 및 출제 경향의 변화가 지원자 수 증가세에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로 최근 공인노무사 1차시험 지원자 수는 2018년 4,744명, 2019년 6,211명, 2020년 7,549명, 2021년 7,654명, 2022년 8,261명, 2023년 1만 225명, 올해 1만 1,646명 등 연이어 역대 기록까지 경신하며 세무사, 회계사시험에 이어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인기 전문자격사시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