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2023년 국가직 7급 선거직 응시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국가직 7급 시험 응시자입니다. 작년에 낮은 점수로 1차에서부터 고배를 마시게 되어 “나는 피셋형 인간이 아닌가”하는 자책의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평균 30점 정도 점수가 향상되었고, 운이 좋게도 고득점을 할 수 있었기에 법률저널에 후기를 작성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최종 목표를 이뤄낸 것도 아니어서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7급 시험에 피셋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되어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총평
(1) 언어논리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조금 더 쉬운 난도로 출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반의 일치부합형 문제와 핵심 논지를 찾는 문제는 쉽게 답을 도출할 수 있었고, 그다음 빈칸형 문제에서 조금 주춤했지만 중간 정도의 난이도였습니다. 논리퀴즈 문제 역시 아주 쉬운 난도로 출제되었으며 논리 개념이 잘 정립되어 계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풀어냈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까다로웠던 부분은 추론문제와 강화약화 영역인데 결국에는 이 부분의 개념이 얼마나 탄탄하게 잘 잡혀있는지에 따라 언어논리 점수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과학 관련 지문이 많이 나왔고 저에겐 좀 생소한 개념들이 있어 푸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2) 상황판단
일단 작년보다 굉장히 쉬운 난도로 출제되었으며, 제가 생각하기로는 7급 시험에 피셋이 도입된 이래 가장 쉬웠다고 생각합니다.
법조문 문제 같은 경우는 기존 난이도와 비슷하게 평이하게 출제되었고, 계산하는 문제 역시 주어진 조건을 잘 활용해 차분하게 계산하면 충분히 답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험 역시 퀴즈 문제가 그나마 어려웠고 그중에서도 식목일 문제와 연락처 문제, 시계 문제, 엘리베이터 문제 이 4개 문제 정도가 조금 까다롭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풀이의 아이디어를 찾는다면 충분히 풀어낼 만한 난이도였기에 퀴즈 연습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라면 다들 해결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3) 자료해석
3과목 중 가장 시간을 빡빡하게 사용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초반 3~4문제가 정말 쉬워서 문제가 쉽게 출제되었나 했지만, 뒤로 갈수록 난도가 올라갔습니다. 정교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꽤 있어서 급하게 풀다가 정확도를 잃어버릴까 봐 천천히 풀었더니 마지막에 시간이 좀 모자랐습니다. 개인적으로 15번과 25번 문제에서 시간을 많이 썼고, 그 외에도 꽤 시간을 많이 쓴 문제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쉬운 문제들에서 충분히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그 시간을 계산이 복잡한 문제에 사용한다면 고득점이 가능한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공부법
(1) 언어논리
기본적인 독해 능력이 밑바탕 되어야 하지만, 수능 비문학 문제 풀듯이 접근하면 절대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비문학 독해에 자신 있다고 생각하여 만만하게 봤다가 작년에 굉장히 낮은 점수를 맞았습니다. 시험을 다시 준비하여 제가 작년에 왜 낮은 점수를 받았는지 스스로 분석해봤고, 논리논증 파트와 강화약화 영역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비문학 푸는 방식으로 접근했던 게 큰 패인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 개념을 쌓는 것입니다. 저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논리개념을 익혔고, 계속 반복해서 문제를 풀어보며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체화시켰습니다. 저에게는 논리학 개념이 낯설어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확실히 깨닫고 나니 공식에 대입하는 느낌으로 쉽게 풀렸습니다. 추가로 논리퀴즈 문제 모음집을 풀며 논리퀴즈를 집중적으로 대비하였고, ‘논리퀴즈 매뉴얼’ 책을 통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작년에는 다 틀렸던 논리 문제를 올해는 전부 맞출 수 있었습니다.
(2) 상황판단
피셋 3과목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만 특히 상황판단은 복잡한 문제(시간 오래 걸리는 문제)를 거르는 선구안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10개년 정도의 5급 기출문제를 풀면서 어떤 문제를 걸러야 할지 문제를 보는 선구안을 키웠습니다. 풀다가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과감하게 다른 문제로 넘어가야 합니다.
법조문 문제 같은 경우는 지문과 선지를 대조하며 푸는 방식이기에 단어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하여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계산유형 같은 경우는 주어진 조건을 빠짐없이 잘 적용하여 풀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의 유형들은 문제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풀리기에 여기에서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결국 상황판단 점수를 결정하는 것은 퀴즈문제입니다. 매해 다양한 퀴즈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대비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기존에 출제되었던 퀴즈의 풀이 아이디어와 비슷한 맥락을 가진 문제가 분명 다시 출제되기 때문에 충분히 대비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퀴즈를 풀 때 사례와 반례를 찾는 기술을 가장 잘 활용했던 것 같고 그 외에 다른 사람들의 풀이법도 참고하며 좋은 풀이법은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습니다.
(3) 자료해석
저는 작년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자료해석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스킬을 대부분 익힌 상태였고, 그로 인해 작년에도 자료해석은 좋은 점수를 받았었습니다. 강의나 서적을 통해 자료해석에서 사용되는 빠른 계산 방법 등을 숙지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계산 능력을 위해 야옹이와 비타민 자료해석 문제를 매일 풀었고 꾸준하게 연습하니 계산 속도가 훨씬 늘었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피셋 시험 특성상 암산, 계산 속도가 빠르면 문제 풀이에 훨씬 유리합니다.
그리고 시간을 재며 5급 기출문제를 빠르게 푸는 연습을 계속했습니다. 또한 문제를 푼 후 오답을 하는 과정에서 단순 계산 실수인 건지, 분자/분모를 바꿔서 생각한 건지 등 왜 틀렸는지를 꼼꼼하게 파악하고 제가 자주 하는 실수를 기록해놨습니다. 저는 연습 때 옳은 것/ 옳지 않은 것도 자주 실수했었는데 이 모든 게 급한 성격 때문이라는 것을 자각하여 실전에서는 속도보다는 정확도에 초점을 두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3. 마무리
피셋 시험은 암기형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시험 직전까지 따로 암기해야 할 부분은 없어서 시험장에도 책을 챙겨가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저는 과목마다 제가 문제를 풀며 명심해야 할 사항을 나름대로 만들어 종이에 적어갔었고, 각 과목 시험 직전에 이를 꼼꼼히 읽으며 자기암시를 한 후 시험에 임했습니다. 평소 실수하는 부분 위주로 적은 것이기 때문에 확실히 제가 그 부분에 더 신경 써서 문제를 풀게 되었고 이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없거나 몰라서 못 푸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풀 수 있는 문제는 무조건 잡자는 마음가짐으로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흔히들 ‘피셋 점수는 잘 오르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작년에 평균 60점대의 낮은 점수를 받은 후 자신감을 많이 잃었고, 과연 이걸 공부한다고 해서 내년에 붙을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작년의 실패를 딛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올해 1차 시험에서 가채점 평균 97.3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짧은 글이 작년의 저처럼 낮은 점수를 받고 길을 잃으신 분들, 포기의 갈림길에 서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성실하고 꾸준하게 공부한다면 분명히 실력은 향상되니 포기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