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시험,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는 서브노트 만들기 필수”
“상호작용하는 주변 사람들의 긍정적인 도움이 합격 견인”
I. 들어가는 글
안녕하십니까, 2021년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방송통신직에 합격한 정귀영입니다. 공부할 때 이전 합격자분들의 수기를 많이 참고했던 기억이 납니다. 공부방법을 알기 위해서 수기를 읽기도 하였고, 집중이 되지 않을 때 수기를 찬찬히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기도 하였는데 그런 수기를 제가 직접 쓰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감격스럽습니다. 글솜씨가 좋지 못해 전하고자 하는 말들이 다 전달이 안 되고 맥락 없는 문장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제가 공부할 당시 어떤 심정이었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였는지 최대한 가감 없이 서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이 수기를 통해 유용한 공부방법을 취하시고 제가 가졌던 감정에 공감하여 수험생분들에게 심심치 않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후술할 내용은 편의를 위해 경어체가 아닌 평어체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연세대학교에 신입생으로 입학하였을 때 나는 학교에 걸려있던 현수막을 보았었다. 그곳에는 “축 2016년도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합격”이라고 쓰여있었고 나는 그 현수막을 보면서 저 시험은 대체 무슨 시험이기에 연세대학교에서 현수막까지 걸어주냐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렇게 대단한 시험이면 나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였다. 나는 꽤 오래전부터 나의 직업을 무엇으로 삼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였다. 남은 삶의 대부분을 내가 업으로 삼는 것과 함께할 텐데 직업에서 흥미를 느끼고 열정이 있지 않으면 삶의 큰 행복을 잃지 않겠냐는 생각도 하여 고민을 신중히 하였었다. 항상 세상의 원리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그에 대한 답을 도출해내는 것을 즐겨하던 나는 막연히 연구원, 과학자 등을 장래 희망으로 삼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공군으로 입대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일과 후 여유 시간이 생기고 발전 없이 막연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무력감을 느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던 도중 마침 신입생 때 현수막에 걸려있던 5급 공채 시험이 떠올랐다. 우리 학교에서는 1차시험에 합격하면 100만 원의 장학금을 준다고 하였고 1차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토익 점수와 2급 이상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자격이 필요했다. 남는 것이 시간인 군대에서 이런 준비과정들은 내 무력감을 해결하기 충분해 보였고 5급 공채에 합격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100만 원을 받고 싶다는 목표로 5급 공채를 향한 내 첫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Ⅱ. 시기별 공부방법
1. 군 복무 중(2018.09∼2019.03. 응시 전 준비)
1차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 토익 700점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이 필요하였는데 토익 700점의 경우 높지 않은 점수여서 쉽게 취득할 수 있었다. 한국사 시험은 시중에 있는 임의의 책 하나를 잡고 시험 2주 전부터 공부하였다. 한국사 공부의 경우 휘발성이 강해 시험 직전에 집중적으로 많이 해야 붙을 수 있다. 위 두 개의 자격요건은 유효기간이 5년이어서 한번 취득해놓으면 후에 여러 번 다시 5급 공채에 응시할 수 있다. 한국사의 경우 국가에서 주최하는 시험이므로 취득기록이 영구적이지만 토익 시험의 경우 YBM 사에서 주최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응시 후 2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점수취득 기록이 말소된다. 따라서 토익점수취득 2년 내에 사이버국가고시센터 내에 등록해 놓아야 5년 동안 이를 사용할 수 있다.
두 가지 자격요건을 갖춘 후 넉넉하지 않은 일과 후 시간 때문에 PSAT 공부는 3개년 기출문제 푸는 정도로 끝내놓고 우선 헌법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책은 금동흠 저「5급 공채 헌법」을 가지고 조금씩 읽어 나갔다. 인강 없이 책을 보려니 도저히 이해가 안 되고 양도 너무 많아 처음에는 마치 독서를 한다는 느낌으로 읽었고 모르는 용어들은 적어놓았다가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검색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다. 그래도 꾸준히 읽으니 책의 절반 정도는 읽었었고 나머지 절반을 읽기에는 시간이 없어 헌법 조문을 프린트해 외웠었다. 그 당시에는 막연히 전기전자공학이어서 직렬을 전기직으로 선택해 응시하였다. 이때 점수는 평균 62.5점의 점수를 받아 헌법의 탈락은 면하였지만, 역시 PSAT에서 평균과 점수 차이가 커 떨어지게 되었다. 이 당시에는 헌법탈락을 면하였다는 것과 1차시험을 향한 도전이 무력감을 해결할 수 있었던 좋은 목표였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2. 전역 후 3학년 1학기(2019.08∼2020.03)
전역 후 복학하는 학기인 2학년 2학기 때에는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막연히 학점을 잘 따보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이때 입대 전에 활동하였었던 동아리에서도 다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정신없고 재미있었던 2019년 하반기를 보냈었다. 그리고 그다음 학기인 3학년 1학기에 군대에서 얻지 못하였던 장학금 100만 원을 쟁취해보기 위해서 2020년 통신직에 지원했다. 그 당시 전기직의 4과목 중 전기기기 수업은 우리 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커리큘럼에 없었고 통신직의 4과목 (통신이론, 전자기학, 전자회로, 회로이론)은 전부 커리큘럼에 있었기 때문에 ‘만약 1차시험에 붙는다 해도 2차시험까지 응시는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통신직에 지원하고, 전자기학(2), 전자회로(2), 통신이론 수업을 수강하였다. 하지만 전기전자과의 3학년 1학기 비대면 수업은 정말 정신없이 과제, 퀴즈, 시험이 너무 많아 1차시험을 준비하기는커녕 학교 커리큘럼을 따라가기에도 벅찼었다. 결국 1차시험 전날까지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였고 이 때문에 시험을 미응시할 생각까지 하였었다. 하지만, 그 당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1차시험이 무기한 잠정연기 되었고 그에 따라 나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시험 연기는 기존 공부 리듬의 변화로 장수생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나 같은 초시생에게는 공부할 시간이 더 생기는 기회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도, 학교 과제와 코로나로 인해 연기된 1차시험 전 대략 3일만 공부할 시간이 있었고 헌법 조문 외우기, PSAT 3개년 기출문제 풀이 정도로만 공부를 하고 시험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따라서 전혀 기대하지 않고 시험을 응시하였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평균 67.5점 점수를 받아 합격하게 되었다. 이 당시 다행히 헌법이 쉽게 나오고 통신직의 커트가 낮아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헌법이 쉽게 나온 연도임에도 불구하고 점수가 64점인 것을 보면 정말 최적화된 공부량으로 운 좋게 합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3. 3학년 1학기 종강 후 방학 (2020.07∼2020.08)
1차시험에 합격한 후 상당히 많이 고민하였다. 원래 나는 그 당시 내 전공인 전기전자공학에 흥미도 많이 있었고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좀 더 공부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이왕 1차에 붙게 된 거 2차 과목들이 전부 전공과 관련된 과목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전기전자공학에 대한 기초를 다시 다지면서 방학 동안에 열심히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2차시험 응시를 결정하였다. 마침 그 당시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고시반인 ‘기연재’에서 신입실원을 모집하고 있었고 기존에 통신직 사람이 기연재에 없었기 때문에 입실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입실하였을 때 나랑 같이 입실한 통신직 진우 형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진우 형을 만난 것이 내 고시합격 지분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나에게 아주 큰 영향과 도움을 준 형이다. 그 당시 진우 형은 나보다 1년 먼저 고시 진입을 결정하고 외부에서 스터디를 진행 중이었기에 통신직의 공부방법과 소소한 팁들을 알고 있었다. 고향인 충청도에서 올라와서 말이 느릿느릿해서 묘하게 친근감이 있었는데 그런 여유로운 특징 때문에 나와 다르게 어떤 문제에 대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오랫동안 생각하여 본인만의 답을 내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뽑는 인원이 적어 정형화된 공부 방식이나 학원 강의 같은 것이 없는 기술직의 경우는 이렇게 막히는 문제가 있거나 헛갈리는 개념이 있다면 본인이 원서 등을 통해 공부한 개념들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고민해 답을 내는 것이 실력향상과 합격의 필수코스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런 방법을 사용한 진우 형은 2020년에 합격하였고 나의 경우는 2021년도에 합격하였다. 기연재에 입실한 후에는 진우 형과 기존에 있었던 전기직 준혁이 형, 주찬이 형, 대훈이 형과 같이 공부를 하였다. 통신직의 경우 회로이론과 전자기학이 전기직의 필수과목이기 때문에 보통 전기직들과 같이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이 당시 2차 과목 공부 상태는 통신이론, 전자기학, 전자회로, 회로이론 전부 학교 수업만 수강하고 시험이 대략 2달만 남은 상태였기 때문에 빠르게 전공과목 책을 읽고 기출문제를 풀어 시험에 응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공부하였다. 통신이론의 경우 John G. Proakis 저「통신시스템의 기초」, 전자기학은 David K. Cheng 저「쳉의 전자기학」, 전자회로는 Adel S. Sedra 저「마이크로전자회로」, 회로이론은 James W. Nilsson 저「회로이론」을 빠르게 읽으면서 공부하였다. 시간이 없었기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넘어가고 책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하고 읽지 않으면서 공부하였는데 이런 공부방법이 나중에 오히려 나에게 독이 될 뻔하였다.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고 넘어갔으면서 내가 공부한 부분이니 그 파트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고 이러한 착각은 기출문제를 풀 때 혹은 시험장에서 비로소 문제점이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수험생들은 반드시 공부할 때 시간이 없다고 빠르게 공부하려 하지 말고 모르는 것이 생기면 계속 골똘히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토론을 하면서 확실히 처음 진행하는 파트에 대해 이해하면서 넘어가고, 만약 계속 생각하여도 이해가 안 될 때 그런 부분은 포스트잇에 붙여놔 언젠가 이해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넘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본디 대부분 사람이 처음 개념에 관해서 공부할 때보다 복습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고 밀도 있는 이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쇠뿔도 단김에 빼는 것처럼 가장 집중이 잘 되는 1회독때 꼼꼼하게 천천히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당시에는 7시 반 기상 후 샤워 및 준비해서 9시까지 기연재에 도착하였다. 서문 근처에 자취방을 잡아서 공학관까지 대략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은 콘푸로스트에 우유를 말아먹거나 견과류, 과자 등으로 해결하고 점심, 저녁을 보통 전기직, 통신직끼리 신촌에서 먹고 대부분은 오후 10시 반 즈음에 집에 가서 바로 잠을 청하였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서 스트레스가 조금씩 쌓였는데 공부하면서 받은 대부분 스트레스는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풀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2차시험은 다가왔고 회로이론의 기출문제만 조금 풀어보고 나머지 과목의 기출문제는 손도 못 대고 시험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기출문제를 안 풀어봐 대략적인 시간분배나 문제 난이도도 파악하지 못해 첫날 통신이론 시험부터 1번 문제 최적의 검출방식을 정하라는 말이 Threshold 값을 구하라는 말이 아니라 MAP 방식이 왜 최적의 검출방식인지 유도하라는 말로 이해하여 시간분배에 실패하고 줄줄이 다른 시험들도 순조롭게 망쳤다. 그 당시에는 시험을 망친 것을 직감하고 그래도 짧은 시간에 공부하면서 전공 복습을 확실히 하였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으면서 시험장을 나왔던 것 같다. 결국 시험 결과는 평균 52.28점에 그쳤다.
4. 2차시험 끝난 후 3학년 2학기 (2020.09∼2020.12)
2차시험이 끝나고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고 있었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5급 공채 시험을 제대로 도전할 것을 추천하셨고 내 마음속에는 연구직에 대한 동경과 열정이 불타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공부할 분야를 정하지 못하였고 석사 2년 박사 5년의 긴 세월을 내가 후회 없이 버틸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그러던 중 사무관이 무슨 일하고 어떤 혜택들이 있는지 많이 찾아보았는데 비록 돈을 일하는 만큼 많이 받지는 못하지만 어떤 정책을 짜거나 국가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보람 있는 일을 많이 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대학원에 진학해서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 연구하는 것도 보람이 있고 재미있겠지만 우리나라가 그러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정부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 또한 보람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5급 공채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5. 본격적인 1차 공부 시작 (2021.01∼2021.03)
5급 공채 도전을 결심하고 우선 곧 있을 1차시험에 대비를 하여야 했다. 1월에는 전자기학 공부와 1차 공부를 병행하였고 2월부터 1차시험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작년에는 커트가 낮고 헌법도 쉽게 나와 운이 좋게 합격을 할 수 있었지만 2021년에 무조건 붙는다는 다짐을 하였던 터라 운이 좋아서 1차시험을 붙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변수 없이 1차시험을 붙을 수 있는 실력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다. 헌법의 경우 윌비스 김유향 교수의 ‘2021 5급 헌법 핵심강의’를 수강하였고 PSAT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한 세트씩 실제 시험시간에 맞추어 기연재 사람들과 같이 기출문제를 풀었다. PSAT의 경우 한 세트를 풀게 되면 오전 10시부터 18시까지 계속 문제 풀이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정확하기 풀기 위해 집중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PSAT 풀이를 하는 날에는 진이 빠져 채점하고 오답을 고치면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그래서 PSAT 1세트를 푸는 날에는 헌법 공부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일주일에 월, 수, 금 세 번 정도 PSAT을 풀고 나머지 요일에는 헌법 공부를 하였다.
PSAT 기출문제를 풀면서 내가 부족한 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우선 나 같은 경우는 자료해석 파트에서 항상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였다. 원래 계산을 빠르게 하기보다는 정확하게 하려는 타입이어서 어림잡아 대소 비교하고 답을 내야 하는 자료해석 파트에서 시간이 부족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아침 기연재에 나오자마자 자료해석 비타민을 풀었다. 인터넷에 자료해석 비타민이라고 검색하면 이를 쉽게 내려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는 대소 비교, 덧셈연산, 뺄셈 문제들을 학습지처럼 집중적으로 풀 수 있게 되어있고 블로그에 대소 비교를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여 비타민 문제를 꾸준히 푸는 것을 추천한다. 대소 비교, 덧셈, 뺄셈만 빠르게 할 수 있더라도 자료해석에서 점수가 이전보다 확연히 오를 수 있다. 또한 언어논리 논리파트에서도 항상 무너져서 인강 들었던 친구에게 논리파트 간단한 해결 방법을 물어보고 따로 문제를 풀어보면서 실력을 높였다. PSAT에서 점수를 올리기 비교적 수월한 부분이 언어논리에서 논리파트와 자료해석이므로 이 두 파트에서는 시간이 충분치 않을 때 우선하여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통신직의 경우 1차 커트라인이 높지 않은 편이어서 두 파트에서 점수를 확보해 어느 정도 이상 수준이 되면 헌법에 집중하여 확실한 1차 합격을 가져갈 수 있다. 그렇게 내 점수는 평균 76.66점으로 안정적으로 1차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6. 2차시험 준비 (2021.03∼2021.07)
1차시험을 보고 당일 채점하고 나서 합격을 확신하였다. 일주일간의 휴식을 취한 뒤 2차시험 공부를 다시 시작하였다. 작년에 처음부터 제대로 원서를 읽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이번에는 제대로 처음부터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꼼꼼히 책을 읽고 정리하였다. 공부 기간이 긴 고시시험 특성상 원서를 읽고 그것을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는 서브노트 만들기는 필수이다. 원래 나는 노트 정리나 오답노트 만들기 등을 매우 싫어했는데 정리하지 않으면 디테일이 생각 안 나고 내가 어떤 것에 대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따로 적을 곳이 없어 아무리 공부를 해도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어 서브노트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서브노트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고 한 과목의 모든 것을 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막막해 보일 수 있는데 사실 서브노트보다는 원서에 대한 노트 정리에 가깝다. 과목별 사용하였던 책은 뒤에서 서술할 예정인데 예를 들어 통신이론 같은 경우의 Proakis 통신시스템 기초와 SKLAR의 디지털 통신을 교재로 사용하고 각 책을 처음 공부할 때 정리하였다. 즉, 노트를 PROAKIS 와 SKLAR 두 개로 만들었고, 통신시스템의 기초에서 어떤 파트를 공부할 때 책에 있는 것 중 필요한 파트들은 그대로 옮겨적고 나만의 생각을 덧붙이는 느낌으로 노트를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통신이론과 전자기학의 서브노트를 만들었고 전자회로는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정리보다는 내가 익숙하지 않은 회로에 대한 정리, 회로이론은 쉽게 하는 실수들과 외워놓으면 편한 공식들을 중심으로 정리를 진행하였다. 이 수기를 읽는 수험생분들도 반드시 나만의 언어로 서술된 노트 정리를 만들어놓는 것을 추천한다.
노트 정리를 진행하고 공부한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연습문제를 같이 통신직을 준비하는 재호 형과 풀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말하면서 착실히 실력을 쌓아갔다. 이렇게 원서에 대한 정독을 마치고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하였다. 현재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올라와 있는 기출문제는 02년부터 존재하는데 02년부터 20년의 기출문제는 양이 꽤 많아 2차시험 두 달 전부터 꾸준히 풀었다. 인터넷에 기출문제가 존재하더라도 그 답지는 올려주지 않아 답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시험을 준비하였던 선배들이 기연재 같은 고시반에 답지를 남겨놓아 그런 것을 많이 참고하는데 통신직의 경우 선배들이 남겨놓은 자료들이 너무 오래되어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전자기학과 회로이론은 전기직과 공통된 과목이어서 전기직 선배들이 남겨놓은 자료들을 참고하거나 전기직인 준혁이 형, 민성이, 주찬이 형과 같이 풀 수 있어서 문제가 될 것이 없었지만 통신직 고유의 과목인 통신이론과 전자회로가 문제였다. 기연재 내에 통신직은 나와 재호 형밖에 없었기 때문에 결국 둘이서 머리를 싸매면서 기출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원서를 정독하고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서 대부분의 기출문제는 풀 수 있었고 정말 안 풀리는 기출문제는 인터넷에 검색도 해보고 관련 책들을 찾아가면서 풀이를 진행하였다. 기출문제는 별다른 시험 범위나 문제의 출제 방향성이 정확하게 제시되어있지 않은 5급 공채 시험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스스로 이때까지 냈던 문제들을 전부 풀어보면서 어디 범위까지가 시험에 나올지 예측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문제를 내는지 인공지능 알고리즘처럼 지도 학습해야 한다. 나는 기출문제에 제시된 문제들이 해당하는 범위는 좀 더 깊게, 기출문제에서 벗어나는 부분들은 깊지는 않지만 조금 넓게 공부하면서 2차시험을 대비하였다. 또한 실전 감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기출문제들은 사전에 실제 시험시간인 2시간을 설정하고 그 시간 안에 답지를 작성하면서 문제를 풀었다. 시간 안에 풀지 못하였던 문제나 완벽하게 풀지 못하였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은 스터디 시간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하면서 보충하였다.
이 당시 생활방식은 아침 7시 기상 후 씻고 기연재에 8시 반까지 도착하는 것이 기본적인 패턴이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긴장을 하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아침 6시부터 계속 깼다 잠들기를 반복하였다. 아침은 콘푸로스트, 빵 혹은 초콜릿 등으로 해결하였고 11시 반에서 12시 반까지 제중원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저녁은 보통 신촌에서 사 먹는 것으로 해결하였다. 공부하다가 집중이 안 되면 공학관 10층을 구경하거나 공학관 4층을 한 바퀴 돌고 일렉텐 과방에 있는 기구로 턱걸이를 조금 하였다. 오전, 오후에 한 번씩은 공학관에서 분수대 앞까지 산책하여 집중력을 높이기도 하였다. 보통 문제를 풀 때보다 개념을 공부할 때 정말 집중이 안 되었는데 그때마다 적어도 45분은 집중해서 공부하고 산책하자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공부하고 노트 정리를 하였다. 점심 먹고 너무 졸려서 공부가 안될 때는 딱 30분만 과방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였다. 통신직 과목들의 경우 좋은 컨디션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과목들이므로 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필요할 때 꼭 쉬어주었다. 대신 한번 쉬고 나면 그것을 죄책감 삼아 나아진 컨디션으로 다시 공부에 집중하였다.
7. 2차시험 후 (2021.07∼2021.10)
2차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는 처음에 정말 많이 떨었었다. 첫날 시험과목이 통신이론이었는데 문제가 3개밖에 없던 것에 당황하고 생각지도 못한 방식의 확률과 랜덤변수 문제가 나와 더 당황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침착하게 생각하여 문제를 다 풀었고 점수가 좋을 거라는 느낌이 왔었다. 첫날 시험이 끝나고 재호 형이 풀어본 답과 전부 같다는 것을 듣고는 기분이 과하게 들떴었다. 두 번째 시험과목인 전자회로도 마지막 문제 빼고 순조롭게 풀었고 실수가 없다는 것을 재호 형이 풀어본 답과 비교하고 더 기분이 들떴었던 것 같다. 세 번째 시험과목인 회로이론 또한 못 푼 문제 없이 검산까지 마쳐서 이번에 수석으로 합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세 번째 과목의 시험이 끝나고 마지막 전자기학 시험까지 대략 3일의 시간이 있었는데 이때의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시험이 거의 다 끝났지만, 아직 한 과목이 남아 긴장을 풀지 못하는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 고역이었다.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계속 유지된 긴장감과 3개의 시험을 잘 보았다는 들뜸이 마지막 날 시험에서 화를 불러일으켰다. 전자기학 시험을 볼 때는 긴장이 풀려서 시험을 보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계산기 불가 시험이었고 적분이 어려운 (삼각 적분을 사용하거나, 이를 두 번 연속하여 사용하여야 하는) 문제들이 나와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적분이 어려운 문제들을 건너뛰어 배점이 작아 쉬워 보이는 마지막 문제를 먼저 풀려고 하였지만, 오히려 마지막 문제가 더 풀리지 않아 결국 1번, 2번만 제대로 풀고 나머지 문제들은 제대로 풀지 못하였다. 심지어 시험이 끝나고 답을 비교해보니 2번에 마지막 문항에 M을 추가하지 않아 제대로 푼 문제가 1번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많이 힘들었었다. 왜 끝까지 집중하지 못하였는지 자책하였고, 전자기학 과목에서 과락 점수가 나오지 않을까 계속 걱정하였다. 계산해보니 전자기학에서 대략 40점의 점수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였고 과락 기준 점수가 40점이므로 3과목을 아무리 잘 봐서 100점을 맞는다고 하더라도 전자기학 때문에 이번 시험에 불합격할까 걱정하였다.
시험 결과는 10월 15일이고 2차시험은 7월 27일에 끝나 이 사이 기간에 피 말리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내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행동하였고 뭐든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그동안 만나지 못하였던 친구들을 만나고 놀면서 시험에 대해 잊어보려 하였다. 만약 학기가 남아있는 수험생분들은 이때 복학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나의 경우 학업 유예를 위해 복학을 하지 않았지만, 학교에 다니는 것만큼 시험을 잊기 쉬운 방법은 없으므로 이 기간에 고시 과목 관련된 수업을 수강하면서 쉬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그렇게 피를 말리는 3달의 시간이 지나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소식을 들은 아버지와 뜨거운 포옹을 하였고 어머니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드렸다. 나는 무엇보다 전자기학에서 과락을 면하였던 사실에 기뻤다. 또한 합격 커트라인을 보고 내가 면접 탈락할 점수는 아니라는 생각에 더 기뻤던 것 같다. 불합격자의 경우 당일 아침에 바로 점수가 나오지만, 합격자의 경우는 과도한 경쟁을 미리 방지하고자 시험점수를 3차시험인 면접이 끝나고 나서 알려 준다. 2차시험 발표 당시 나는 몰랐지만 3차시험이 끝나고 나온 내 점수는 평균 83.23점으로 합격자 중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과락을 걱정하였던 전자기학의 경우 생각보다 높은 점수에 놀랐는데 마지막 문제에서 부분 점수를 받았거나 3문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 점수를 받은 것 같다.
8. 면접준비 (2021.10∼2021.11)
2차시험 합격발표가 난 다음 날 행시카페에 올라온 면접설명회 링크를 타서 대략적인 면접의 개요에 관해 확인하였다. 주말에는 학교에서 교수님이 설명해주시는 면접설명회 또한 들었고 기술직 합격자들끼리 조를 짜 앞으로 같이 면접스터디를 준비할 사람들을 정하였다. 면접까지는 길지 않은 시간인 대략 3주간의 시간이 있었고 이 동안 거의 매일 학교를 왕복하면서 스터디원들과 PT작성, 모의 면접을 진행하였다. 조용한 곳에서 혼자 공부하는 2차시험 공부와 다르게 면접 준비는 계속 사람들과 붙어있으면서 말하고 모의 면접에서 공격받아 유난히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시기에 여러 정책에 관해 조사하고 공직가치를 알아보면서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3주의 시간이 흐르고 면접은 별 탈 없이 진행되고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다. 기분이 오묘했다. 2차 합격 때보다는 비교적 덜 고양되었던 것 같다. 아마 2차 발표가 났을 때 내 마음속으로 이미 합격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쁘기보다는 마음속의 큰 짐을 덜어 후련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Ⅲ.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시험
통신직 1차시험의 경우 매년 커트라인이 높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1차시험 점수를 올리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원래의 점수를 유지하면서 2차시험 공부를 틈틈이 하는 방향을 선택하였다. 만약 본인이 긴장을 많이 한다면 법률저널 모의 PSAT을 신청하여 최대한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시험을 보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1차시험 점수가 매우 부족하거나 커트라인이 높은 직렬 응시자의 경우 나의 1차시험 공부법을 참고하기보다는 다른 합격자의 수기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1) 헌법
헌법의 경우 나는 군대에서는 금동흠 저 「5급 공채헌법」을 읽었고 2021에 윌비스 김유향 교수님의 헌법 핵심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하였다. 개인적으로 헌법을 처음 공부하는 수험생들은 김유향의 헌법 기본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법에 대해 아예 문외한인 사람이 강의 없이 책으로만 공부하게 된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베리타스 금동흠의 헌법강의는 법에 대해서 알려 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헌법을 잘 외울지 알려 주는 방식의 강의이어서 이해 없는 암기를 싫어하는 나와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이때, 헌법 강의를 들으면서 복습을 꾸준히 해야지 복습 없이 강의만 계속 듣는다면 그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 패스/논패스 과목인 것에 비해 공부할 양이 많은 헌법 과목의 경우 강의를 듣고 바로 복습하지 않으면 나중에 복습할 양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최악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분들은 강의를 듣고 본인만의 노트정리를 하거나 최소한 강의 파트 책을 다시 읽어보는 방식으로 복습을 하기를 바란다. 이론 공부가 충분히 되었다면 기존 5급 공채 헌법 기출문제를 풀어보아도 좋다. 나는 또 (헌법 OX–기출문제를 통한 조문, 판례, 이론 학습)이라는 어플을 설치하여 공부도 하였는데 이동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하면 좋은 어플이다. 판례, 조문, 이론에 관한 문제가 나오고 그걸 OX로 맞출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스피드 퀴즈의 게임 형식을 취하고 있어 비교적 재미있게 이 어플을 통하여 헌법을 복습할 수 있었다.
2) 언어논리
언어논리의 경우 언어 부분의 점수를 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언어파트의 경우 어떤 다른 전략을 사용해서 문제를 풀려 하기보다는 지문을 다 읽고 문제를 푸는 정공법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논리파트를 따로 공부하여 점수를 올리는 전략을 취하였는데 명제의 문항을 간략하게 A,B,C 등으로 지정하고 푸는 연습을 하여 조금 실력이 향상되었었다. 하지만 굉장히 복잡한 논리 문제의 경우 시간을 한도 이상으로 줄일 수 없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이는 버리는 전략을 취하였다.
3) 자료해석
나한테 가장 어려웠던 과목인 자료해석이다. 앞서 서술하였듯이 수능을 치던 고등학생 수험생이던 시절부터 계산이 빠른 편이 아니었고 정확성을 위해 신중하게 계산하였기 때문에 어림잡은 계산을 통한 대소 비교가 필요한 자료해석에서 꽤 애를 먹었다. 처음 자료해석 문제를 푸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료해석에서 사용하는 계산법을 익혀야 한다. 인터넷에 “비타민 자료해석 공부법”이라고 검색하면 자세하게 서술되어있는 블로그나 유튜브 등이 있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계산법을 익히고 매일 아침에 조금씩 풀어보면서 그 계산법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문제풀이를 반복하여 통계자료를 빠르게 파악할 방법을 익히는 것도 자료해석 점수를 올리는 필수코스 중의 하나이다. 자료해석에서 대부분 수험생이 처음 점수보다 많은 점수가 향상하므로 이 과목에 다른 과목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4) 상황판단
상황판단은 법조문을 언어논리처럼 제시하고 그것에 관한 내용을 참, 거짓으로 판별하는 문제와 퀴즈 문제로 구성이 되어있다. 나는 상황판단은 점수상승을 위해 따로 공부하기보다는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를 많이 풀어 감을 잡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2. 2차시험
1) 통신이론
통신이론은 통신직의 메인이 되는 과목이고 가장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한 과목이다. 선수 과목으로는 신호 및 시스템 그리고 확률과 랜덤변수가 있다. 내가 주로 사용한 책은 John G. Proakis 저「통신시스템의 기초」이고 부교재로 Bernard Sklar 저「디지털 통신공학」을 사용하였다. Proakis의 책 같은 경우 수학적으로 자세히 잘 설명되어있지만, 수험에 적합하지 않을 만큼 너무 자세히 파고드는 부분은 적절히 취사선택하기를 바란다. Sklar의 책은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지되었고 최신판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아 나의 경우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과 반납을 반복하여 책을 읽었다. 위 책으로 공부를 하다 보면 동기화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기출문제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통신이론과는 조금 거리가 먼 제어공학 영역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시간이 남을 때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의 경우는 Proakis 1회독(연습문제 풀이 없이) -> Sklar 1회독(연습문제 전부 풀음) -> Proakis 2회독(연습문제 거의 다 품) -> 기출문제 풀이의 순서로 통신이론을 공부하였다. 아마 Proakis 1회독 공부를 할 때는 정말로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이것은 통신이론 공부를 할 때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당황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하면서 다음 파트로 넘어가면 된다. 이제 Sklar 1회독을 할 때부터는 꼼꼼히 읽고 모르는 것이 없도록 하여야 하는데 아마 Sklar 교재가 더 쉽게 서술되어있어 이해하기에 편할 것이다. Sklar 각 단원 뒤에 있는 연습문제를 다 풀면 이제 통신에 대한 대략적인 감이 잡혀있을 것이다. 그 상태에서 Proakis 책에 서술되어있는 모든 증명과 연습문제를 모두 푼다면 합격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OFDM, MIMO 등의 부족한 부분은 Jochen H. Schiller 저「최신이동통신입문」을 통하여 보충하면 좋다. 통신이론은 채널용량, 상호정보량, 변조지수 등 암기해야 할 부분들도 많아서 노트 정리를 꼭 하고 시험 직전에 다시 한번 암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교재: John G. Proakis 저 「통신시스템의 기초」
*부교재: Bernard Sklar 저 「디지털 통신공학」, Jochen H. Schiller 저 「최신이동통신입문」
*2021 기출분석(통신이론)
2021년은 문제수가 3문제로 아주 적었고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던 서술 문제가 3번으로 나왔다.
1번 문제의 경우 당황할 수 있는 문제인데 AWGN인 n(t)가 stationery 하다는 것을 알고 적분은 리미트와 시그마의 결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이다. Gaussian의 선형합은 결국 다시 Gaussian 분포를 만들므로 적분을 0.1*n(0.1) + 0.2*n(0.2) + 0.3*n(0.3) .... 같이 선형합으로 생각한다면 시점과 전혀 상관없는 stationery한 n(t) 특성 때문에 결국 X, Y, Z 전부 가우시안 확률밀도함수를 가지게 된다. 이를 안다면 PDF를 구하는 것은 단순히 평균과 분산을 확인함으로써 구할 수 있다. 2번 문제는 대부분 원서의 예제 수준으로 나와 있는 문제로서 소문항 2)에서 잡음을 같이 고려 안 하는 실수만 안 하면 점수를 다 받을 수 있는 문제이다. 나의 경우 잡음을 고려하지 않아 이 부분에서 감점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3번 문제는 L개의 다중경로만큼의 동기화를 사용한 RAKE수신기와 최대 시간 지연보다 긴 시간의 심볼시간을 가지는 OFDMA 방식을 이용한다는 것을 안다면 풀 수 있는 문제이다.
2) 전자회로
전자회로의 경우 처음 공부할 때는 자신감이 없을 테지만 일정 수준의 실력에 도달하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안정적인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효자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회로는 Adel S. Sedra 저「마이크로전자회로」에 담고 있는 내용이 아주 많고 이해하기 쉽게 자세히 설명돼 있어서 이 한 권으로 충분하다. 전자회로 공부는 단원 개념 정리 후 연습문제 풀이로 진행하였는데 이 책이 분량이 엄청난 만큼 연습문제의 양도 매우 많다. 따라서 모든 연습문제를 풀기보다는 그림이 있는 문제 중 홀수 번호만 풀기 등의 방식으로 적절한 양(대략 한 단원당 20문제씩 풀면 적절하다)을 조절하여 풀어야 한다.
*주교재: Adel S. Sedra 저 「마이크로전자회로」
*2021 기출분석(전자회로)
2021년 전자회로는 4번 문제를 제외하면 이때까지의 기출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에서 출제되었다고 할 수 있다. 1문 지문에서 아마 Veb1을 Vbe1으로 잘못 제시해준 것 같다. 4문의 경우 나는 일정 전류 이상이 흐르면 자동으로 트랜지스터가 도통 되거나 불통하여 전류량을 제어해주는 회로인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결국 정확히 소문항 2)의 답을 구하지 못하였다. 내 전자회로 점수가 85.33이고 이 소문항의 점수가 16점인 것으로 보아 아마 이 문항에서 점수를 얻지 못하였던 것 같다.
3) 전자기학
전자기학 과목은 항상 수험생들끼리 이야기하는 말이지만 정말 공부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이 생기는 과목이고 그만큼 토론할 거리가 많은 과목이다. 나의 경우 David K. Cheng 저「Cheng의 전자기학」(1회독) -> Griffiths, David J. 저「기초전자기학」(1회독) -> David K. Cheng 저「Cheng의 전자기학」(2회독) -> 기출문제 풀이 순으로 공부하였다. Griffiths의 책은 물리학과에서 보통 사용하는 책으로서 수험적합도는 떨어지고 난이도도 어렵지만, Griffiths 특유의 설명력으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책이다. 전자기학을 학문으로써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로 사용하는 전기전자공학과에서는 Cheng의 책을 주교재로 채택하는데 Cheng의 책은 수험 적합성도 높고 예제의 퀄리티들도 높아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전자기학은 공식 자체는 적지만 그 공식을 적용하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므로 여러 문제를 풀어보면서 이 공식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고 어떤 자연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존재하는지 생각해보면 좋다. 사실 모든 책에 서술되어있는 공식은 결국 맥스웰 방정식에서 비롯되는 수식이다. 전자기학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적 결함이 없어야 한다. 고민 없이 그대로 공식을 적용하면 오류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에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유도된 특정 공식이 어떤 환경에서만 적용할 수 있고 왜 그런지 알아놓아야 올바르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주교재: David K. Cheng 저 「Cheng의 전자기학」
*부교재: Griffiths, David J. 저 「기초전자기학」
*2021 기출분석(전자기학)
우선 계산기 불가인 것에 비해 2번 문제에서는 삼각치환을 사용하여야 하고 3번 문제에서는 삼각치환을 두 번 사용하여 적분하여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적분을 계산기를 이용하여 답을 도출했던 나는 매우 당황했다. 또한 2번 문제 소문항 2)에서 H를 구할 때 M을 빼주는 것을 고려하지 못해 온전한 점수를 받지 못하였다. 3번의 1)에서 삼각치환을 두 번 할 생각을 하지 못해 답을 구하지 못해 2)에서 답을 비오사바르 법칙이 아닌 앙페르 법칙을 이용하여 구하고 3)까지 문제를 풀었는데 이 부분에서 부분 점수를 받았는지 4번 문제에서 부분 점수를 받았는지는 시험이 끝난 이 시점까지 알 수가 없다.
4) 회로이론
회로이론의 경우 가장 빠르게 실력이 Saturation에 도달할 수 있는 과목이다. 어느 정도 공부하면 보통 문제를 몰라서 틀리기보다는 실수하여 틀리는 경우가 많아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 방향의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 James W. Nilsson 저「회로이론」-> 양진목 저「회로이론강의」-> 기출문제 풀이 순으로 공부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굳이 Nilsson의 회로이론 책으로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 양진목저 회로이론강의 책이 훨씬 더 수험에 적합하고 이해하기 쉽고 자세하게 서술되어있어서 만약 회로이론을 처음 공부하는 수험생이면 양진목 저 회로이론강의 책으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전기직과 다르게 통신직은 회로이론이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할 필요 없이 양진목 회로이론강의 책과 기출문제 풀이로 공부량이 충분하다. 회로이론의 경우는 노트정리를 따로 하지 않았고 대신 실수 노트를 만들었다. 문제를 풀거나 기출문제를 풀 때마다 내가 실수했던 점을 적어놓아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여러분도 분명 회로이론 문제를 풀다 보면 반복되는 실수들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실수를 고치는 것이 고득점을 향한 지름길이다.
*주교재: 양진목 저 「회로이론강의」
*2021 기출분석(회로이론)
회로이론 또한 기존 기출문제에서 크게 벗어나는 문제는 없었다. 다만 5문의 2)에서 에너지를 구할 때 상호결합으로 인한 에너지의 부호를 주의하여야 하고 나는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T등가로 회로를 치환한 후 각각의 에너지를 구하였다.
5) 기타
통신직의 경우 답안지 작성 방법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 자신이 검토하기 쉽고 답을 도출하기에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서술하는 것이 최고의 답안 작성 방법이다. 서술 문제가 거의 없는 우리 직렬특성상 항상 답을 맞혀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서 풀이 과정을 쓰는 것보다 정확한 답을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계산기는 반드시 TI NSPIRE CX II CAS를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계산기에 대한 사용 방법은 윌비스 양진목 강사의 샘플강의로 무료 제공되어있으므로 이 강의를 참고하여 이른 시일 내에 계산기 사용 방법을 익히도록 하여야 한다. 이 계산기는 디스플레이도 크고 복잡한 연립 방정식 계산, Matrix 계산, 이전 계산기록 확인 등의 부분 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3. 3차시험
2021의 3차시험은 COVID-19로 인해 그룹토론을 진행하지 않아 PT와 인성면접만 진행하였다.
1) PT
PT의 경우 30분 동안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보통 보고서에는 정형화된 형식이 있으므로 모범답안을 보면서 형식을 익히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여유도 없어서 제대로 발표하기 힘들고 질문이 들어와도 정상적인 사고가 되지 않지만 스터디를 진행하는 사람들끼리 모의 면접을 많이 진행하다 보면 이러한 압박감에 익숙해져 정상적으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 정부의 역할은 어떤 수익 창출을 위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거나 형평성을 위한 지원과 이해관계당사자들 사이의 갈등을 조정 및 중재하는 것이므로 이를 유의하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질문에 답을 하도록 하자.
2) 인성면접
인성면접은 소문항 세 개에서 본인의 경험 말하기 1문제와 사업추진에서 발생하는 민-민 갈등 혹은 민-관 갈등에서의 대처 방법을 물어보게 된다. 본인의 경험 말하기 문제에서 항상 상황에 꼭 들어맞는 적절한 경험을 찾는 것은 어려우므로 미리 리더십, 갈등 해결, 봉사 등의 카테고리를 나누어 자기 경험을 정리해놓고 문제상황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민-민 갈등은 소수자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모두가 좋아지는 방향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베스트이고 반발이 있다고 해서 때마다 보상안을 제시하는 신뢰성 없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Ⅲ. 나가는 글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렇게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저와 상호작용하는 주변 사람들의 긍정적인 도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고시공부 하던 도중 우울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나와 같이 놀아주던 바지락 친구들, 동준이, 인환이, 성수에게 고맙고 갑작스럽게 만나자고 해도 군말 없이 같이 밥을 먹으면서 넌 붙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넣어주던 승우, 병준이, 기훈이, 석우형, 연주, 미슬 누나한테도 고맙습니다. 또 나에게 공부법을 가르쳐주고 내 멘토가 되어준 진우형, 준혁이 형한테 정말 고맙고 같은 통신직이자 오랜 친구로 내 동료가 되어준 재호형, 기연재에서 같이 동고동락한 민성이, 주찬이형, 재현이형, 준익이형, 혜윤이, 준익이형, 재연이형, 도영이형, 동호형, 준형이형, 윤영이형, 대연이형, 병규 형한테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동생 석영이와 항상 각자의 방식으로 절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서 합격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해 주셨던 제 마음속 1순위인 부모님에게 감사합니다. 항상 마음속으로 새겼던 명언이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입니다. 고시 준비를 하면서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스트레스받고 벌벌 떨면서도 이 명언을 생각하면 조금 나아졌습니다. 이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분이 어떤 형식으로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면서 수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귀영‧2021년 5급 공채 통신직 수석‧신성고 졸업‧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4학년
잘 적응하시고 승승장구 하시길 응원합니다. 멋쩌요.. 후배들에게 자세한 수기가 많이 도움 될듯해요.
선한 영향력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