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외무고시 지원자가 급감하여 외교부에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필자도 최근 외교부가 내부시설을 견학을 위해 개방하는 등 장관 및 자체 홍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를 어느 정도 실감할 수는 있었다. 실제로 수치상으로는 1990년대에 비해 최근 지원자가 많게는 40%정도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1990년대 초부터 북방외교의 강화로 동구권 및 러시아권의 공관이 대규모로 증설되면서 외시 선발인원이 기존의 20명 선에서 50명까지 확대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최근 경기침체로 민간부문의 취업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직사회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점을 고려한다면, 다른 공직에 비해 지원자가 줄어든 것은 사실인 듯하다. 참고로 올해 외시 선발인원은 28명이었으며, 지원자는 1547명으로 작년에 비해서는 6.5% 증가한 것이다. 필자가 처음 응시했을 때 선발인원이 2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선발인원이 늘어난 편이다.
그렇다면 최근 외시에 대한 지원자가 정체되어 있는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최근 사법고시의 정원이 매년 증가하여 1000명 선을 넘어서면서 외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사시나 상대적으로 정원이 많은 타 고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증가한 것이다. 외시는 적은 수를 선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지원자라해도 올해 경쟁률만 해도 78대1에 육박한다. 또한 외시의 경우 사법고시에 비해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학원이나 교재가 부족하기 때문에 초기 수험준비에 어려움이 큰 점이 지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회 전반적으로 외교관이라는 직업과 외교부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한 것도 사실이다. 70-80년대 해외여행 및 해외생활이 갖던 매력이 사라졌으며, 무엇보다도, 오랜 해외체류로 국내에서의 기반이 약화되는 면이 큰 약점이라 할 것이다. 특히, 외교관의 배우자 선택 및 결혼생활에 있어 남녀를 불문하고 어려움이 많은데, 오늘날의 현대인들은 사회생활을 통한 자아실현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우자의 경우 해외근무로 자신의 직장을 선뜻 그만두기가 쉽지 않은 점도 작용하고 있다. 또한,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잦은 해외이동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한편, 공직사회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들면서, 외교관의 생활이 흔히 생각하기 쉬운 것처럼 화려하거나 편안한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진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사실 외시 지원자가 줄었다고 걱정하는 것보다는 현재 민간부문의 어려움으로 지나치게 많은 인재들이 공직으로 몰리는 현실이 외교부뿐만 아니라 전국가적으로 우려되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외교부 및 여타 공직사회는 국가발전과 국익을 위한 시스템에 있어 하나의 부분일 뿐이라는 점에서 균형잡힌 국가발전에 대한 인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홍승태전문기자?제36회외시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