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도 외무고시 제3차 면접시험이 지난 16일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실시됐다. 지난해는 1박2일로 진행되었지만 올해는 하루에 치러진 것이어서 압박감이 다소 높았지만 수험생들은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반응이다.
일부 조에서는 면접관의 압박 질문이 이루어졌다. 특히 영어능통과 러시아능통 등 합격자가 소수인 직렬에서는 면접이 혹독하게 진행되었다는 후문. 하지만 전반적으로 면접관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는 평이다.
면접 시험이 어떻게 치러졌는지 응시자들의 말을 토대로 정리해 본다.
응시자들은 오전 8시까지 응시자대기장(중앙공무원교육원 보람관 대강당)으로 출석하면 조별로 면접 번호 순서대로 앉아서 면접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을 듣게 들었다. 8시 50분까지 면접시험 평정표 작성, 응시자 사전조사서 작성 등 응시자 교육 및 각종 서식을 작성했다.
개별면접의 토대가 되는 사전조사서의 주제는 △자신의 결정이 개인이나 집단에 피해를 끼친 경우 △어떤 일을 추진하면서 집단의 규율, 방침 때문에 제약을 받은 사례와 대응 △자신과 문화, 가치관, 생활습관이 다른 사람과 공동 생활하거나, 어떤 일을 함께 추진한 경험 등이 주어졌다.
오전 9시부터 외교역량평가 토론면접이 진행됐다. 외교역량평가 토론면접은 외교통상의 경우(35명) 5인 1조로 7개의 조가 구성되었다. 영어능통(3명)과 러시아능통(1명)은 각각 1개조로 구성됐다.
조별로 90분간 동시에 실시되는 외교역량평가 토론면접은 20분 동안 제시된 자료를 분석한 후 결론을 이끌어 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방식은 조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사회자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었다.
이번 토론면접은 최근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 외교적 전략을 묻는 문제가 주어졌다. 카자흐스탄은 이슬람 국가로 자국내 기독교를 믿는 지역의 시위를 무력 진압해 이 사안이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된바 있고, K는 그 지역의 지도자이다. 세계기독교단체는 행사를 위해 K를 한국에 초대했다. 이에 카자흐스탄은 K의 입국을 거부해 달라고 한국에 요청한 상황에서 '카자흐스탄 국민 K의 입국을 허용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외국어토론면접은 지난해의 경우 특정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A국과 B국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제비뽑기를 하여 팀을 나누어 10분 정도 자료를 보며 준비하고 20분 정도 토론이 이루어졌다. 응시자 각자 모두발언을 돌아가면서 한 뒤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외국어토론의 주제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고 있는 교토의정서를 바탕으로 선진국(A국)과 개도국(B국)간의 탄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에 대해 A국과 B국 의견차이를 좁히는가 였다. A국은 환경보전을 위해 개도국의 동등한 책임을 요구한 반면 B국은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자금, 기술이전 등을 주장했다.
점심 이후에 진행된 개인발표 각 조 번호 순서대로 참여한다. 약 40분 동안 제시된 관련자료와 과제를 개별 분석한 후 개인발표 내용을 작성하여 약 10여분간 발표한 뒤 면접위원들의 질의에 대한 응답으로 진행됐다.
개인발표 주제도 시사적인 문제로 최근 위장 탈북자에 대한 문제였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 타국과의 관계 등을 기준으로 위장망명 탈북자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에 정착했던 탈북자들이 이를 숨기고 다시 다른 나라에 망명 신청을 하는 사례들이 적발되면서 탈북자 소환 등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발표가 끝난 이후 곧바로 개별면접이 진행됐다. 개별면접은 공무원임용시험령의 평정표상 5개 평가요소별로 평가가 이뤄지고, 응시자 사전조사서에 작성한 내용이 개별면접 질문지와 연계하여 질문이 이어졌다.
사전조사서 이외에도 외교관의 자질, 외교관의 단점, 개인의 이익과 국익이 충돌할 경우, 외무고시 응시한 동기, 성격 장단점 등 다양한 질문들이 주어졌다고 응시생들은 전했다.
합격자가 1명이 러시아능통의 경우 외교부에서 토론의 카운트파트너로 1명이 나와서 한국어토론과 외국어토론이 진행되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