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규 회장 “평가 없는 온라인 교육 도입 시 소비자 피해로”
“근본적 해결책은 자동자격부여제 폐지…변리사법 개정 추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특허청이 추진하고 있던 ‘변리사 실무수습 평가제’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온라인 연수와 연계된 교육 부실 우려가 제기됐다.
특허청은 변리사 실무 수습 과정에 성취도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특허청장이 정하는 기준에 교육생의 평가 결과가 미달하면 실무수습을 불인정, 변리사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내용을 담은 변리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는 변리사 실무수습 교육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성취도 평가에서 과락을 받을 수준의 불성실 교육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생의 성취도에 따라 교육 이수 여부를 평가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 나쁜 평가를 받고도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는 취지다.
이에 대해 변호사업계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실무수습을 거쳐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는데 실무수습에 성취도 평가를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별도의 자격시험이 신설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대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성명을 내고 모법의 위임 없이 모호하고 포괄적인 시행령 규정에 따라 특허청장의 실무 수습 인정 여부를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며 위헌성을 주장했으며 변호사와 변리사시험 합격자에 대한 차별적 평가에 대한 우려 등을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이 같은 변호사업계의 강한 반발과 함께 법무부 역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변호사업계와 뜻을 같이했고 결국 특허청은 다른 방안을 찾겠다며 평가제의 도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제 도입 무산과 관련해 김두규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25일 법률저널과의 통화에서 “실무수습을 내실화하기 위한 제도가 변호사업계와 법무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은 유감”이라며 “특히 성취도 평가를 전제로 도입이 되더라도 연수 부실이 우려되는 온라인 연수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연수가 가능한 ‘이러닝’은 집합교육을 원칙으로 하는 실무수습의 취지에 맞지 않고 교육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팬데믹이나 자연재해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게 아니라 지금 특허청 입장처럼 일부 또는 전부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이는 법률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시행령의 개정은 특허청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기에 온라인 교육 도입에 대한 부분은 특허청과 국무조정실 등에 강력하게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 자격 부여 제도의 폐지”라며 “이를 위한 변리사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구 변리사법은 변호사에게 조건 없이 변리사 자격을 부여했으나 2015년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변리사법에 의해 일정 기간의 실무수습을 이수해야 변리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현행 변리사법 시행령은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실무수습으로 250시간의 집합교육과 6개월의 현장연수를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