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MZ 세대는 왜 공무원을 하려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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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MZ 세대는 왜 공무원을 하려 하지 않는가
  • 김용욱
  • 승인 2024.05.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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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MZ 세대의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한 이유와 대책 마련 방안을 제시하시오.”

얼마 전 치러진 7급 지역인재 행정직 면접에서 출제된 PT 면접 과제이다. 2015년 5급 행정고시 면접에서 공무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이유를 물었던 것과 유사한 정부의 고민을 담은 질문이었다. 재미있게도 유명한 유투버이자 현직 공무원인 충주맨 김선태씨가 동아일보에 2024.5.8. 기고한 주제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우수한 인력이 너무 공공분야로 간다고 걱정했는데 점차로 요즘은 왜 공무원 진출을 싫어하느냐가 문제 되고 있다.

공무원 면접을 하는 당사자들 자신이 MZ 세대였으니, 면접 문제를 보고 신이 났을까, 당혹스러웠을까? 실제로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점차로 낮아지는 추세다. 예를 들어 순경 공채 경쟁률의 경우 2019년 30.93대 1에서 2020년 17.5대 1, 2021년 16.47대 1, 2022년 16.88대 1, 2023년 15.1대 1로 줄어들었으며, 2024년 순경 공채 경쟁률은 평균 남 9.9대 1·여 24.6대 1이었다.1) 일본의 경찰 경쟁률의 경우는 우리보다는 낮으나 경쟁률이 크게 변화하지 않고 최근에는 약간의 오름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예를 들어 남성 경찰의 경우 경쟁률이 2019년 4.9대 1이었는데 2022년 6.6대 1이었고 여성 경찰의 경우 9대1에서 7.4대 1로 유지되었다.
 

<일본 경찰 경쟁률 : 남성 1류>2)

<일본 경찰 경쟁률 : 여성 1류>3)

공무원 지원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 대한 지원율 자체도 전반적으로는 낮아진 상태다. 왜 그럴까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유를 제시하곤 한다. 낮은 연봉, 과중한 업무와 책임, 책임을 하급자에게 떠넘기는 경직된 조직문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든다. 모두 틀린 분석은 아니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나라 젊은 인구층 자체가 줄어든 것도 이유가 될 것이고, 그간 공무원의 경쟁률 자체가 너무 높게 형성되어 있기도 했던 것은 아닐까? 선진사례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일본의 공무원 경쟁률은 10배수를 넘지 않는 편임을 보면 말이다. 물론 이웃 중국의 공무원 임용에는 300만 명이 응시하고, 최고 경쟁률이 3,600대 1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긴 하지만 말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민간기업의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보이고 연봉 수준이 높아진 것도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한다. 거칠게 비유하면 IMF 이전 각 회사의 부장들은 독방에서 하는 일 없이 출근하고 조간신문을 보면서 세상사를 먼저 파악하고 결재 서류 도장 몇 건 찍고 나면 점심을 먹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니, 회사가 어려워지면 늘 해고 1순위로 꼽히곤 했다. 그러나 오늘날 각 회사의 팀장, 부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낸다. 신규 직원의 이탈률은 예전보다 높아졌고 이를 관리해야 하는 역할은 더 커졌다. 그만큼 예전만큼 기계적으로 해고해야 하는 이유도 줄었다. 부당해고에 대한 인식 수준도 높아져서 쉽게 해고하지도 않는다.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노동보호 정책과 민간기업들의 유연해지고 효율적인 조직구조가 공무원의 매력도를 상대적으로 감소시킨 것은 아닐까?

공무원 조직에서는 민간기업처럼 인센티브를 과감하게 주는 것도 간단치는 않은 일이다. 정책과 아이디어의 결정 과정에는 수많은 사람의 손을 타고 정책적 지원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공조직은 실패의 파급효과가 광범위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국민과의 소통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곧바로 현장에 적용하기 힘든 특성이 있다.

민간기업은 실패가 필요하고 또 실패에 대한 대가를 철저하게 기업과 개인이 감당한다. 정글에서 수많은 생명체가 먹이사슬 속에서 먹고 먹히는 과정에서 생태계가 오히려 건강해지듯이 민간 영역은 원래 그러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혁신, 창의적 아이디어, 때로는 실패에 대한 높은 수용성의 특징을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특성은 젊은 세대의 감성과는 오히려 맞는 측면이 있다. 공공조직에 뛰어난 인물들이 계속 필요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정부는 대한민국이라는 커뮤니티에서 가장 큰 플레이어이자 심지어 규칙도 바꿀 수 있는 심판관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할 주제다.

각주)-----------------  
1) 출처 : 법률저널(http://www.lec.co.kr)
2) https://www.agaroot.jp/komuin/column/police/
3) https://www.agaroot.jp/komuin/column/police/

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citizen@hanmail.net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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