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 서울대 졸업식에서 “실패를 보듬는 사회, 실패를 견디는 용기”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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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 서울대 졸업식에서 “실패를 보듬는 사회, 실패를 견디는 용기” 전하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4.02.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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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청년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법조계 봉사왕’
“타인에 대한 연민으로 시작한 봉사, 나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은총”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조계 봉사왕’,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서울대 졸업생들에게 “실패를 보듬는 사회, 실패를 견디고 마침내 날아오르는 용기”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26일 서울대학교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이 개최된 가운데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맡아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가는 후배들에게 축하와 당부의 인사를 했다.

오 이사장은 법조경력 50년의 원로 변호사로서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20여 년의 판사 생활을 마치고 변호사로 개업을 한 후 2003년 평생 모은 사재를 들여 신림동 고시촌에 ‘이 땅의 청년들을 위한 열린 쉼터 사랑샘’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저소득층 수험생들을 위한 면학 장학사업 등 청년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법조계 봉사왕’,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서울대 졸업생들에게 “실패를 보듬는 사회, 실패를 견디고 마침내 날아오르는 용기”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법조계 봉사왕’,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서울대 졸업생들에게 “실패를 보듬는 사회, 실패를 견디고 마침내 날아오르는 용기”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재단법인 사랑샘’으로 발전한 활동은 아동·청소년, 노인, 노숙인,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외국인 근로자, 이주민, 난민 등 소외된 이웃을 돕는 청년 공익변호사들을 발굴·지원하고 준법 봉사에 현저한 모범을 보이는 청년 비영리 공익변호사를 찾아 표창하는 등 활동 영역을 법조인들에 의한 법률복지 전반으로 확장했다.

최근에는 변호사시험 응시 제한 규정으로 인해 법조인의 꿈을 빼앗긴 청년들을 위한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하는 등 제도권 밖으로 방치돼 고통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한결같은 위로와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오 이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대학 시절의 경험, 젊은 시절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인고와 고통의 시간에서 비롯됐다. 오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대학 시절 4년간 휴머니즘 사상에 관심을 갖고 공부와 연구, 봉사와 교류 등의 활동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 덕에 많은 것을 배우고 소중한 경험도 했지만 정작 졸업을 앞두고는 어려서부터 생각해 온 법조인의 꿈 앞에서 대학 시절의 경험이 무용지물이 되고 졸업과 동시에 무직자가 된다는 무력감 등 부정적 사고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결국 졸업식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사법시험 준비를 위해 수험서를 짊어지고 산사길을 홀로 올랐던 일, 죽기 살기로 공부했으나 연거푸 시험에 낙방하며 좌절했던 경험, 가계의 어려움과 폐결핵이라는 병까지 앓게 되며 괴로워했던 시간들을 오 이사장은 “제도권 밖 절망의 나락으로 굴러떨어져 벗어날 길 없는 광야를 헤매는 방랑자의 신세”였다고 설명했다.

그런 오 이사장의 눈에 젊은 시절 자신이 겪었던 것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띄었다. 오 이사장은 “우리 사회는 인재를 국가의 동량으로 모처럼 잘 키워 놓고도 경쟁에서 실패할 경우 성공에는 박수를 칠 망정 실패를 보듬는 문화가 지극히 미약하다”며 “실패를 하고 제도권 밖으로 밀린 고학력 청년들은 가정은 물론 국가, 사회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고립무원의 지경으로 방치된다”고 지적했다.

26일 서울대학교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이 개최된 가운데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맡아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가는 후배들에게 축하와 당부의 인사를 했다.
26일 서울대학교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이 개최된 가운데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맡아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가는 후배들에게 축하와 당부의 인사를 했다.

‘실패를 보듬는 사회’에 대한 바람과 함께 청년들 스스로 실패에 지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나타냈다.

오 이사장은 “어떤 실패를 만나더라도 실의에 빠지지 말고 보다 새로운 창조적인 향로를 찾아 나가도록 우리 모두가 위로, 격려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며 “역경 중에도 서로가 페이스메이커의 조력도 마다않음으로써 마침내 모두가 승자의 기쁨과 열매를 공유하는 선한 휴머니스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졸업생들에게 의미 깊은 화두를 던졌다.

이어 “인생 후반에 연민 하나만 가지고 멋모르고 뛰어든 천방지축의 봉사활동에서 시행착오와 고생이 없었다고야 말할 수 없다”며 “그러나 타인에 대한 연민 때문에 벌인 행위로 도리어 내 자신이 청년기에 입은 상처만이 아니라 유소년기에 겪은 전쟁 참화가 남긴 깊은 내상까지 어느새 치유받고 있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게 된 것은 생각지도 못한 봉사의 은총”이라며 봉사하는 삶의 가치를 전했다.

봉사하는 삶을 통해 고통 속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오 이사장은 “애벌레는 고치 안에서 혹독한 인고의 시간을 겪은 후에야 나비가 되어 비상할 수 있다”며 졸업생들에게 “사랑하는 청년들이여, 단 한 번의 인생, 뜨겁게 사랑하시라”고 진심을 담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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