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41)-정치책임은 결과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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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41)-정치책임은 결과책임이다
  • 강신업
  • 승인 2023.12.22 11: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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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정치는 인간 사회의 제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이다. 인간 사회에 내재하거나 때로 발생하는 여러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책을 찾는 복잡한 과정이다. 그러나 정치는 결과를 내기 위한 행위인 까닭에 결과 없는 과정에 관심을 두지는 않는다. 특히 현대 민주사회에서는 어떤 정치적 해결책이 공동체 구성원 전원의 행동 결과로부터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성원에 의해 선출된 소수가 다른 다수를 대표한 상호작용의 결과로 도출되는 까닭에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와 책임 추궁은 크고 엄중하다.

정치적 책임은 법적 책임을 초월한다. 정치가는 그들의 언행이 법적으로 하등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을 때도 정치적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따라서 정치인은 법적 책임만 지는 관료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정치적 책임은 도덕적 책임과도 다르다. 도덕적 책임은 심정책임인 까닭에 동기나 심정 같은 것이 문제가 되지만 정치적 책임에서는 결과만이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정치인은 훌륭한 의도에서 행동을 취하였다고 하여도 결과적으로 국민을 잘못 인도하였다면 그에 따르는 정치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또한 정치인은 중요한 정치적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하고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지 못한 경우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면책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면책되지 않는다.

정치적 책임을 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궁극적으로 정치지도자 교체 이외 다른 방법은 없다. 그런 까닭에 현실정치에의 정치적 책임은 민주정치에서만 추궁될 수 있으며, 정치적 책임의 추궁이 지도자의 교체로 이어지는 책임정치의 제도적 보장도 민주정치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선거나 의회 등의 제도가 정비된 것만으로는 책임정치를 다 할 수는 없다. 책임을 추궁하는 데 있어서 같은 수준의 척도를 국민이 공유하는 일, 다시 말하여 국민에게 그만한 수준의 상식이 존재하느냐가 책임정치의 기본적 전제조건이 된다.

정치의 기능은 정치적 통합을 통하여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도모하는 데 있으므로 정치적 책임의 궁극적 기준은 정치가 결과적으로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도모했는지에 달려 있다. 또한 사회의 다양한 정치 주체들은 각기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이념을 갖고 있어서 그 이념이 현실정치에서 제대로 존중되는가? 하는 문제는 정치적 책임을 측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렇듯 정치가 이념과 불가분적 관계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정치는 결국 그 이념을 실현하는 기능으로서의 성격을 더 크게 갖는 까닭에 정치는 근본적으로 실용지(實用知)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대표에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임무를 성공시키는 것은 결국 방법의 문제고 이념이 아닌 실용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의제 민주정치에서 정치인들은 다수의 대리인이라는 지위와 역할을 갖는다. 따라서 그들은 그들의 프린시펄(모체)에 그들의 행위와 결과를 설명할 책임이 있다. 가사 실현 불가능했던 것에 대해서도 정치인은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인이 결과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입헌주의와 민주주의는 정치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정치에로의 진출과 퇴출이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은 정치인에게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동인을 제공한다.

정치인은 모름지기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의견과 방법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가를 논해야 한다. 정치인의 의도는 그것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희망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아무 소용이 없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바야흐로 다시 총선의 계절이다. 4년 동안 아무런 성과도 내지 않고 국민을 걱정시키고 국민의 짐이 되었던 많은 국회의원이 또 염치없이 표를 달라며 아무렇게나 공약을 내놓는다. 그러나 국민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 ‘결과로 말하는 사람’이다. 선악이나 시비만을 다투면서 싸움질로 시간과 노력과 낭비한 사람, 오로지 관심받고 싶어 한 짓만 몰두하며 지역구를 내팽개친 사람은 정치인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며 복지부동하는 것, 그래서 어떤 실수도 하지 않지만 어떤 결과도 내지 못하는 것, 그러고도 책임지지 않는 것, 그보다 더 나쁜 정치는 없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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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언 2023-12-24 00:16:04
꾸준히 쓸데없는 똥글 싸서 뿌리는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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