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의 여정이 마침내 닻을 내렸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3월 시작된 ‘2023년도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최종합격자 361명을 지난 23일 발표했다. 행정직은 6,472명이 응시해 220명이 최종 합격했고, 기술직은 1,280명이 응시해 96명이 최종 합격했다. 외교관후보자는 1,292명 중 45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들 합격자의 평균연령은 27.3세였으며, 5급 행정직 평균연령은 27.3세, 기술직 평균연령은 27.7세로 나타났다. 5급 행정직과 기술직 평균연령 모두 지난해보다 0.4세 높아졌으며, 외교관후보자 평균연령은 26.4세로 지난해 26.2세에 비해 0.2세 높았다. 행정직 최연소 합격자는 02년생(2명), 최고령 합격자는 78년생(1명)이고, 기술직 최연소는 00년생(8명), 최고령은 76년생(1명)으로 나타났다. 외교관후보자 최연소 합격자는 01년생(3명), 최고령은 84년생(2명)으로 집계됐다.
5급 공채 남성 합격자는 201명(63.6%), 여성 합격자는 115명(36.4%) 이었다. 이중 행정직은 남성 128명(58.2%), 여성 92명(41.8%), 기술직은 남성 73명(76.0%), 여성 23명(24.0%)이 합격했다. 외교관후보자는 남성 15명(33.3%), 여성 30명(66.7%)이었다. 여성 합격자는 지난해(62.5%)보다 4.2%p 증가하며 근래 들어 최고치였다. 외교관후보자 시험에서 여성의 강세가 두드러진 것은 외교관의 경우 언어 능력과 외교 역량을 중요시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언어 능력에서 여성의 경쟁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방인재채용목표제 적용 결과, 일반행정 전국에서 5명이 추가로 합격했으며 기술직에서는 일반기계와 통신기술에서 각 1명이 추가로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일반기계, 전기, 일반토목(전국), 통신기술직에서 각 1명씩 총 4명이 추가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일컬어지는 5급 공채와 외교관후보자 시험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최종합격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힘찬 박수를 보낸다. 고시는 젊은 청춘을 걸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끈질기게 나아가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는 험난한 여정이다. 물론, 단기간 내에 합격하는 사례도 있으나, 대체로 2차 합격까지 3∼4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로는 연속된 실패에 힘들게 느끼거나, 방향을 잃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환경 속에서도 주어진 상황을 극복하며 끝까지 도전하여 합격의 기쁨을 맛본 그들은 진정으로 존경받을 만한 주인공들이다. 특히 지난해 면접에서 탈락한 소위 ‘면탈’자가 올해 대부분 합격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면접 탈락의 좌절감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도리어 큰 성과를 낸 합격자의 사례는 부지기수다.
한편, 이번 시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수험생들도 많다. 소수점 차이로 합격의 기회를 놓친 수험생들의 실망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공무원의 꿈을 계속 품으며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진 수험생들의 마음은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고비인 면접에서 좌절을 느낀 수험생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실패와 좌절을 경험할 때의 실망은 누구나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러나 아무리 좌절이 깊어도, 그것을 돌파구로 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좌절은 결국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이미 수석에 오른 수험생들의 전화위복 사례를 보았다. 현실을 용기 있게 직시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준비한다면,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다. 다시 도전하든, 새로운 길을 선택하든, 그 과정에서의 진실한 노력과 열정이 결국은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만들어낼 것이다.
합격자들에게 지금은 인생에서 가장 값진 '황금기'일지도 모른다. 연수원 입소 전까지의 자유는 다시 오기 힘든 시간이니, 여행이나 취미 활동으로 인생의 휴식을 즐기길 바란다. 그렇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합격 후의 휴식기간을 통해 지친 마음과 몸을 달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기반을 준비하며,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곧 시작될 연수원 생활은 귀중한 기회이니, 철저한 준비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공직자의 길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