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미크론에 감염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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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미크론에 감염되다
  • 송기춘
  • 승인 2022.03.24 14: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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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송기춘</strong>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송기춘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심하면서 산다고 살았는데, 오늘 아침 콧구멍을 찔러 코로나19 감염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한 결과 붉은 실선 두 개가 또렷하게 드러났다. 결국 걸렸구나, 곧 낫겠지 하는 약간의 안도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많이 아프고 치명적이지 않을까 두려움이 일어난다. 좁은 집에서 어떻게 하고 살아야 다른 가족과 격리가 되나 고민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전파되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아마도 변종에 감염된 듯하다. 하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감염되었다가 나은 분들이니 언제까지나 감염되지 않고 이 팬데믹이 종식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미 감염되어 격리되었던 분들의 얘길 들으면 쉽게 지나갈 것으로 기대하지만, 사람의 일이라는 게 모르는 일이라 조심스럽게 치료하고 견디면서 시간의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2년여에 걸친 전세계적인 감염병 사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처음 겪는 일이었다. 마땅한 치료법도 잘 찾을 수 없었고, 예방용 백신도 모든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조심하고 체계적인 방역정책을 펼쳐서 어느 정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들어 오미크론 감염자 수와 중증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것이 방역이 실패라거나 그 동안의 방역정책의 잘못을 말할 근거는 아니라고 보인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이제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기대하는 지금은 그 동안의 방역정책의 공과를 과학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하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감염환자를 사회적으로 비난하고 고립시켰던 것의 잘잘못도 따져야 한다. 특정한 종교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이것이 종교단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던 것도 되짚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언론에서 감염자의 동선을 상세하고 공개하고, 감염자가 스쳐 지나간 상점이 한동안 장사를 하지 못할 정도가 된 것이나, 굳이 불필요하게 과도한 정보를 공개하여 개인의 사생활까지 까발려지게 된 일도 잘못이다. 재산권에 대한 상당한 제한이면서도 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옳았을지를 곰곰이 돌아볼 일이다. 종교단체의 집회 제한이 필요에 비례하는 것이었는지, 사람들의 집회나 집합금지가 적절한 것이었는지도 돌아보아야 한다. 헌법 제23조의 재산권 조항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의 유지와 존속을 위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로서 행해진 다양한 조치들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고 또 그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여 죽음에 이르렀거나 아직도 힘겨워 하는 이들을 어떻게 보살필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구체적 경험을 바탕으로 법제도를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급하게 대처해야 했던 때의 기준이 아니라 이제는 조금은 마음 편하게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쟁이 그렇듯 팬데믹도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 이 감염병은 더 가혹했던 것으로 보인다. 요즘도 감염되면 직장에서 공가를 얻을 수 있는 이들과 달리 감염 사실을 드러내서 이익을 얻을 수 없는 또는 감추어야 살아갈 수 있는 이들도 있다. 다들 걸리고 싶어하지 않지만, 감염병에 걸렸을 때 보이는 반응은 그 사람의 처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생존에 적합한 이들이 살아남는 게 자연계의 법칙이라지만, 문명을 이룬 인간 세상조차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병원에 가서 PCR검사 받고 양성으로 확진되면 격리에 들어간다. 부디 많이 아프지 않고 지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불현듯 이 감염병으로 힘들어 하고 아파하는 이들의 고통이 전해진다. 그동안 내가 피해자가 아니었던 것을 행운으로 여기며 지내오지 않았던가 반성하며, 아파했던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공유하고자 한다. 방역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의료인들과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제 이 팬데믹이 지나간 뒤 더 나은 세상이 도래하기를 바란다.

송기춘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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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헌터 2022-04-28 00: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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