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94)-대통령선거와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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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94)-대통령선거와 토론
  • 신종범
  • 승인 2022.01.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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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법률사무소 누림
신종범 변호사/법률사무소 누림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두 달 정도 남았다. 여야의 대통령후보는 일찍이 결정되어 후보들과 각 정당의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그런데, 유력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은 보이지 않고, 후보뿐만 아니라 후보 가족들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만이 난무하면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언론과 SNS 등을 통해 가짜뉴스를 비롯한 온갖 네거티브가 판을 치면서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적임자가 누구인지 비교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비교하고, 자질과 능력을 검증해서 누구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후보 간 토론이다. 그럼에도, 각 당의 경선과정에서는 여러 차례 열렸던 후보 간 토론이 정작 각 당의 후보가 결정된 본선에서는 아직까지 열리지 못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공직선거에서의 대담(1인의 후보자 또는 대담자가 사회자 또는 질문자의 질문에 대하여 답변하는 것)‧토론(2인 이상의 후보자 또는 토론자가 사회자를 통하여 질문‧답변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대담‧토론회는 의무사항이다. 대통령선거의 경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선거운동기간 중 후보자 중에서 1인 또는 수인을 초청하여 3회 이상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하여야 하고, 초청받은 후보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그 대담ㆍ토론회에 참석하여야 한다. 만약 초청받은 후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대담‧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당해 후보자의 소속 정당명‧기호‧성명과 불참사실을 중계방송을 시작하는 때에 방송하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이처럼, 공직선거법상으로는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선거운동기간(선거기간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 중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대담‧토론회만이 의무사항이다. 아직 제20대 대통령 선거운동기간은 시작되지 않았으니 후보자들이 대담이나 토론회에 참석할 법적 의무는 없다.

한편, 공직선거법은 방송이나 신문사 등 언론기관의 후보자 등 초청 대담‧토론회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선거운동기간 뿐만 아니라 대통령선거의 경우에 선거일전 1년전부터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에는 후보자의 승낙이 있어야 하고, 참여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아직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지 않아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각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된 후보자들이 합의하면 방송이나 신문 등 언론기관을 통한 후보 간 토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역대 대선에서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의무 토론 외에도 언론사 등이 주관하는 토론이 여러 차례 열렸다. 하지만,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둔 현재 제1 야당의 대통령후보가 여당 후보와의 토론을 거부하면서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는 거부 이유로 “토론을 하면 결국 싸움밖에 안 난다. 후보 검증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법원 판례는 공직선거에 있어서 토론회에 대하여, “방송토론회는 후보자가 동시에 광범위한 유권자들에게 접근하여 자신의 공약, 정견, 비전 등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상대 후보자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효율적이고도 중요한 선거운동이고, 유권자들로서도 가까이에서 후보자를 지켜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으로 후보자의 정책, 정견 등을 듣고 토론과정을 지켜보면서 한 자리에서 후보자들을 상호 비교평가하여 지지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점에서, 선거에 있어 그 중요성은 실로 막대하다고 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한, “토론회는 헌법상 선거공영제에 기초하여 고비용 정치구조의 개선과 선거운동의 공정성 확대를 위하여 도입된 선거운동방법의 하나로서, 후보자에게는 별다른 비용 없이 효율적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설 수 있게 하고, 유권자에게는 토론과정을 통하여 후보자의 정책, 정치이념, 통치철학, 중요한 선거쟁점 등을 파악하고 각 후보자를 적절히 비교·평가하여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라고 하면서 “유권자가 그 공방과 논쟁을 보면서 어느 후보자가 공직 적격성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선거과정에서의 일반적인 절차”라고 밝히고 있다. 하루빨리 대통령후보 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과 비전에 대한 토론을 보고 싶다.

신종범 변호사/법률사무소 누림
http://blog.naver.com/sjb629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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