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직 주요 직렬 수석·최연소 서울대 압도
재경직 수석 정후영…입법고시 최연소 ‘양과’
기술직 고려대 강세…행정직 ‘여’·기술직 ‘남’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올해도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치러졌던 2021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시험일정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인사혁신처(처장 김우호)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2021년도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일정을 마무리하고 17일 최종합격자 321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내 코로나19가 전염병이 지속한 가운데 진행되었지만, 수험생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강화된 시험장 방역대책을 시행한 결과 코로나19 전파 사례 없이 5급 공채 시험이 무사히 종착지에 다다랐다.
행정직의 경우 8780명이 응시해 240명이 최종 합격했고, 기술직은 1768명이 응시해 81명이 최종 합격했다.
여성 합격자는 전체 합격자의 39.6%인 127명으로 지난해 36.1%보다 3.5%포인트 증가했으며 최근 4년간 최고치였다.
최종합격자의 평균연령은 26.5세로 지난해(26.7세)와 거의 비슷했다. 행정직 평균연령은 26.5세로 지난해 26.6세에 비해 0.1세 낮아졌고, 25∼29세가 66.2%(159명), 20∼24세 23.3%(56명), 30∼34세 8.8%(21명), 35세 이상 1.7%(4명) 순이었다.
기술직 평균연령은 26.7세로 지난해 27.2세에 비해 0.5세 낮아졌고, 25∼29세가 63.0%(51명), 20∼24세 23.4%(19명), 30∼34세 11.1%(9명), 35세 이상 2.5%(2명) 순이었다.
행정직 최고령 합격자는 1979년생(여), 최연소 합격자는 2000년생(남)이고 기술직 최고령은 1984년생(여), 최연소는 1999년생으로 3명이었다.
올해 행정직 주요 직렬의 수석은 서울대와 여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기술직에서는 고려대와 남성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행정직에서는 일반행정, 재경, 서울지역 모두 서울대가 수석을 차지했다. 현재 연락이 닿지 않은 교육행정 수석까지 차지하면 5개 직렬 중 4개 직렬을 차지하는 셈이다. 또한 최연소의 타이틀도 서울대가 차지했다. 최연소는 최근 3년 내리 서울대 경제학부가 독차지했다.
기술직 수석은 고려대가 전기, 화공, 시설직을 차지했으며 성균관대가 일반기계를 꿰찼다. 최연소 99년생 3명 가운데 포항공대, 카이스트, 서울대가 각 1명이었다. 이 가운데 출생 월 기준으로 보면 포항공대 출신인 여정모(남) 씨가 8월생으로 가장 늦어 기술직에서 실질적으로 최연소인 셈이다.
주요 직렬의 수석합격자 면면을 보면, 우선 선발 규모가 가장 많은 일반행정의 수석은 2차시험 평균 67.25점을 획득한 홍민희(여·26) 씨에게 돌아갔다. 홍 씨는 신성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 재학 중에 올해 5급 공채 일반행정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의 일반행정 수석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출신이 차지한 데 이어 2연속 수석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홍 씨는 올해 2차 선택과목으로는 정보체계론을 선택했으며 필기구는 모나미 FX 153 볼펜을 사용했다. 그는 앞으로 희망하는 부처로는 국민권익위원회를 선택했다.
홍 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수석으로 합격했다는 점이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다. 2차 시험을 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답안에서 미흡했던 부분만 떠올라서 불안했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정말 놀라우면서도 기쁘다”면서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껴지는데, 운도 따라주어서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수석 소감을 전했다.
고득점의 비결을 묻자 그는 “비결이 있다기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홍 씨는 “대비한 것이 있다면 작년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문제가 나와서 불합격한 경험이 아쉬워서, 올해는 모든 과목에서 방심하여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넘기는 부분 없이 사소한 내용까지 공부해 가려고 노력했다”며 “그러다 보니 시험장에서 생소하거나 어려운 주제도 어느 정도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득점의 비결을 밝혔다.
‘행정고시의 꽃’으로 통하는 재경직 수석의 영예는 정후영(여) 씨가 차지했다. 1999년 5월생으로 22세의 정후영 씨는 올해 입법고시까지 최연소로 합격해 양과 합격의 주인공이 됐다.
한 해에 잇따라 입법고시 최연소에 이어 5급 공채 재경직 수석을 차지한 정 씨는 명덕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재원으로 꼽힌다. 올해 주요 직렬의 수석합격자 가운데서도 나이가 가장 어린 최연소 급이다.
그는 이번 2차에서 평균 77.25점으로 최고득점을 했으며 선택과목으로 통계학을 선택했다. 필기구로는 에너겔을 사용했다.
그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수석 합격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아직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과분하게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 기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입법고시에 이어 연달아 행정고시까지 양과 합격한 그만의 비결을 묻자 그는 “솔직히 특별한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면서도 “다만 수험기간 동안 흐트러지지 않고 계획대로 꾸준히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수석 합격의 비결을 묻는 말에 그는 “재경직은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의 답을 얼마나 맞히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공부할 때도 대부분의 재경직 수험생들이 이 부분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생각보다 행정법, 행정학에서도 점수 차이가 꽤 날 수 있어서 논문 과목에 너무 소홀하지 않은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슷한 맥락에서 전략 과목을 만드는 것보다는 취약과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안정적인 합격에 훨씬 유리한 것 같다”며 고득점의 비결을 전했다.
국제통상 수석의 주인공은 2차시험에서 평균 65.79점을 획득한 성소윤(여·25) 씨였다. 성 씨는 부산국제고를 거쳐 연세대 경제학부 4학년 재학 중 올해 국제통상직에서 수석을 꿰찼다. 국제통상 수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학 전공자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올해 2차 선택과목은 전공인 경제학을 택했으며 필기구는 Q노크 볼펜을 사용했다. 희망하는 부처로는 산자부를 꼽았다.
성 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2차 시험을 끝내고 나왔을 때 내 능력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달성했다는 기분이 들어서 붙든 떨어지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끝내고자 했다”며 “근데 운이 좋게 수석으로 합격하게 되어 기쁘고 또 영광”이라고 수석 소감을 밝혔다.
최고득점의 비결을 묻자 그의 첫 말은 ‘운이 좋았다’였다. 그는 “최고득점을 하였지만, 그것은 제가 잘 풀 수 있는 문제를 운이 좋게 만나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올해와 같은 때는 국제경제학에서 경제학 기본기를 요구하는 문제가 많았는데, 제가 경제학 선택자로서 더욱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는 말에 겸손함이 묻어났다.
행정직 지역모집에서 선발 규모가 큰 서울시의 수석은 신재완(27)씨가 차지했다. 그는 이번 2차에서 평균 60.29점을 얻어 서울시 최고득점자의 영예를 안았다. 일산백석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사학과 4학년 재학 중에 공직의 꿈을 이뤘다. 그는 이번 2차에서 지방행정론을 선택했다. 앞으로 그는 서울시에서 공직의 첫발을 내딛게 된다.
신 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종합격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인데, 수석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고득점의 비결에 관해 그는 “최고득점의 비결이라기보다, 공부를 어떻게 했느냐에 대한 대답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선택과 집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념을 공부할 때는 답안을 아예 안 쓰고 개념을 머리에 집어넣는 데에만 집중했다”며 “서브노트를 만들지 않은 것도 소질이 없어서도 있지만, 서브노트를 만드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면 더 많이 이해하고 암기하는 데에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올해 5급 공채 최연소의 타이틀은 강주엽 씨가 차지했다. 2000년 9월생으로 ‘MZ세대’다. 기술직을 포함한 전체 합격자 중 강주엽 씨가 실질적으로 최연소인 셈이다.
강 씨의 수험기간은 8개월로 최단기간에 합격했다. 일반적으로 합격생들의 평균 수험기간이 ‘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수험기간은 믿기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초시인 ‘생동차’로 합격한 인재다.
그는 전국단위 자사고 중에서도 최고의 명문고인 하나고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번 2차 선택과목은 통계학이었으며 필기구는 제트스트림 볼펜을 사용했다. 앞으로 희망 부처는 기획재정부였다.
기술직 주요 직렬의 수석은 예상대로 남성이 압도했다. 지난해는 남성과 여성 각각 절반씩 차지했지만, 올해는 남풍(男風)이 거셌다. 최연소도 남성이 차지했다. 여성 수석은 일반기계 1명뿐이었다.
일반기계의 수석은 이번 2차에서 91.23점을 획득한 전효경(여·27)씨였으며 주요 직렬 수석 가운데 홍일점이었다. 전 씨는 진명여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전공자였다. 그는 이번 2차 선택과목으로 동역학을 선택했으며 필기구는 에너겔 니들 블팩을 사용했다. 앞으로 과기부에서 공직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전 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일반기계 2차 시험의 난이도가 변별력이 없었다기에 합격조차 자신이 없었는데 무려 수석으로 합격했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았다”라며 수석 합격의 기쁨을 나타냈다.
최고득점에 오른 비결을 묻자 그는 먼저 남자친구를 꼽았다. 남자친구는 지난해 차석 합격자여서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보완하여 적용한 결과 수석이라는 결과를 낸 것.
전 씨는 “남자친구의 조언은 ‘고시공부가 그물이라면 연차가 쌓일수록 그물을 넓히는 것이 아닌 기존의 그물망을 더욱 촘촘히 하고 헤진 것을 보수해야 한다', ’작년에 나온 문제라고 넘어가는 것은 초시나 누릴 수 있는 여유이다, 연차가 높다면 그 주변을 꼼꼼히 챙겨가야 한다', ‘이 정도 됐으면 이제 실수만 안 하면 된다’ 등이 있었고 이를 통해 공부의 방향을 잡고 자신감을 북돋울 수 있었다”고 고득점 비결을 전했다.
전기직의 수석은 남성이 차지했다. 주인공은 주상현(27)씨로 2차시험에서 평균 90.38점을 획득해 최고득점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충현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물리학부에 재학 중이다. 주 씨의 올해 2차 선택과목은 자동제어였으며 필기구로는 볼펜을 사용했다. 그 역시 희망하는 부처로 과기부를 꼽았다.
주 씨는 소감을 묻는 말에 “올해 유독 1차 시험을 망쳐 불합격을 예측하고 낙담하고 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최종합격과 더불어 수석까지 하게 돼 꿈만 같다”며 “주변의 많은 도움과 응원 덕에 합격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득점 비결에 관해 그는 ‘꾸준함’을 꼽았다. 주 씨는 “다른 친구들처럼 새벽까지 공부하여 몰아치는 공부를 하는 일은 없었지만, 슬럼프가 와도 공부를 쉬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평일에는 늘 6시에 일어나 공부를 시작했고 10시 전후로 공부를 마쳤다”고 했다. 이어 그는 “힘든 일이 있어도 정해놓은 시간에는 항상 공부하였기 때문에 2차 기간 계획한 공부를 모두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고득점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공직 수석은 2차시험 평균 93.38점을 얻은 방준빈(23)씨에게 돌아갔다. 방 씨는 안양외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에 진학해 이번 화공직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고등학교는 외고를 졸업했지만, 대학은 이공계로 진출해 5급 공채 수석을 차지한 특이한 사례다. 그는 앞으로 과기부에서 공직을 꿈을 펼쳐보려고 했다.
토목직에서는 2차시험 평균 90.28점을 획득한 최우영(28)씨가 수석을 영예를 안았다. 최 씨는 광주서석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건축사회환경공학부에 진학해 올해 수석 합격으로 수험생활의 마침표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는 희망하는 부처로 국토부를 꼽았다.
올해 기술직 최연소는 99년생으로 3명에 달했지만, 출생 월 기준으로 보면 8월생인 여정모(22)씨가 사실상 최연소다. 전기직에 합격한 여 씨는 창원과학고를 졸업하고 포항공대에서 IT융합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이번 2차에서 선택과목은 자동제어를 선택했으며 필기구는 에너겔을 사용했다. 여 씨는 앞으로 특허청에서 공직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먼저 2차 합격했을 때도 정말 많이 놀랐지만, 높은 커트라인과 면접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합격이라는 기쁜 소식에 이어 최연소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최연소 합격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단기간에 모두 ‘생동차’로 합격한 그에게 비결을 묻자 “최연소로 합격한 건 정말 운도 따라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주 단위로 위클리 플랜을 세워서 최대한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목표 달성시에는 저에게 휴식을 줌으로써 공부를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던 게 합격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고 최연소 합격의 비결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