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는 14일 2021년도 5급 공채(구. 행정고시-행정·기술) 제2차시험 합격자 396명(행정 291명, 기술 105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2차에는 2028명(행정 1558명, 기술 470명)이 응시해 평균 6.6대 1(행정 6.8:1, 기술 5.9: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각고의 노력 끝에 5급 공채 2차 시험에 합격한 수험생에게 축하를 보낸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진한 끝에 9부 능선까지 다다랐다. 합격자들은 직업 안정성 때문에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면도 있겠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직업이라는 ‘공직가치’ 때문에 공무원을 택한 면이 더 클 것이다. 국가의 동량(棟梁)이 되고자 이 험난한 길을 묵묵히 뚜벅뚜벅 한 걸음씩 내디딘 끝에 마침내 마지막 능선까지 다다른 합격자들에게 힘찬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아울러 아쉽게도 2차 문턱을 넘지 못한 수험생에게는 이번 실패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반면교사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번 2차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어쩌면 지금 이 시각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일 것이다. 면접이라는 최종 관문이 남아있긴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두 번 다시 맛볼 수 없는 값진 경험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합격의 기쁨도 잠시다. 이제 정상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마지막 관문이 여간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도 2차 합격자의 수는 최종선발예정 인원(308명) 대비 평균 1.28배수다. 평균 30%를 걸러내야 하는 것이 면접시험이다. 특히 소수 직렬이나 지역의 경우 2명 중 1명 또는 3명 중 1명꼴로 탈락해야 하므로 면접에 대한 심리적 압박은 월등히 높은 편이다. 발표 후 면접 준비 기간이 짧아 심적 압박은 더욱 심하다. 심지어 어떤 합격자는 면접 준비 기간이 마치 1년과 같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심리적·체력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공직 채용에 있어 면접 강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스펙 위주의 채용 관행을 지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올바른 공직가치관과 직무능력을 갖춘 유능한 공무원을 선발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로 감염예방을 위하여 집단토의는 시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올해 면접에서 ‘공직가치관’ 검증 못지않게 역량평가에 더욱 비중을 둘 전망이다. 필기시험을 통해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이해력과 사고력 등을 충분히 검증한 만큼, 면접시험에서 전문성과 직무역량 등과 더불어 공직관·윤리의식 등을 더욱 엄격히 검증하여 유능하고 공직 적합성이 뛰어난 사람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 스스로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직자로서 청렴에 대한 의식과 공직가치관이 매우 중요해졌다.
최종 합격자 결정에서 2차 성적이 반영되고 있지만, 일차적으로 면접이 당락을 가르는 셈이어서 면접 준비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처지다. 아무리 2차 필기시험의 성적이 높다고 하더라도 면접위원 4명의 평가내용을 종합한 면접시험 평정 결과가 ‘미흡’ 판정등급을 받으면 여지없이 탈락하기 때문에 벌써 샴페인을 터뜨릴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차시험 발표 직후부터 제대로 한번 쉬어보지 못한 채 면접 스터디를 구성해 면접 준비에 한창이다. ‘우수’ 등급을 받아 성적과 관계없이 합격을 결정짓거나 최소한 ‘보통’ 등급을 받아야만 성적으로 승부를 걸만한 기대를 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밝히는 면접의 비결은 면접관과 편안하게 시선을 마주하며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면접자의 질문에 요지를 파악해 간결하게 대답하고 자기 생각이나 느낌에 대해서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솔직하고 성의 있는 태도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식적인 측면으로 어필하기보다는 바른 자세와 정직함, 그리고 공직을 향한 열망과 면접관과의 공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