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 공약 규탄
“로스쿨의 핵심 문제는 깜깜이·금수저·고스펙 전형”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 총선 공약이 연이은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대표 이종배, 이하 고시생모임)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국민 속이는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 공약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사법시험 부활과 예비시험 도입을 공약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직장인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방송통신대·야간 로스쿨을 도입하겠다”고 총선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정책위는 “로스쿨의 등록금과 부대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전형 과정이 20~30대에게 유리해 보완이 필요하다”며 “현행 로스쿨 제도의 틀을 존중해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으나 예비시험 도입 또는 사법시험 부활을 요구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로스쿨생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시생모임도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 공약을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로스쿨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깜깜이·금수저·고스펙 전형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스쿨 교수의 자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많은 입시비리가 발생하고 나이 차별, 학벌 차별, 고스펙 요구 등 높은 진입장벽과 많은 폐단이 발생하고 있는데 기존의 정성평가를 통해 방통대·야간 로스쿨 입학생을 선발하면서 공정한 사회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얄팍한 정치 술수”라고 꼬집었다.
입학전형 외에 로스쿨 제도의 기본적인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 주간 전일제 로스쿨에서도 충실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 야간·온라인 로스쿨로 양질의 교육을 담보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다.
고시생모임은 “기존 25개 로스쿨은 법적 지식이 전무한 학생을 3년 만에 이론과 실무를 모두 마치도록 기형적으로 설계돼 실력이 형편없는 변호사가 쏟아져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데 야간교과과정 또는 방송을 통해 우수한 법조인이 양성될 수 있다면 고액의 학비가 드는 기존 25개 로스쿨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민주당은 즉각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방통대와 야간 로스쿨이 도입되는 경우 로스쿨 서열의 최하위에 자리 잡게 될 것이며, 정성평가 방식의 선발이 유지되는 한 의사나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에게만 유리한 제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고시생모임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통대·야간 로스쿨은 표만 끌어 모으겠다는 것”이라며 “가짜 공정을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 공작을 중단하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예비시험 도입 공약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