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발전, 조직 성과로 이어지도록” 전문성 향상 노력
어떤 상황이든 ‘매일 공부하기’ 목표로 삼고 흐름 유지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행정사 제7회 시험에 합격한 김훈규(33세)입니다. 수석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합격 수기를 적는 것이 조금은 쑥스럽습니다. 그러나, 수석 합격수기, 최연소 합격수기, 최단기 합격수기도 좋지만 저와 같이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준비한 수기도 현재 시험을 준비하고 계신 또는 준비를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용기를 내어 봅니다.
합격수기를 작성하신 많은 훌륭한 분들과 다르게 글 쓰는 재주가 좋지 않으므로 글이 다소 매끄럽지 않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저의 글이 어느 분께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수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 시험 진입시점 상황
저는 숭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였고 하이트진로(주)에서 법률자문, 소송수행 및 지원 업무를 8년째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종 사고 발생시 사람의 신체에 발생한 손해 또는 손해배상금액을 계산·산정하는 손해사정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이외 타 자격사 시험을 2년간 준비한 경험이 있습니다(2년 중 1년은 행정사 시험과 병행하였습니다). 법에 관하여 전혀 접하지 못하였던 분들보다는 시험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고 회사에서 업무(법률검토)를 하면서도 관련 법률을 항상 접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습니다.
3. 시험을 준비한 이유
시험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시험을 왜 준비하는지”에 관하여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장인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는 많은 합격수기에서 볼 수 있듯이 회사생활의 불만족, 퇴직 또는 이직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시험을 준비한 이유는 현재 맡은 업무에 있어 저만의 전문성을 갖추고 싶었습니다. 전문성을 갖추는 것과 자격증이 반드시 관련이 있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구체적 목표가 없이 공부할 경우, 도중에 그만두거나 성취감이 없고 결국 이도저도 안될 것 같아 관련 자격증을 정하여 공부하면서 분야지식을 쌓고 더불어 취득까지 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처음 법무팀에 소속되어 담당한 소송이 손해배상청구소송 이었습니다. 상대방을 통해 손해사정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상대측 손해사정사가 제출한 산정내역 등 상대방과의 공방과정을 통하며 손해사정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내심 “내가 우리 회사의 손해사정사가 되어보면 어떨까?”라는 마음을 갖게 되어 1년간 시험을 준비하였고 손해사정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행정사의 경우, 타 자격증 대비 상당히 많은 업무 범위를 갖고 있고 손해사정사와 호환하여 더 많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년간 준비했던 타 자격사(손해사정사와 호환이 가능한 자격증입니다).와 행정사의 시험과목이 상당수 중복되어 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4. 공부한 장소
모든 시험을 집에서 준비하였습니다. 직장생활과 병행하다보니 규칙적인 시간에 공부하기가 어려워 독서실을 활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TV시청을 즐겨하지 않고, 게임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공부를 하더라도 큰 유혹 없이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어 식사 해결이 편했고, 원할 때 언제든지 바로 책상에 앉아 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독서실 특유의 긴장감은 없어 그런 분위기에서 집중력이 발휘되는 분들께는 집에서의 공부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여름에는 집에서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늘어지고 축축 처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근처 카페나 공공기관(학교 등)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여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5. 직장생활과 시험
직장인에게 시험 준비에 대한 뚜렷한 목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소속 회사의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직장인수험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이직 또는 퇴직하려고 공부하는 건 아닌지 등 오해로 인한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시험을 위한 연차사용 등일 것입니다. 제가 재직 중인 회사는 직원 개인의 발전, 역량개발을 적극 권장·지원합니다. 특히 연차사용을 할 경우 남아있는 직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저의 경우 선배님들께서 저의 공백에 대한 서포터를 충분히 해주셨고 진심으로 응원해 주셨습니다. 더불어, 퇴근 시간에 컴퓨터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PC-OFF 시스템, 건전한 회사분위기 등 직장생활과의 병행이 큰 무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업 수험생의 경우, 시험을 준비하여 합격하지 못하면 시간적·물질적·정신적 타격이 있어 더 부담이 될 수 있겠으나, 직장인은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적어도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할 곳이 있다는 안정감이 불합격에 대한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덜게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6. 공부 시간 등
새벽에 일어나 공부하고 출근, 퇴근 후 공부하는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지만 어느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회사의 상황에 따라 업무가 많이 바쁘거나, 회식이 있는 시기는 새벽에 일어나 공부 후 출근하고 여유가 있는 시기에는 퇴근 후 공부를 하는 것이 과목을 누락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으며, 다음날 체력적으로 덜 무리가 갔던 것 같습니다. 개인의 체력, 집중력, 회사여건 등에 따라 시간차이가 존재할 것 같고 이러한 부분이 직장인수험생의 고질적인 어려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부시간이 회사상황에 따라 달라지더라도 제가 반드시 지키려 했던 한 가지는 매일 매일 공부하기였습니다. 매일 공부를 하여 그 흐름을 끊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계획을 모두 지킬 수 없지만 반만이라도 보거나 정독이 아닌 속독으로(대략적으로) 훑는 등 건너 띄는 날 없도록 신경 썼습니다. 가령, 약속이 있다면 퇴근 후 인근 PC방에라도 가서 그날 계획되어 있는 인강을 시청하고 친구들을 만나거나, 새벽에 졸다 깨다 하면서 보더라도 매일 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이 습관들이 중간 중간 현재 수준을 불안해하거나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심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 같습니다.
7. 공부기간
저는 2018년 타 자격사 2차시험 불합격 후 다시 2차를 준비하였고 11월부터 행정사 준비를 병행하였습니다. 행정사 과목 및 기간별 공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1차(3과목) : 민법총칙, 행정법, 행정학개론
2차(4과목) : 민법계약, 행정절차론, 행정사실무법, 사무관리론
11월 ~ 12월 : 1차 전 과목 기본이론
1월 ~ 2월 : 1차 전 과목 심화이론, 2차 전 과목 기본이론
3월 ~ 4월 : 1차 전 과목 문제풀이
5월 : 1차 전 과목 실전모의고사 및 기출문제, 2차 전 과목 기출문제
6월 ~ 8월 : 2차 전 과목 핵심이론 및 집중작성, 요약집, 서브노트
9월 : 요약집, 서브노트, 일일특강 및 실전 모의고사
강의는 인터넷을 통해 수강 하였고, 예습은 시간적으로 충분치 않아 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시청한 인강은 적어도 바로 다음날까지는 복습하였습니다. 타 자격사 시험과 병행하며 준비하였기 때문에 최소한의 시간만을 투자하였습니다. 1차는 평균 70.66점으로 합격, 2차는 평균 65.66점으로 합격하였습니다.
1차 시험의 경우 연차사용 없이 응시하였고, 2차 시험의 경우 시험일(9/21) 전 2주간 개인연차를 사용하여 시험 막바지의 회독수와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8. 1차(70.66점) 시험
다수의 합격자가 있다면 그만큼 다양한 합격 방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기 다른 지능, 지식, 능력, 경험, 환경 속에서 시험을 준비하므로 합격을 위한 단 한가지의 방법만이 존재할 수 없을 것이며, 현재 나의 상황과 적합한 공부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모든 시험과정에 첫 단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실강을 듣기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였고, 많은 학원 중 저에게 맞는 학원을 선택하여 전 과목을 인터넷 강의를 통해 수강하였습니다. 저처럼 전 과목을 모두 한 학원에서 수강하는 것 보다 많은 교수님의 강의샘플을 미리 들어보고 과목마다 다른 교수님을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시험 초기에 강의샘플을 구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대략적인 방향만 잡아주신다면 이후 공부는 저에게 달려있다 판단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대세 학원이라 판단한 학원(종로 P학원)을 선택하여 전 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행정사 1차 시험은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지만, 기출문제를 섞어 내거나 재 출제 되는 경향이 아니어서 문제은행식 기출을 암기하는 방법은 옳은 공부방법이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출근 전 새벽과 퇴근을 이용하여 강의를 들었고 복습은 전날에 수강한 과목을 하였습니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강의 교재도 훌륭하지만, 개념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수업마다 제공되었던 교수님께서 만드신 서브자료였습니다. 방대한 양을 요약한 서브자료는 회독수를 높이고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함에 효과적이었습니다. 특히, 출퇴근시 교재를 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간략한 프린트물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 편리하고 머릿속에 오래 남았던 것 같습니다.
1~2월은 2차 과목 이론수강도 함께 해야 해서 공부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출문제에서 문제가 나오진 않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 기출문제를 풀지 않고 넘기기는 마음이 편치 않아, 막판 시험을 앞두고 모두 풀었습니다. 11월 ~ 3월까지 이론강의와 심화강의를 들었지만, 2차 시험과 병행하며 다소 공부가 부족했는지 4월부터 집중적으로 문제를 풀었는데, 그동안 들었던 이론내용을 실전문제에 적용하여 정답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행정법의 경우 마지막까지도 저를 괴롭혔던 과목이었습니다. 민법의 경우, 학원 강의만 커리큘럼대로 따라가도 기출문제를 풀었을 경우, 다 맞거나 1~2개 정도 틀렸고 실제 1차 시험에서도 88점을 획득하였으나, 행정법의 경우 기출문제 및 모의고사 점수 등락폭이 너무 컸습니다. 시험 마지막까지도 가장 긴장을 했던 과목이었고, 최종 시험에서도 56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처음 공부하는 과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채점하는 그 순간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던 과목이었습니다. 행정법이 다른 법 과목과는 조금 다른 법 구조를 갖고 있어 충분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행정학의 경우, 다른 과목보다 범위가 방대하였지만 역사 공부처럼 내용이 이어지고 학자들의 주장이 흥미롭고 재밌었던 과목이었습니다. 대략 중요한 부분을 구별할 수 있는데, 회독수를 높여 흐름대로 기억함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1차 과목을 총평하자면, 민법의 경우, 많은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는 암기할 것, 행정법의 경우, 많은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정법에 대한 개념정립을 우선할 것, 행정학의 경우, 양이 방대한 만큼 반드시 챙겨야 하는 부분과 버려야 하는 부분을 과감히 구분하여 선택과 집중으로 회독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9. 2차(65.66) 시험
공부를 시작하기 전, 행정사 시험에 관하여 사전조사를 하였고 시험을 통한 합격자 배출이 타 자격시험 대비 오래되지 않아 비교적 쉽게 취득할 수 있겠다는 선입견이 있었으나, 막상 2차 시험을 준비해보니 결코 수월하진 않았습니다. 동차로 2차까지 준비하기 위해 5월 1차 시험 후, 바로 2차 과목을 시작하였지만, 2차 시험일까지 약 4개월이 채 남지 않아 2월에 공부하였던 기본이론 과목이 거의 기억나지 않았고, 이해를 하더라도 논술로 현출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회사에서 법률검토를 하며 어떠한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조문 및 판례를 근거로 의견을 도출해옴이 이번 서술시험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업 수험생들이 저보다 더 많은 서술답안을 작성하고 시간을 투자 하였겠지만, 그 시간과 노력의 차이를 업무(법률검토)를 통해 줄일 수 있었습니다.
논술 시험을 준비하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머릿속으로 문제에 대한 답안을 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써보려면 장소, 시험지, 시간 등이 필요하지만, 생각하는 것은 이동 간, 잠자기 전 등 언제나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 손해사정사를 취득할 때도 많이 사용했던 방법으로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실제 답안을 써볼 시간이 부족한 만큼 머릿속으로 또는 입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답안을 그려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잘 안되었는데 교수님들이 작성한 많은 모범답안을 읽고 외웠던 것이 구조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답안을 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을 때에는 쟁점이 무엇인지, 그 쟁점에 대한 답안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논술로 쓰려면 어떻게 풀어나갈지 막막하고 펜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각 과목마다 자주 사용되는 답안 구조를 익혀놓고 그 구조를 기본으로 살을 붙여보니 생각지 않게 답안 분량이 적거나 엉뚱한 내용을 쓰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민법(12장 작성)은 손해사정사, 타 자격시험, 회사 업무에서 많이 접했던 과목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시험 전 약 한 달 정도 시간을 갖고 전 범위를 요약하였습니다. 각 쟁점을 중요도에 따라 A, B, C로 나누고 가능하면 쟁점 하나 당 A4용지 반 페이지에 키워드 중심으로 요약정리 하였습니다. 반드시 외워야 하는 쟁점을 정리하니 40페이지로 축약할 수 있었고, 시험까지 10회 이상 반복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은 이번 출제문제 중 불의타였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권리금 회수관련 문제는 시험 직전에 회사에서 법률검토를 했던 문제였습니다. 덕분에 43%로 과락률이 가장 높았던 민법에서 210점을 취득하여 만족스런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행정절차론(12장 작성)의 경우 내용이 어렵지는 않으나, 행정절차법, 행정조사기본법, 개인정보보호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주민등록법, 행정규제기본법, 행정조사기본법, 질서위반행위규제법 등 수개의 법률을 모두 봐야 하는 등 범위가 방대하였습니다. 교수님이 올해 출제경향이 높은 법률을 A, B, C,급으로 구분해 주셨지만 특정 법만 찍어서 공부하는 것은 매우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찍어서 공부하지 않고 전체를 눈에 바른다는 생각으로 학원에서 제공해 준 요약집을 다독하였습니다. 실제 시험에서 불의타였던 행정규제기본법상 규제개혁위원회 관련 문제와 행정조사기본법상 행정조사 관련 문제는 제가 임의로 선별하여 공부하였다면 못보고 지나칠 가능성이 높았지만, 모든 범위를 다독한 만큼 어느 정도는 구성을 갖춰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업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책임이 강화되며 회사에서도 이미 검토를 하였던지라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문제도 어렵지 않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절차론은 234점을 취득하여 2차 과목 중 가장 고득점한 과목입니다.
사무관리론(13장 작성)은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과목이지만 노력만큼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습니다. 특별한 이해가 필요하지 않고, 단순암기가 기본이 되어야 문제를 풀 수 있는 만큼 암기하지 못한 문제가 출제될 경우, 백지를 내거나 전혀 연관이 없는 답안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작성해야 할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주요쟁점을 모두 외우려했으나, 법 과목의 경우, 어느 정도 서로 연관이 있어 회독수를 높이면 볼수록 눈에 익었는데, 사무관리론의 경우 많은 내용을 볼수록 오히려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고 더욱 뒤섞여 머리 밖으로 현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기출된 문제를 제외하는 등 출제가 가능한 문제를 심도 있게 추렸으나, 시험 당일 출제된 모든 문제가 불의타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A급으로 외었던 문제는 출제되지 않고 B, C급으로 외운 문제들만 출제가 되어 절망하였습니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총 13장을 작성하여 192점을 취득하였습니다.
행정사실무법(10장 작성)의 경우 교수님께서 방대한 범위를 단권화를 해주셔서 공부하기가 편리하였습니다. 행정사실무법은 과목이름으로 볼 수 있듯이 소청심사나 토지보상 절차 등 행정실무에 필요한 내용인 만큼 법률적으로 깊이 있는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 경향이며 내용도 많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독을 기본으로 하였고 단권화에는 판례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쟁점에 이슈화 되었던 관련 판례를 정리하여 참고자료를 서브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비송사건절차법의 경우 총칙을 제외한 민사(民事)비송과 상사(商事)비송은 범위가 상당히 많아 수험생중에서도 민사비송·상사비송을 아예 포기하고 행정사법, 행정심판제도, 비송사건절차법 총칙 등 이외 부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시험 시행 이후 비송 각칙이 한 번도 출제되지 않아 올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판단하여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시험 마지막에도 민사비송·상사비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만큼 시험에 꼭 출제되길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각칙은 올해 출제되지 않았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1-1문제인 행정심판의 관할 문제를 비송사건의 관할로 잘못 해석하고 엉뚱한 답안을 작성하였습니다. 마지막까지 과락을 걱정했던 과목이었으며, 실제로도 4과목 중 가장 낮은 점수를 획득하였습니다.
10. 시험을 위한 팁(TIP)
① 全과목 회독속도 높이기
시험 전 1일 동안 전 과목, 그 이전 2일 동안 전 과목, 그 이전 4일 동안 전 과목, 그 이전 8일 동안 전 과목 등 시험에 가까워질수록 전 과목을 모두 공부하는데 투입되는 시간이 줄 수 있도록 정리 및 범위를 좁혀 회독속도를 높이려 노력하였습니다. 많음 범위를 보더라도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답안지에 현출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시험이 다가올수록 많은 범위를 붙잡고 있는 것 보다 정리를 하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버려 회독속도를 높여 휘발성을 줄임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험생이 과감하게 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저 또한 이 부분을 매끄럽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② 다독하기
과목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중간 중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이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붙잡고 있기보다 표시를 해두고 넘어가고 다음에 다시 그 부분을 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던 부분도 다시 볼 때 이해가 되는 경우가 있고, 그 부분만을 보았을 때,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전체를 봄으로써 관련성을 발견하거나 해석에 도움이 되어 오히려 쉽게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처음 한 번 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다독할수록 보는 시간이 줄어들고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1회독할 때 검정색, 2회독 때 빨간색, 3회독 때 형광펜 등 펜이나 형광펜의 색을 달리하여 회독하면 현재 몇 회독했는지와 중요한 키워드가 무엇인지 쉽게 분별할 수 있습니다.
③ 대세 강의 수강하기
가능하다면 가장 많은 수험생이 듣는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의타가 나왔을 경우, 모두가 답안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다면 다행이지만 모두가 잘 작성한 답안을 나 혼자만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다면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 시험에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특히 행정사 시험은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다양한 수준의 수험생이 존재하고 과락이 많으므로 남들이 모르는 부분을 공부하여 점수를 획득하는 것 보다 대부분이 알고 있는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공부함이 합격에 유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④ 실전 모의고사 응시하기
인강으로 공부하는 수험생의 경우, 2차 과목 실강을 듣는 학생들보다 모의고사를 풀어보거나 직접 써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실강생들은 상당히 많은 모의고사를 치루고, 첨삭 받고, 시험 환경에 익숙합니다. 따라서, 시험 전 적어도 6회 정도는 반드시 주말을 이용하여 학원에서 타 수험생과 동일한 조건에서 모의고사를 풀어봄을 권해 드립니다. 현재 나의 위치와 경쟁자들의 수준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막판에 의지를 다잡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⑤ 복습하기
예습과 복습을 모두 하면 좋지만, 어려울 경우 복습은 꼭 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특히, 인강은 복습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쉽게 잊히는 등 휘발성이 더 강합니다. 복습은 가능하면 당일 또는 다음날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빨리 복습을 할수록 복습효과가 크고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⑥ 포스트잇 활용하기
잘 외워지지 않는 내용은 포스트잇을 통해 간략히 정리하여 벽에 붙여놓고 공부 시작 전 또는 마치고 훑어보았습니다. 바로 외워지진 않지만 반복해서 본다면 외우는 것을 넘어 해당 내용이 어느 벽에 위치하는지도 머리에 그려지는 놀라움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⑦ 시험 전 충분한 수면 취하기
올해 동차를 준비한 만큼 시간적으로 부족하여 시험을 앞두고 2주 연차를 냈습니다. 2주 동안 새벽까지 공부하고 오전에 짧게 취침을 하였는데, 이전 손해사정사 시험도 마찬가지로 대중없이 책상에 앉아있다 보니 막상 시험 하루 전에 밤낮이 바뀌어 매우 고생하였습니다. 시험일이 다가오고 집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밤낮이 바뀌곤 하는데, 이를 바로 잡지 않고 시험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실제 시험에 집중력이 떨어져 그간 공부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시험 앞두고 약 3~4일 전부터는 실제 시험 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저녁에 취침하고 일찍 일어나 몸이 그 시간을 기억하게 해야 합니다.
⑧ 전략적으로 연차 사용하기
여문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추수는 한해 농사 중 가장 중요한 작업일 것입니다. 시험도 마찬가지로 시험기간 동안 열심히 공부한 내용을 시험당일 모두 현출하기 위해 시험 막바지에 정리 등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 직장인의 경우 회사 분위기에 따라 연차사용이 제한적일 수 있을 것인데 시험 전 최소 1주일은 연차를 사용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기휴가와 연차를 합쳐 2주 연차 사용으로 막판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이는 사용할 연차가 남아 있더라도 부서 동료들의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므로 연차사용을 미리 말씀드려 연차사용으로 부재 시 남아있는 동료에게 업무적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⑨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공부하면서 무슨 운동이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운동이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더운 여름과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체력관리가 되어 있지 않다면 뒷심이 부족하게 됩니다. 저는 운동을 오랫동안 해서 일반인보다 좋은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시험기간에는 주말 등을 이용하여 일주일에 3일정도 운동하였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없고 헬스, 요가, 스트레칭, 달리기 등으로도 충분합니다. 땀을 쭉 빼고 나면 오히려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머리가 맑아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⑩ 포기하지 않기
내가 모르고 어려운 문제는 신기할 정도로 남들도 힘들어 합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아는 문제가 나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대부분 불의타는 있기 마련입니다. 시험날 불의타가 출제되면 펜을 놓고 싶은 마음이 밀려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문제를 힘들어 할 것이고 완벽한 답안을 쓰는 수험생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그 순간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근거로 논리적인 답안을 작성한다면 상대평가에서 경쟁자들보다 분명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합격에 가까워 질 것입니다. 우리 시험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인 만큼 완벽한 답안보다 경쟁자들보다 나은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의 합부(合不)를 떠나 불의타란 두려움과 허탈감에 사로잡혀 그 동안 노력한 스스로에게 배반행위는 해선 안 될 것입니다.
11. 합격수기를 마치며
저는 다른 합격자분들과 달리 행정사로 개업을 할 계획은 없습니다. 행정기관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수많은 행정제도 및 처분이 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행정법률과 관련하여 속한 기업의 편익과 권익을 도모하는 “사내 행정법률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업계 1등 기업이자 최초로 100년 대기업을 앞두고 있는 회사의 성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금도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영업, 생산, 관리 선·후배님들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맡은 직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이 되려합니다.
행정사는 전업수험생은 물론 최근 타 자격사 보유자 또는 직장인들에게도 관심이 높아지는 자격증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기 단계로 변수가 많은 만큼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취득할 가능성이 높은 자격증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각기 다른 목적과 이유로 시험을 준비하며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할 것인데 저의 글이 행정사 시험을 준비할지 선택의 기로에 선 그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시험이든 목표를 가지고 정진하는 그 행위는 결코 낮게 평가될 수 없고, 노력한 자신은 결과와 상관없이 떳떳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들 하나만을 위해 살아가시는 아버지 김성호, 어머니 김장희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시험 준비하느라 잘해주지도 못한 남자친구 옆에서 챙겨주고 기도해준 나래야 사랑한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 여러분께서 행하는 모든 일들과 가정에 능력주시는 주님의 축복이 깃들길 기대합니다.
수험기간 동안, 제 머리위에 붙어있던 글귀로 이 글을 마칩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김훈규
제7회 행정사시험 합격 /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하이트진로(주) 법무팀 재직 / 손해사정사‧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