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전해드린 각 수습처에서 실제로 수습 변리사가 실제로 어떠한 일을 행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특허사무소에서 변리사가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한데, 크게 특허출원 업무, 산업재산권 관련 심판 소송 등의 분쟁 업무 및 법률상담으로 구별할 수 있다. 특허출원 업무는 의뢰인의 부탁을 받아 특허명세서를 만들어 특허청에 출원을 대행해주는 일이다. 분쟁 업무는 권리의 분쟁에 관한 업무, 즉 심판, 소송 등을 대리하는 것이며, 법률상담 업무는 특허 등과 관련한 계약, 라이센싱 등에 관해 법률을 자문하고 대리하는 일을 한다.
심판 소송의 경우에는 고부가가치의 업무이며, 해당 클라이언트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고 고도의 법률지식과 소송기법이 적용된다. 주로 해당 사건의 기술 분야를 전공한 변리사들이 행하게 되는데 기술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심판관이나 판사를 설득해 승리로 이끌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심판 소송의 경우에는 사무소의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주로 경험 많은 변리사들이 전담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습 변리사에게 그 담당이 배정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선배 변리사들의 심판 소송의 보조로 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최대한 많이 경험해 보는 것이 유익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출원 업무는 또 다시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국내 출원인이 한국 특허청에 출원하는 국내 출원인 국내 대리 업무로 이를 일반적으로 “국내(domestic) 사건”이라고 부른다. 두 번째는 해외출원인이 한국 특허청에 출원하는 해외 출원인 국내 대리 업무로 이를 일반적으로 “인커밍(incoming) 사건”이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국내 출원인이 해외 특허청에 출원하는 국내 출원인 해외 대리 업무가 있는데, 이를 일반적으로 “아웃고잉(outgoing) 사건”이라고 부른다. 수습 변리사들이 사무소에 들어가서 실무 수습을 받는 경우에 주로 이러한 출원 업무를 행하게 된다.
변리사가 국내 사건을 하게 될지, 인커밍 또는 아웃고잉 사건을 담당하게 될지는 앞서 설명한 수습을 받게 되는 실제 사무소의 성질에 따라 달라진다. 인커밍을 주로 하는 사무소, 국내사건과 아웃고잉을 주로 하는 사무소, 이를 병행하는 사무소 등으로 사무소의 성질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습을 받을 때 사무소를 선정하는데 자신의 적성에 따라 잘 선택해야 한다.
각각의 사건에 대해 내가 느끼는 바를 간략히 설명하겠다. “국내사건”의 경우 국내 클라이언트를 만나서 발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대한민국 특허청에 출원하게 되는 업무이므로, 외국어 능력 보다는 국내 클라이언트를 만나서 발명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이해력과, 이를 한국 특허법에 맞춰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기한 내에 출원해 줄 수 있는 순발력 등이 중요하다. 또한, 클라이언트와의 업무 또는 업무 외적인 인간적인 관계가 업무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인커밍 사건”의 경우는 해외의 클라이언트(주로, 기업체)의 발명을 대한민국 특허청에 출원해주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번역 업무와 함께 이루어진다. 해외 클라이언트(미국, 일본, 유럽 등)의 각 해당 언어로 작성된 발명에 대한 문서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이를 대한민국에서 특허 받을 수 있는 형식으로 변환시키는 일이 수반되므로, 그 해당 언어에 대한 외국어 실력이 필요하며, 고도의 외국어 실력이 있다면 해외 클라이언트와의 레터 및 연락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크게 펼칠 수 있는 분야라 생각된다. 인커밍 사건은 또한 그 수가가 높은 편이여서, 주로 대형 사무소에서 행하고 있다.
“아웃고잉 사건”의 경우에는 대한민국 특허청에 출원하는 것이 아니고 외국의 특허청에 출원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에서의 발명을 외국(주로, 미국, 일본, 유럽, 중국)의 현지 대리인에게 송부하여 그 현지대리인이 그 외국법에 맞추어 출원하게 되는 업무이다. 즉,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아웃고잉이 되는 것이며, 그 현지 대리인의 입장에서는 인커밍이 되는 것이다. 이 분야 역시, 한국어로 되어 있는 특허 문서 등을 해당 외국의 언어로 번역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이 요구되며, 영역, 일역 등이 행해지기 때문에 사견으로는 인커밍보다 높은 수준의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습 변리사들은 어느 정도 훈련 과정을 통해 각 업무 분야에 투입되며, 그 분야에서 자신의 경험을 쌓게 되는데, 점차 국제적인 지적재산권의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어느 분야가 특히 유망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또한 변리사들이 참여할 만한 기술거래, 기술 가치 평가 등 새로운 시장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여 그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제안을 드리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오택원전문기자 제39회 변리사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