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존치TF·정치압력 의혹에 로스쿨단체 발끈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 및 대국민 사과’ 촉구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가 산하에 사법시험 존치 TF를 두고 고시생단체 등과 유착 및 재정지원, 정치적 압박 의혹이 보도되자, 로스쿨 측이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 법조인 협회’(회장 김정욱, 이하 한법협)는 8일 “이번 의혹에 대한 대한변협의 해명이 필요하며 사태 해결을 위해 한법협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한법협은 먼저 대한변협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한변협은 법률상 ‘변호사의 품위를 보전하고, 법률사무의 개선과 발전, 그 밖의 법률문화의 창달을 도모하며, 변호사 및 지방변호사회의 지도 및 감독에 관한 사무를 하도록 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정단체’라는 것. 또 회의 운영에 있어서 변호사의 공공성, 법치주의의 확립,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한법협은 이어 “현재 등록 변호사 수가 2만명을 넘었고 그 중 5천명이상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라며 “그럼에도 대한변협은 다수의 연수원 출신 변호사의 이익만을 대변하면서 별도로 사시존치 TF를 구성, 고시생 모임 등 연관단체를 활용해 정치계를 압박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TF가 ‘사시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이 기자회견을 열도록 하고 교통비와 식비 후원 등을 검토했다는 의혹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의혹에 대한 직무 및 회계 감찰의 실시를 대한변협에 요청했다.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대한변협과 한법협이 공동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
한법협은 “대한변협의 책임있는 응대를 기대한다”면서 “더 이상 기득권 지키기에 힘쓰지 말고 법조시장 선진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법조시장 내에 차별을 조장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오수근) 또한 같은 날 “야당 국회의원을 오랑캐로 보는 대한변협”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관계자 엄중 문책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야당에 대해서는 ‘친노 vs 비노 구도 以夷制夷(이이제이)’라는 표현을 쓰며 비노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입법을 추진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주목했다.
로스쿨협의회는 “로스쿨은 법조계의 선진화를 위해 수년간 노력한 결과이고 여야가 합의하여 도입된 것이지 ‘친노’, ‘비노’로 편가름 할 대상이 아니다”면서 “이런 식으로 국회가 만든 법률을 폄하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 大事(대사)는 뒤집어지기를 반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누구보다도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할 법률가 단체가 저급한 정치적 행동을 보이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특히 국회의원을 압박하기 위해 교통비, 식비 등을 제공하며 고시생들을 동원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대의민주주의를 농락하는 저열한 행동으로서 대한변협이 법률가 단체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