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합격자 인터뷰-김동관·김영신 부부 "서로 페이스메이커 역할이 합격의 원동력" "소수계층을 이해하고 정감있는 법조인 되고 싶다" 올해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 가운데 공인회계사 부부가 동시에 합격해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동관-김영신씨 부부로 78년생 동갑내기. 특히 김씨 부부는 97년 광주과학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고교·대학 동창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한 사이로 지내다 2003년 결혼에 골인한 잉꼬부부. 김씨 부부는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해 국내의 대형회계법인에 2005년과 2004년까지 재직하다 사법시험에 도전하여 2년이라는 단기간에 합격의 영광을 얻었다.
김씨 부부는 수험생활 하는 동안 직장생활 하면서 모아놓은 돈으로 빠듯하게 생활했다. 이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들고 건강도 나빠져 합격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힘들고 지칠 때마다 서로에게 동반자이자 선의의 경쟁자로써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김씨 부부는 늘 같이 공부하면서 "공부가 독서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집에 와서도 잠들기 직전까지 토론이 벌어지기 일쑤였다"며 "서로 마음에 쏙 드는 '생활스터디원'으로서 힘들 때 의지할 수 있었다는 점이 합격을 앞당긴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관씨의 동생 김경탁씨도 2003년에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해 집안에 3명의 공인회계사가 나와 '고시집안'의 말을 듣게 됐다.
-합격소감은 김동관(이하 동관): 힘들었던 수험생활을 견뎌내고 합격하여 너무 기쁘다. 그리고 둘 다 같이 합격하여 정말 다행으로 생각한다.
김영신(이하 영신): 지난 4년간 그토록 바래왔던 일이 결실을 맺게 되어 무척 기쁘다. 공부하는 동안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컸기에 합격을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있는데 왜 어려운 사법시험을 도전했나? 동관: 어린 나이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여 사회경험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고객과의 상담시 민법이나 부동산관련법 등의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법학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왕에 법학공부를 하는 김에 사법고시라는 목표를 정하여 매진하였다. -두 사람 모두 과학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 출신인데 주위에서 외도(?)라고 만류는 없었나?
동관: 주위에서 특별히 만류하지는 않았다. 저는 법조계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현재 도입이 확정된 로스쿨의 취지도 그러하다.
-사법시험에 도전할 때 양가의 반응은 동관: 공부를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양가 부모님께서 많은 걱정을 하셨지만, 막상 공부를 하겠다고 하자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셨다.
-어떻게 결혼까지 이르렀고 결혼 몇 년차에 합격하게 됐나 동관: 고등학교 때부터 맘이 통하는 절친한 사이로 서로 좋아하였기 때문에 나이가 들고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결혼하게 되었다. 결혼은 2003년에 하여 결혼 5년차에 합격하게 되었다.
"1차, 실천처럼 모의고사 많이 풀어" "2차, 남들에 비해 항상 과하게 공부" Q. 비전공자로 2년만에 합격했는데 공부는 어떻게 했나
동관: 1차시험 대비(05년 4월∼06년 2월)는 짧은 기간 동안 기초부터 실전까지 닦아야 했으므로 기본강의를 듣는 동안은 최대한 복습시간을 확보하여 그 날 배운 것은 그 날 이해하도록 노력했다. 복습을 하루도 밀리지 않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기본강의를 마친 8월에는 선택과목과 민법 1회독을 더하였고, 진도별모의고사가 시작되는 9월 이후에는 스터디를 조직하여 학원과 동일한 스케쥴로 시간을 재어 실전처럼 모의고사를 매일 보았다. 12월 이후에는 단권화된 기본서를 계속 반복하면서 아내와 함께 전범위 모의고사를 과목별로 돌아가며 매일 풀었다. 이때 실전 대비로 시간을 정확하게 재어 모의고사를 많이 푼 것이 1차 단기 합격에 주효했던 것 같다.
2차시험 대비(06년 3월∼07년 6월)는 1차시험 후 채점결과 합격이 예상되어 바로 동차반 학원을 수강했다. 후사법을 처음 접해 동차반이 버겁기도 하였지만 자칫 게으름을 피울 수도 있는 예비순환 시기를 긴장감 있게 보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첫 2차시험 후 1순환 때에는 부족한 과목만 학원을 수강하고 스터디를 조직하여 사례집에 있는 문제로 모의고사를 보았다. 2순환때에는 모의고사-강평반에 등록을 하여 답안작성연습과 단권화에 주력하였다. 그리고 3순환때에는 only-모의고사반에 등록하여 실전대비와 개인공부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때 모의고사를 거의 빠지지 않았으며 시간도 지키도록 노력하였다. 4순환 이후부터는 4-2-1을 목표로 진도를 나갔으며 학원모의고사는 받아다가 목차만 잡고 쟁점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활용하였다. 시험 전날에는 대강이라도 기본서 전범위를 보고 다음날 시험을 임하여 불안감을 줄였다. 2차 때는 남들에 비해 항상 과하게 공부하려고 했던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
-나름대로 합격의 비법이 있다면
동관: 공부하면서 합격수기를 틈틈이 읽으면서 공부의 방향과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스톱워치를 사용하여 모의고사를 보고, 공부하는 중에도 사용하여 공부시간을 최대한 확보하였다. 학원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강의는 적극적으로 수강을 하였고, 수강을 하지 않더라도 2차의 경우는 순환별 학원스케줄에 맞춰 공부 스케줄을 짰다. 영신: 2차의 경우 예비순환때부터 동차를 노린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였고, 한번 이해가 되면 암기에 집중하여 중요한 판례나 목차는 두문자를 활용하여 암기하였다. 또한 1, 2차 모두 학원스케줄에 맞춰 모의고사에 꼬박꼬박 응시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부부로 늘 같이 공부를 했을텐데 장단점은
동관: 공부가 독서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집에 와서도 잠들기 직전까지 토론이 벌어지기 일쑤여서 휴식을 취할 새가 없었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하지만 서로 마음에 쏙 드는 '생활스터디원'으로서 힘들 때 의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장점이 훨씬 더 컸던 것 같다.
-수험생활 중 좋았거나 힘들었점 점을 꼽는다면 동관: 솔직히 합격하기 전까지는 좋았던 점은 별로 없었다. 합격으로 보상받아 다행이지만 수험생활동안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건강도 많이 나빠졌으며 합격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커서 잃은 것이 많은 것 같다.
-수험생활 중 부부싸움은 없었나 동관: 2차 공부하면서 초반부에 부부싸움이 종종 있었다. 아내가 2차 공부를 막연히 두려워하여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했고, 저 역시 아내를 배려해줄 정도의 여유는 없어서 작은 일에도 다툼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부부싸움도 같이 공부하는 처지여서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화해됐다.
-공부가 안 되는 날엔 어떻게 보냈나 동관: 주말에는 공부를 하지 않고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기 때문에 공부가 안 되는 날에도 주말을 기다리면서 참고 공부하였다.
영신: 공부가 안되는 날에는 공부를 안하더라도 독서실자리를 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럴 때면 독서실 책상에서 소설책이나 만화책을 읽기도 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떻게?
동관: 아내와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도 하며 주말에 늦잠을 자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였다. 영신: 주변에 사법시험은 아니지만 같이 고시 공부하는 친구들이 꽤있어서 주말이면 만나서 수다를 떠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가정생활은 어떻게 꾸려갔나 동관: 청소와 빨래는 주말에 몰아서 아내와 같이 하였으며 식사는 고시식당에서 해결하여 집안 일은 공부하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경제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동관: 다행히도 직장생활 하면서 모아놓은 돈이 있어서 빠듯하게나마 저희 스스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남편이 멋있어 보일 때는 언제인가
영신: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맡은 일을 잘 해내는 모습이 가장으로써 또 남편으로써 멋지다. 고시생활동안 남편이 노란풍선(마라톤에서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에 제가 합격할 수 있었고 이러한 남편이 항상 든든했다. -부인이 아름다워 보일 때는 언제인가 동관: 항상 밝게 웃는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들을 다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어떤 남편으로 비추어지길 원하나 동관: 지금까지는 공부한다는 이유로 집안의 가장 노릇을 제대로 못하였지만 앞으로는 아내에게나 곧 태어나게 될 아이에게 있어서 책임감 있는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란다.
-어떤 부인으로 비추어지길 원하나 영신: 일과 가정 중 어느 하나도 소홀하지 않고 모두 잘 꾸려나가는 아내의 모습으로 비춰지길 원한다.
-언제 가장 결혼을 잘 했다는 생각이... 동관: 마음 터놓고 고민을 얘기하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평생의 동반자가 생겼다는 점에서 항상 결혼을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합격 후 생활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동관: 10년간 정들었던(?) 신림동을 떠나게 되었다는 것과 당분간 공부보다는 가정 일에 충실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달라졌지만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다시 경쟁해야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법조인이 되고 싶은지
동관: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는데 앞으로 법조인이 되면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소수계층의 입장을 이해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하는데 힘쓰겠다. 영신: 저의 배려심이 많은 성격을 적극 활용하여 판사, 검사, 변호사 어느 것이 되던 당사자, 피고인, 고객의 입장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정감 있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동관: 저의 합격은 결코 저만의 노력으로 이루어 낸 것이 아니다. 공부하는 동안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준 아내와 언제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준 가족들, 같이 스터디를 했던 멤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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