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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밤샘 책 작업을 하노라면 새벽시간과 친해지게 된다. 낮에 책을 써보려고 노력했지만, 한여름의 무더위와 소음 때문에 몰두하기가 쉽지는 않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밤샘 작업에 익숙해졌고, 지금도 새벽의 문턱에서 책을 쓰고 있다. 시험 문외한에서 시작한 필자가 많은 분야의 수험서를 그 동안 집필하였고 공부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공부란 무엇인가? 공부를 하는 것은 자신과의 만남이란 생각이 든다. 나를 바로 들여다보게 되는데, 책상 앞에 앉는 것이 처음에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허리도 아프고 몸도 아프다. 눈도 아프고 잠도 쏟아진다. 자신을 이기지 못해 엎드려 자게 되고, 일어나 후회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이런 게 공부의 시작이다. 나도 그러하였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듭하였고, 깨닫고, 결심하고, 인내하는 시간을 거치니 시험 달인이 되어 간 것이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나는 누구이고, 지금 어디를 향해 가는지를 스스로에게 자주 묻곤 했다. 나도 그러하였고 다른 누군가도 처음에는 다 그렇게 실수와 깨달음을 반복하며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매미의 일생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저 요란하고 귀찮은 존재로만 알던 매미의 일생이란 인고의 시간이며 기다림의 삶이다. 약 7년이란 시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며 기다림을 갖다 7년째에 반나절의 탈피 과정을 거쳐 매미로 살아가는 것인데, 매미라는 이름으로 지내는 것은 불과 2주 정도로 그 시간 동안 자신의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다 그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매미의 땅 속 생활이 짧게는 4년 길게는 12년까지 되며 매미로 탈피하지 못한 채 땅속에서 번데기로 남아 죽어가는 경우도 많다. 인간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매우 짧은 시간일 수 있는 찰나에 불과한 매미의 삶이 인간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매미의 일생 속에서 수험생의 삶과 우리네 평범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수험생이 되기 전, 굳은 결심을 하고 공무원 수험세계로 뛰어들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도 모두 미루며 잠시 욕망의 끈을 잘라내려 했을 것이다. 그렇게 수험생이 되어 최대한 빨리 시험 준비를 마치고 원하는 합격을 꿈꾸었을 첫날이 있었을 것이다. 그날로부터 이제 얼마나 지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어떤 이는 1년이고, 또 어떤 이는 3년이 지나고, 다른 이는 5년이 지났다고 말한다. 믿어지는가? 지나간 시간이 어떻게 그리 빨리 흘러갔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가? 아주 오랫동안 공부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너무나도 많다. 매미의 일생을 이야기하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특별하다. 유홍준 시인의 시 하나를 소개한다.
오동나무 밑을 지나가는데 아이 하나가 온다.
동그랗게 말아 쥔 아이의 손아귀에서
매미 울음소리가 들린다.
얘야! 그 손 풀어
매미 놓아주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 평생 우는 손으로 살아야 한단다.
- 유홍준 시인의「 우는 손 」 중에서 -
시인은 매미의 화려한 삶이 길지 않으며 온전한 매미로 살기 위해 기다린 시간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나 역시 매미의 일생을 알고부터는 그 소리가 시끄럽지도 귀찮지도 않게 되었다. 수험생으로 살아가는 일이란 땅속에서 기다림으로 버틴 유충의 시간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 한 모금을 찾아 어두운 땅속에서 희망 하나를 부여잡고 기다리며 세상 밖으로 나갈 날들을 손꼽아 기다리던 유충은 수험생의 삶과 다르지 않다. 매미는 합격생의 모습이다. 땅 속에서 7년을 기다린 후 느꼈을 자유의 시간이었으며 환희의 율동이었을 것이다. 매미처럼 살아보자. 시끄럽게 노래도 불러보고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합격생으로 살아보자. 우리 인생에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이 과연 얼마나 될까? 늘 같은 일상이 어제처럼 흘러가고 특별한 것 없는 인생의 날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수험생이 되어야 공무원이 될 수 있기에 선택한 이 길에서 합격만이 유일한 탈출구라 여기며 살아온 우리들이다. 인고의 시간을 버티며 기다림의 초조함을 견뎌내며 지낸 시간이다. 합격을 바라는가? 합격을 하면 누릴 자유를 꿈꿔라. 고난의 시간이 지나고 있는가? 그 시간이 끝난 후 만날 아름다운 시간을 계획하라. 언제까지 수험생의 모습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수험생으로 사는 동안은 마음 안에서 울리는 여운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려는 의지를 찾아내라.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끊임없이 묻고 답을 구하라. 나도 할 수 있었으니 그대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 필기합격이라도 해 보고 싶다던 수험생의 말이 귓가에 남는다. 나는 힘주어 말하고 싶다. 합격은 그리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고 합격을 하는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고 말이다. 땅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버틴 매미처럼 나 역시 오랜 시간 서재에서 시험 연구를 하였다. 합격을 하기 바라는가? 열정을 가지고 있어라. 그리고 시험의 기술을 익혀라. 매미를 만나거든 겸손한 웃음으로 인사를 하자.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잘 버텨낸 너의 노래에 박수를 보낸다고.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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