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 공무원’으로 불리는 청년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환경을 이유로 조기 퇴직하는 젊은 공무원들이 급증하고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5년 미만 저연차 공무원의 조기 퇴직자 수는 2019년 6663명에서 2022년 1만 3321명으로 3년 사이 2배가량 급증했다. 이는 공직사회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순히 임금 인상으로만 해결하려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무원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함께 고려하여 종합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특히 일부 부서에서 나타나는 업무 비효율성, 경직된 조직문화, 그리고 성과와 무관한 연공서열 중심의 보상체계 등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과제들이다.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 요구에는 일리가 있다. 9급 초임 공무원의 실수령액이 19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 민간 대비 공무원 임금 수준이 83.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점 등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특히 악성 민원 대응, 과도한 업무량, 주말 비상근무 등 열악한 근무 여건을 고려하면 현재의 처우로는 우수한 인재를 공직에 유치하고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불어 공무원 연금 제도의 변화로 인해 젊은 공무원들의 노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과거 ‘철밥통’으로 여겨졌던 공직이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직장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일부 공무원들의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와 책임 회피성 행태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민간에서는 한 명이 하루에 감당할 일을 공무원 조직에서는 여러 명이 오랜 기간 끌면서 국민의 비판을 사기도 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직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도한 서류작업과 불필요한 결재 과정, 부서 간 소통 부재로 인한 중복 업무 등이 효율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또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과감한 결정보다는 무난한 선택을 우선시하는 보신주의적 문화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의 ‘칼퇴근 문화’와 책임 회피성 발언들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건 우리 소관이 아닙니다”, “전례가 없어서 어렵습니다” 등의 답변은 행정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더불어 성과와 무관한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 시스템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의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과 그렇지 않은 공무원 사이의 처우 차이가 미미하여, 전반적인 업무 효율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히 개별 공무원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공직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한 사안들이다. 따라서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은 반드시 업무 효율성 제고와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 병행되어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의 간소화, 성과 중심의 인사 및 보상체계 도입, 부서 간 협업 문화 조성, 그리고 공무원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교육 프로그램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공무원들의 직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단순히 임금 인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예를 들어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악성 민원 대응, 경직된 조직 문화 등에 대한 개선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공무원 처우 개선은 필요하지만, 이는 반드시 공직사회의 효율성 제고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한 임금 인상이 아닌, 공무원 조직의 구조적 개혁과 함께 추진되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공무원 노조, 그리고 국민이 함께 지혜를 모아 공정하고 효율적인 공직사회를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 과제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인재들이 공직을 선호하고, 국민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건강한 공직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