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변호사시험 때 관리위원...박영재 대법관 후보, 청문보고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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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변호사시험 때 관리위원...박영재 대법관 후보, 청문보고서 채택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4.07.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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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위원회 ‘1700명’ 심의...23년 1월 응시
당시 시험에서 낙방...“관여는 않았지만 우려 인정”
“관행·관례상 기조실장이 항상 위촉, 제도적 문제”
26일 임명동의안 경과보고서 채택...국회의결 남아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변호사시험 제10조(시험의 합격결정) ‘법무부장관은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 취지를 고려하여 시험의 합격자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의 심의 의견과 ... 의견을 들어야 한다.’

변호사시험법 제15조(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소관 사무) ‘1. 시험문제의 출제 방향 및 기준에 관한 사항 2. 채점기준에 관한 사항 3. 시험합격자의 결정에 관한 사항 4. 시험방법 및 시험시행방법 등의 개선에 관한 사항 5. 그 밖에 시험에 관하여 법무부장관이 회의에 부치는 사항’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은 변호사시험과 관련하여 보안사항 등을 접하게 되므로 그 직계비속이 3년 내 변호사시험에 응시 예정인 경우에는 추천에서 제외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이는 변호사시험 주무부서인 법무부가 2021년 3월 법원행정처장에 보낸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이하 관리위원) 추천 의뢰서 내용 중 일부다.

당시 변호사시험 응시 예정인 딸을 둔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추천돼 3년간 관리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드러나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됐지만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가 채택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2021년 4월 5일∼2023년 4월 4일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그의 장녀는 2020년 3월 서울대 로스쿨에서 입학해서 지난해 2023년 1월 변호사시험에 응시했다고 지적했다.

딸이 로스쿨에 입학한 직후부터 변호사시험을 응시한 직후까지 관리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이는 이해충돌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박 후보의 딸은 2023년 시험에서 불합격하고 올해(2024년) 시험에서 합격했다.

백 의원은 “변호사시험법에 따르면, 관리위원의 업무는 변호사시험을 총괄 관리하며 그 합격자 결정 등 시험의 기준을 세우는 중요한 사항들”이라며 “시험을 치는 사람과 관리위원이 관계가 있으면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딸이 3년 이내에 변호사시험을 본다는 것이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관리위원으로 어떻게 추천됐는지를 묻는 질의에 박 후보자는 “추천 공문도 전혀 몰랐고 (이해관계자 배제) 내용도 안내받은 적도 없을뿐더러 제 직책(기조실장)이 관리위원으로 추천받는 관행과 관례가 있어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4일 국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백혜련 의원은 로스쿨 재학 중이며 변호사시험 응시 예정이던 박영재 후보자가 관리위원으로 위촉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시한 관련 규정과 공문.
지난 24일 국회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백혜련 의원은 로스쿨 재학 중이며 변호사시험 응시 예정이던 박영재 후보자가 관리위원으로 위촉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시한 관련 사안과 공문, 규정. / 국회방송 캡처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이나 직책상 관련 사항을 몰랐을 수가 없다는 백 의원의 거듭되는 질책에 그는 “관리위원 추천 전에 당연히 알려져야 하고 해당자는 배제돼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개인적으로는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알게 됐을 뿐”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제도적 문제로 꼽았다.

이에 백 의원은 “법원행정처 재직자 자녀 중에 상당수가 로스쿨에 다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이해충돌이 우려스럽다”며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박탈감과 공정성 시비가 일 수밖에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촉 당시 관리위원이 되는 게 맞나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질의하자 박 후보자는 “생각하긴 했지만, 시험을 보려면 2년 이상 남아서 당연히 관여 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사과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공정성에 대해 의심이 갈 수 있는 부분이며 무겁게 받아들이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딸이 실제 시험을 쳤을 때 변호사시험 관련 하한선이나 합격자 수를 정할 때 직접 관여했는지를 묻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범계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의 질의에도 박 후보자는 “관련 문서 또한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인도 한 적이 없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그런데 왜 공정성에 의심이 갈 수 있다고 답했느냐’는 박 위원장의 추가 질의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 순 없다고 해도 정보는 갈 수 있는 건 아닌가 우려 있을 수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공정성 의심하는 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국회는 본회의에서 후보자에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헌법에 따라 대법관 임명은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참고로,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는 박 후보자의 딸이 2023년 1월 시험에 응시하기 직전인 2022년 12월 27일 제24차 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제12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는 1,700명 내외로 하고 동점자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는 기준을 심의, 의결했다.

이후 2023년 4월 20일, 법무부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23년도 제12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총 1,725명으로 결정하고 이날 합격자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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