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74)-‘날자, 한 번만 더’
상태바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74)-‘날자, 한 번만 더’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10.20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날자, 한 번만 더>

김무명(필명)

얼마 전 의식적으로 피해 오던 교대역을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길어지는 수험생활에 점점 작아질 때 끝까지 먼저 연락하고 곁에 있어 준 친구 결혼식이니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교대역에 도착하니 울컥하는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제는 평생 가지지 못하게 된 자격증에 대한 아쉬움이 다시금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로스쿨을 졸업하던 해 본 변호사시험은 제가 유일하게 제대로 준비하고 들어갈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이었습니다. 결과는 불합격, 그 이후로 거짓말처럼 일어난 가족의 발령에 따른 도시이동, 가족관계의 변화, 가정 안에서 내 역할을 대신해 주던 가족의 발병과 투병, 나의 발병과 치료 등으로 시험장에 가볼 수조차 없었던 삼 년이 지나고 보니 저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었습니다.

폭풍 같은 상황이 정리되고, 전업 수험생 생활은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공부를 할 수 있고 다시 도전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간절했던 마지막 수험생활은 결국 불합격으로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복기도 해 보고, 반추해 보기도 했습니다. 제 능력이 부족했고 낭인 방지책이라고 하지만 제도에 의해 좌절된 꿈은 언제나 한이 되어 남아있습니다. 수험생활을 방해했던 모든 요소들은 제자리를 다시 찾아가고, 잃었던 건강도 되찾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기회가 없습니다.

혹시나 제도가 개선될까 싶어 찾아보던 법률저널에서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점점 부끄러움만 커지는 나를 누군가가 응원하고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기뻤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고 선정되었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변호사는 되지 못했지만 아직 저에게는 많은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에게 좀 더 관대해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탈이라는 경험을 밑바탕으로 좀 더 단단하고 도전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지금은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고, 관련 공부도 하며 독립을 꿈꾸고 있습니다. 아마 다시 제도가 변경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저는 다시 변호사시험에 도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변경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변시낭인 최소화라는 납득할 수 없는 사회적 명분을 이유로 사회에서 출발점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오탈자라는 멍에를 지우는 악습이 계속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