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시도자에 대한 경찰의 현행범 체포 등은 인권침해”
상태바
“자해 시도자에 대한 경찰의 현행범 체포 등은 인권침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08.07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권위, 해당 경찰서장에 재발 방지 특별인권교육 등 권고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자해 시도자에 대한 경찰의 부적절한 발언과 현행범 체포 등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인권위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경찰이 자해 시도자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한 진정 사건에 대해 해당 경찰서장에게 관련 경찰관에 대해 인권위가 주관하는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하게 할 것과 해당 경찰관 및 파출소 소송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은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하 피진정인)이 자해를 시도하는 진정인을 보고도 말리지 않고 비웃거나 자극하는 말을 했으며 진정인에게 뒷수갑을 채운 후 미란다 원칙의 고지 없이 현행범 체포한 사실과 진정인이 자상을 입었음에도 병원 치료를 받게 하지 않고 경찰서에 인계하는 등의 부당한 행위를 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피진정인은 해당 발언은 진정인이 자해 도구를 내려놓게 하려고 한 것일 뿐 진정인을 비웃거나 자해하도록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진정인이 휴대전화로 피진정인의 머리를 내리쳤기에 미란다 원칙 고지 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뒷수갑을 채워 체포했으며 현장에서 119구급대의 응급조치를 받게 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소위원회 위원장 김용원 상임위원)는 △피진정인이 현장에서 진정인을 안정시켜 자해 도구를 회수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진정인이 극도로 흥분한 상태임을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진정인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발언을 한 점을 지적했다.

또 △진정인이 가족과 지인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 수차례 경찰관이 출동하게 했다는 점과 출동 당시 문을 열어줬다는 이유만으로 진정인이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임의로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진정인이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진정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진정인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진정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행위 등의 적절성과 관련해 △진정인은 응급구호가 필요한 구호대상자이고 피진정인은 진정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한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인 점 △휴대전화 폭행 여부에 대해 피진정인과 진정인의 주장이 상반된 점 등을 고려했다.

△진정인이 자택에서 체포됐고 속옷만 입고 있어 도망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신분이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진정인에 대한 현행범 체포가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진정인에 대한 수갑 사용 및 의료 조치 미흡 등의 행위도 부적절하다고 봤다.

나아가 피진정인은 진정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경찰서에서 장시간 조사하면서도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센터 등 지원기관에 관한 정보를 진정인에게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서 규정한 극단적 선택 시도자 등에 대한 사후관리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도 피진정인의 행위가 부적절했다는 판단에 반영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