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 메가로스쿨
1. 난이도
역대 가장 어려운 리트 시험이었다. 메가로스쿨은 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이하 리트) 언어이해 시험의 원점수 평균을 작년의 16.9점보다 낮은 15.6점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작년에 메가로스쿨이 17.4점으로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16.9점이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필자는 평균 원점수가 훨씬 낮아져 14점대를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언어이해에서 원점수 차이가 1점인 수험생 간의 표준점수 차이, 즉 원점수당 표준점수는 작년의 2.1점보다 높은 2.4점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리논증에서는 2.2점으로 예상되므로, 한 문항당 가치는 언어이해 쪽이 다소 높다고 볼 수 있다. 2023학년도 언어이해 만점자의 표준점수, 즉 표준점수 최고점이 72.5점이라면, 2024학년도 언어이해 표준점수 최고점은 79.5점으로 예상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을수록 시험의 난이도와 변별력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전에 가장 어려웠던 언어이해 시험은 2021학년도(평균 15.2)였고, 그때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78.1점이었으며 만점자는 없었다. 평균이 아니라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2024학년도 언어이해 시험의 난이도와 변별력이 2021학년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2024학년도 언어이해를 역대 가장 어려운 언어이해 시험으로 간주할 수 있다.
추리논증도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이므로, 종합적으로 2024년도 리트 시험은 역대 가장 어려운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2024년도 리트 지원자 수가 역대 최다라는 점을 고려하면, 출제기관 역시 이번 리트를 역대 최고의 난도로 설정하여 변별력을 높이려 했다고 볼 수 있다.
2. 전망과 조언
다음 주에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에서 발표하는 ‘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시행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지문의 구성과 특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그 이후로 미뤄두고, 현재는 전망과 조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수험생 수가 증가하고 상향평준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미 높아진 시험 난이도가 다시 줄어들 기대는 크지 않다. 따라서 2025학년도 언어이해 난이도는 2024학년도의 난이도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4학년도 언어이해 시험에서는 수리적 사고력 측정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최근 수능 국어 비문학 시험에서도 나타나는 경향이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지적 성취도 평가에서 과학적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추세를 보여준다. 따라서 언어적 사고력뿐만 아니라 수리적 사고력도 함께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수험생들은 기출문제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시험 경향을 민감하게 인지하며 대비해야 한다.
이 시험을 백미터 달리기에 비유하면, 백미터 달리기에서 하체의 폭발적인 근력이 중요하듯, 이 시험에서는 어떤 요령보다 본질적인 ‘뇌지컬’이 중요하다. 여기서 뇌지컬이란 뇌와 피지컬의 합성어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논리적 형식을 인지적 틀로써 장기기억에 저장하고, 적절한 맥락에서 그 인지적 틀을 인출하고, 지문의 정보와 결합하여 정답을 도출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논리적 형식은 정보를 나누는 격자틀이다. 결국 이 시험에서 본질적인 차이는 '해상도'의 차이다. 해상도가 낮은 모니터로 볼 때는 화소들이 뭉개져 보이지만, 해상도가 높은 모니터로 볼 때는 화소끼리 선명하게 구별된다. 마찬가지로, 글을 읽는 해상도가 높은 사람은 정보를 뭉개지 않고 구별할 수 있다. 선지 판단은 이러한 해상도를 전제로 한다.
시험에서 얻은 점수는 한순간의 측정치에 불과하며, 여러분의 잠재력이나 가치를 완전히 대변하지는 못한다. 이번에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했다 해도 뇌지컬을 길러 해상도를 높인다면, 다음 기회에는 여러분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