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이해, 난해하고 추론이 필요한 문제 등으로 난도↑
추리논증, 난도 자체는 평이했으나 시간·계산 등 부담
법률저널, 올해도 ‘자동채점 및 합격예측 서비스’ 실시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2024학년도 로스쿨 입시를 위한 법학적성시험이 응시생들에게는 ‘불시험’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로스쿨 재학생들도 만만치 않은 난도였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23일 법학적성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언어이해의 경우 지문과 선지가 난해한 문제가 많아 시간이 부족했고 추리논증도 까다로운 지문과 계산량의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언어이해의 경우 로스쿨 재학생들의 평가도 비슷했지만 추리논증에 대해서는 난도 자체에 대해서는 평이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계산이나 시간 관리 등이 체감난도 향상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먼저 언어이해에 대해 A씨는 “전체적으로 예년보다 어려운 난이도였다”며 “특히 법철학 지문과 흄의 정서주의에 관한 철학 지문은 내용의 이해 자체도 어려울 뿐 아니라 문제도 내용 일치로만 해결하기 어렵고 상당히 헷갈릴만한 선택지들이 나와 많은 수험생들이 당황했을 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 지문에서는 전형적인 추리논증 유형의 문제가 여러 개 출제되는 등 언어이해 일부 지문의 추리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B씨는 “지금까지 비교적 쉽게 출제됐던 철학, 법학 지문과 선지가 난해해져 풀 지문은 풀고 버릴 지문은 버리는 전략을 수립한 수험생에게 큰 난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철학 지문의 경우 지엽적인 정보를 찾아내는 것보다는 해당 학자의 주장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킬러 문항이 적게 출제된 대신 선지 2개 중 헷갈리는 준킬러 문항이 많아 정확한 점수 예측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빠르게 멘탈을 회복해 시간 배분에 신경을 쓴 수험생이라면 좋은 성과를 거두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C씨는 “전반적으로 접근 자체가 어려운 킬러 지문은 없었으나 난도가 상당한 준킬러 지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며 “1, 2번째 지문부터 난도가 있었던 편이므로 시간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6번, 21번 등 핵심 정보를 본문으로부터 추론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의 수가 증가하고 난도가 높아진 점이 특징적”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D씨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난도 상승이 피부로 느껴졌다”며 “지문 자체만 놓고 보면 생소한 소재는 아니었지만 지문에 명시되지 않은 정보를 추론해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선지들이 많았던 것이 체감난도 상승으로 이어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E씨는 “작년에 비해 지문의 소재가 생소하거나 내용이 전문적인 부분은 더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년에 비해 문제가 어려웠고 최근 출제되지 않던 고문 부분이 나와 체감난도가 작년에 비해 높았을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특히 6번과 21번의 경우 지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부분을 여러 단계에 걸쳐 추론하는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체감난도가 높았을 것 같다”며 “24~27번의 흄에 관한 지문도 한 학자에 대한 해석을 물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고전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F씨는 “특별히 어려운 지문은 없었으나 각 지문별 판단이 어려운 문제가 다수 포함돼 있어서 전반적으로 어려운 언어이해 회차였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지문에서 명확한 근거를 찾아 푸는 것이 아닌 추론을 통한 풀이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더 어렵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언어이해의 경우 모든 재학생이 난도 상승이 있었다고 봤으나 추리논증의 경우 의견이나 평가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 G씨는 “전반적으로 평이한 난이도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며 “함정 역시도 파악이 비교적 쉽게 되는 방식으로 출제됐으며 지문의 내용도 가볍게 출제된 경향이 있어 풀이가 어렵지 않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H씨의 경우 “작년에 비해 계산이 많고 지문의 길이가 길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당황하는 측면은 있었을 것 같다”면서도 “허나 전반적으로 문제의 난도가 평년에 비해 높지는 않았고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학 문제의 난도가 과도하게 높지 않아 작년에 비해 어려운 시험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I씨는 “전체적으로 무난했으나 일부 난도 높은 문제들이 눈에 띄었고 특히 과학 소재 문제들의 난도가 높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논증평가형 문제들의 경우 예년에 비해 논리적 완결성이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된다”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J씨는 “전반적으로 계산이나 여러 단계의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 많아 시간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몇몇 문제를 제외하고는 문항들의 난도가 평이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보였다.
K씨는 “예년에 비해 평이한 난도였으나 계산을 요하는 문제가 많아 숫자를 기피하는 수험생에게는 쉽지 않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다만 ㄱ, ㄴ, ㄷ 형식 선지의 경우 그 구성상 세 개 중 두 개의 진위만 확실히 판별할 수 있었다면 정답을 골라내는 게 어렵진 않았다”며 “헷갈리는 선지가 있다면 일단 판단을 미뤄두고 다음 선지를 확인하는 유연함이 빛을 발하는 시험이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L씨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려운 정도의 난이도로 초중반부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난도가 상당한 문제들이 다수 배치된 반면에 후반부의 과학 지문들의 경우 내용 자체는 어려우나 문제는 다소 평이해 시간 분배를 어떻게 했느냐가 점수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법률저널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법학적성시험 수험생들이 각자의 점수를 시험 직후 곧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가채점 및 합격예측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법률저널이 분석한 원점수 평균과 표준점수, 백분위 등은 실제 결과와 거의 일치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수험생들로부터 받은 뜨거운 호응을 기반으로 올해는 더욱 정확한 예측 시스템을 마련, 수험생들의 만족도를 한층 높일 계획이다.
‘가채점 및 합격예측서비스’는 법률저널 공식 LEET 네이버 카페 ‘leet & lawschool’(https://cafe.naver.com/lecleet)를 통해 시험 종료 직후인 23일 오후 4시부터 참여할 수 있으며 응시자는 자신의 답안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자신의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성적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자동 채점 서비스 외에 ‘가채점 및 합격예측서비스’ 참여자를 바탕으로 지망 로스쿨의 스펙을 분석해 개별적으로 통지해 진로 설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