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직 9급 공무원시험, 올해는 소송법이 발목 잡나
상태바
법원직 9급 공무원시험, 올해는 소송법이 발목 잡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1.03.05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지 설문조사 결과, 형소법‧민소법 가장 어려워
참가자 74% “어려웠다”..일부과목 호불호 뚜렷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지난달 27일 실시한 2021년 9급 법원공무원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은 비교적 어려웠다는 반응 속에 소송법이 상대적으로 난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법전공과목들이 대체적으로 쉬웠던 것과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본지가 지난 27일 시험 종료 직후부터 3일까지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9%가 ‘어려움’, 13.0%가 ‘아주 어려움’을 꼽으면서 73.9%가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보통 17.4%, 쉽거나 아주 쉬웠다는 8.6%에 그쳤다.

높은 체감 난도는 소송법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형사소송법 39.1%, 민사소송법 30.4%, 영어, 형법 각 13% 등의 순위를 보이면서 지난해와 달리 법과목이 고득점에 발목을 잡았다는 반응들이었다.
 

이는 가장 평이한 과목을 물은 설문에서도 잘 드러난다. 민법 47.8%, 헌법 13%를 제외하고는 한국사 21.7%, 국어, 영어 각 8.7%로 비법과목들이 쉬운 과목들로 꼽혔다.

응답자들의 가채점 결과 평균 77.8점을 보인 형사소송법은 생소한 지문과 처음 접하는 개수형 문제가 많은데다 시간도 부족했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들이었다.

A응시생은 “정말 너무 많이 어려웠다. 모의고사를 풀 때는 형소가 전략과목이었는데 이런 낮은 점수를 받기는 처음”이라며 “합격권인 응시생들도 형소를 찍어서 맞춘 사람들이 많은 듯한데, 공부를 하면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문제를 내야지 운에 맡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낯선 지문, 조문 비중, 난도 상승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어렵기 하지만 앞 과목, 즉 민법, 민소법에서 시간을 너무 할애한 탓에 촉박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체감적 난도가 더 높았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가채점 평균 75.6점을 보인 민사소송법 또한 난도 상승을 우려했다. 조문, 판례 모두 어렵고 낯선 지문들에 시간도 부족했다는 반응들이었다.

B응시생은 “마치 작정을 하고 출제한 듯 조문도 판례도 다 어려웠다”면서 “나름 민소법을 많이 공부했는데 모르는 지문도 너무 많았다”며 체감난도 상승을 말했다. C응시생은 “수험생들이 힘들어하는 과목으로서 까다로운 지문들이 다수 있었다”면서 “다만 지난해보다 더 어렵거나 비슷한 난도였다”고 했다. 반면 크게 어렵지 않고 평년 수준이었다는 견해들도 있었다.

참여자 가채점 평균이 81.9점으로 다소 평이했다는 평을 받은 민법은 여행계약 등 평소에 나오지 않던 부분의 출제와 국어과목과 같은 긴문장으로 인해 어려웠다는 반응들도 일부 있었다.

헌법은 조문이 많고 국가배상법 같은 불의타도 있었지만 비교적 평이했다는 평이었다. 호불호가 다소 있지만 기출문제만 반복학습해도 충분할 중요하고 예상가능한 문제들이 출제됐다는 것. 헌법 가채점 평균은 85.6점이었다.

형법 또한 불의타가 없고 기출 중심으로 출제하면서 크게 무리가 없이 풀 수 있었다는 평이다. 다만 일부 지엽적인 판례 등의 출제가 호불호를 자아냈다. C응시생은 “박스형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며 “답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꼼꼼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고득점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법학 과목 중에서는 영어가 가장 난해했다는 의견들이었다. 지문이 길고 시간도 부족한데다 특히 앞 문제들에서 곤욕을 치렀다는 것.

영어는 실력편차가 크고 복불복 경향이 강하다. 평이했다는 반응과 어려웠다는 반응이 팽팽한 가운데 주제의 편향성, 유형의 변화, 시간할애 등을 두고서도 평가가 다른 가운데 비교적 무난했다는 것이 지배적 반응이었다. 가채점 평균은 75.3점이었다.

“문법도 특이하고 소설도 모르는 작품이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평이한 난이도”라는 D응시생의 응시소회처럼 국어는 대체로 평이했다는 결론이다. 다만, 독해 지문이 길어 애를 먹었다는 것을 두고서는 의견들이 분분했다. 참여자들의 가채점 평균은 79.96점이었다.

한국사는 이번 시험에서 가장 쉬운 과목으로 꼽힌 가운데 가채점 평균 또한 87.3점으로 가장 높았다.

지엽적인 것 없이 기본서에만 충실해도 고득점할 수 있는, 전형적인 법원직 출제유형이었다는 평가다. 다만 “근현대사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아 황당했고 이 영역만 열심히 한 이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을 것”이라는 E응시생의 불만처럼 출제범위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견해들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올해시험은 지난해에 비해 법과목이 어렵고 영어, 언어, 한국사 등은 상대적으로 무난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참가자들의 전과목 가채점 평균은 81.6점이었다. 다만 설문조사 참가자들이 극히 적은 관계로, 이같은 통계치는 전체적인 동향 파악을 위한 참고용으로만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 시험의 특이점 또는 시험제도 개선을 묻는 의견에는 점심시간 없애고 국회직처럼 1, 2교시로 틈을 좁혀 시험조기 종료, 속독실력 평가 및 긴 지문 출제 지양, 난이도 조절 및 변별력 확보를 위한 지엽적 출제 자제, 철저한 시험 감독, 일정한 선발 인원 유지 등의 주문들이 있었다.

F응시생은 “코로나19 대응 하에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KF94, 면, 덴탈 등 다양한 착용을 허용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공식 마스크를 끼는 이들이 불이익을 입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G응시생은 “짜증을 내는 괴팍한 감독 때문에 응시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감독관 인성과 태도 교육도 철저히 하고 특히 구두 소리를 내며 쉼 없이 움직이는 감독관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이번 설문조사에는 (유효)69명이 참가했다. 이들의 69.6%가 독학(17.4%), 학원(13%)보다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으며 법원직 9급 준비기간은 1년이상 2년미만이 39.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6개월이상 1년미만, 3년이상 4년미만 각 21.7% 등의 순이었다.

이들의 39.1%가 이번 시험이 두 번째 응시라고 했고 44.5%가 법원직 9급만을 공부한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직 9급이 16.7%로 그 뒤를 이었다. 56.5%가 법관련 전공자이며 26세이상 30세이하가 56.5%로 가장 많이 참가했다.

올해 법원직 9급 공채는 317명 내외를 선발한다.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12월 28일 공고에서 법원직 9급 공채를 통해 지난해의 225명에 비해 79명이 적은 146명 내외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최근 변경 공고를 통해 오히려 지난해보다 92명이 많은 317명 내외로 선발인원을 증원했다.

선발 분야별로는 △법원사무직렬 일반이 124명에서 269명으로 145명이나 늘었고 장애인 구분모집도 10명에서 22명으로, 저소득층 구분모집도 1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등기사무직렬은 일반이 9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났으며 장애인 구분모집이 1명에서 2명으로 증원됐다. 다만 저소득층 구분모집의 선발인원은 1명으로 당초 공고와 동일하다.

이에 따라 경쟁률도 완화됐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총 지원자 수는 지난해(7094명)보다 163명이 늘어난 7257명으로, 변경된 선발인원을 기준으로 산출한 평균 경쟁률은 22.89대 1로 당초 선발인원에 따른 경쟁률 49.7대 1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직렬별로는 법원사무직렬 일반모집에 6468명, 장애 구분모집 105명, 저소득층 구분모집 75명 등 초 6648명이 출원했다. ▲법원사무직렬의 경우 선발인원 증가로 경쟁률이 52.16대 1에서 24.12대 1로 크게 하락했고 장애인 구분모집은 9.9대 1에서 4.77대 1, 저소득층 구분모집은 75대 1에서 25대 1로 경쟁률이 낮아졌다.

등기사무직렬에는 일반모집 571명, 장애인 구분모집 17명, 저소득층 구분모집 21명 등 609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일반모집은 경쟁률이 63.4대 1에서 28.55대 1로 경쟁률이 낮아졌고 장애인 구분모집은 13대 1에서 8.5대 1로 하락했다. 선발인원 증원이 없는 저소득층 구분모집은 14대 1로 경쟁률 변동이 없다.

선발인원 증가에 의한 경쟁률 감소로 합격의 호기가 될 이번 시험의 결과는 오는 3월 17일 발표된다. 이어 3월 23일 인성검사, 4월 1일 면접시험을 거쳐 4월 8일 최종합격자 발표가 예정돼 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