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네형의 공무원 수험일기 (25)-성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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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네형의 공무원 수험일기 (25)-성숙기
  • 이용우
  • 승인 2019.11.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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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시행착오

자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공부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리려고만 노력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는 굉장히 무식한 방법이었다. 이쯤에서 나의 네 번째 시행착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이후 나올 서른아홉 번째 주기에서는 하루 사이클 중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한 소비하는 모든 시간을 정리하게 되는데, 이때 ‘무당벌레와 함께했다.’는 말이 나온다.
 

무당벌레는 내가 독서실에서 사용했던 목베게이다. 그러니 무당벌레와 함께했다는 것은 독서실에서 목베개를 사용해서 졸았다는 것을 말한다. 엄밀히 말해서 졸았다기보다는 대놓고 잤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렇다. 짐작 가는 대로 나의 네 번째 시행착오는 바로 취침시간 조절의 실패이다.

언급했던 서른아홉 번째 주기에서는 하루 사이클 중 취침시간을 5시간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나는 수험기간 동안에는 하루에 5시간가량을 잤다. 물론 항상 그러지는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늦잠으로 독서실에 늦게 도착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5시간은 취침시간으로 매우 적은 시간이다. 인간이라면, 취침시간이 적을 경우 깨어있는 동안에 분명히 졸음이 몰려오게 된다. 나는 이것을 싸워서 이겨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극복해야 내가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부를 도중에 멈추고 일정 시간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졸음이 오면서는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자는 순간 공부의 흐름은 끊긴다. 그러니 결과적으로는 내가 공부한 시간에 비해 그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나는 공부하는 내내 취침시간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수많은 합격생들의 후기에서 잠은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는 것을 강조한다.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지 않았다기보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7시간 이상씩 잔다는 것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시험 기간 내에 5~6시간씩 취침을 해왔고, 결국 무당벌레와 함께하는 시간이 점차 많아지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알지 못했다. 자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공부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리려고만 노력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는 굉장히 무식한 방법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다. 결과적으로 합격했으니 망정이지 무식하기만 했고 용감하다는 말은 하지도 못할 뻔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잠은 자고 싶은 만큼 아주 실컷 자야 한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수험기간에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6시간 반에서 7시간 정도를 취침했을 때 컨디션이 제일 좋았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취침 적정 시간은 7시간이다. 이는 자기 위해 눕는 시간부터 다음날 아침을 먹을 준비나 독서실에 갈 준비가 다 된 시간까지를 말한다. 그러니 잠에 들거나, 일어나서 씻고 정신 차리고 준비하는 시간까지를 포함한 것이다.
 

첫 번째 모의고사 분석

합격선이 어떤 기준으로 나온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설명에 상관없이 결과는 간단하다. 이대로라면 여지없이 탈락이라는 것. 나는 노량진에 있는 공단기 학원에서 주최하는 모의평가를 오프라인으로 직접 치르고 왔다. 학원 모의고사는 처음으로 경험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내 성적에 대한 분석 결과가 나왔다. 모의고사를 치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단기에서 하는 첫 번째 서비스였다. 현재는 보통 다른 학원에서도 이런 분석 시스템은 잘되어 있다.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이번에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이후부터는 내 성적향상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각종 모의고사의 후기 및 분석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룰 것이다. 독자들도 앞으로 직접 학원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면, 아래 내용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또한 공단기 등 일부 학원에서는 과거에 시행했던 모의고사에도 응시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해설 강의 역시 아직 서비스 하고 있다. 내가 치렀던 시험의 회차와 같은 시험을 본 후, 나의 후기와 분석과 비교하여 본다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의고사의 응시자는 모두 3,476명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숫자였지만, 나처럼 소방직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응시한 경우는 극소수일 것이다. 시험에서 오류는 없었던 것 같고, 점수는 가채점 했던 대로 정확히 나왔다.

물론 해설 강의를 들어야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한국사가 60점인데도 상위 30%인데 반해, 국어는 70점이지만 42% 대라는 것을 미루어 보아, 이번 한국사가 어려웠음은 틀림없다. 동시에 국어 성적이 얼마나 한심한지도 알 수 있다.

국어 석차가 남자 중 291등이고 한국사 석차는 294등으로 비슷한 걸 봐서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국어의 남녀 전체 석차는 거의 1000등인데, 한국사는 653등이다. 이것은 국어 과목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시험에서는 전체 응시자의 성비가 거의 2배가 차이 날 정도로 여성이 많았는데, 이런 모의고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면에서는 여성이 더욱 적극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목별 평균 점수를 통해 내 수준이 어디쯤 위치해있는지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 첫 모의고사를 감안하여, 남자 기준이긴 해도 영어 한 과목이 상위 10% 안에 들었다는 것은 그나마 위안이 된다. 전체 평균 점수에서 한국사 점수가 50점에 육박하는 걸 보면 확실히 많이 어려웠던 모양이다. 한편 영어 난이도는 비교적 평이한 수준이었는데 전체 평균이 국어보다 낮은 걸 보면 역시 영어에 약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공무원 시험에서는 영어를 잡으면 합격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우리 소방직에서는 더욱 그렇다.
 

난이도와 함께 내 정답률을 살펴보자. 난이도 A의 정답률이 높은 걸 봐서 A<B<C<D 순서로 어려운 것을 알 수 있다. 국어에서는 B 1개/C 4개/D 1개, 영어에서는 C 1개/D 1개, 한국사 B 1개/C 2개/D 5개를 틀렸다. 가장 쉬운 난이도 A는 모두 맞았고, 난이도 B는 거의 없는 걸로 봐서 만만한 것은 안 틀렸다. 남들 맞힌 건 다행히 대부분 맞힌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난도가 올라가거나, 문제를 조금만 꼬면 적잖게 당황하는 것 같다. 신기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를 많이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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