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목수가 연장 탓 한다’는 속담이 시험에도 통할까? 자신의 공부가 부족해 내용을 충실히 채우지 못하고 필기구 탓을 한다면 속담이 그대로 들어맞겠지만 사법시험 2차 시험에서는 실제 채점위원들이 답안지 사본으로 채점하기 때문에 복사했을 때 선명하게 나오는 필기구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즉 서툰 목수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연장이 좋아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 수험생들도 적정하게 잉크가 배출되어 부드럽고 써지고 장시간 사용했을 때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는 연장을 신중을 기해 선택하고 있다.
답안 작성용 필기구로 만년필을 고집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만년필은 장시간 답안 작성시 글씨 쓰는 속도를 높이고 손의 피로감을 줄여주는데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펜촉관리, 잉크충전, 마르지 않도록 뚜껑을 잘 닫아줘야 하는 등 관리의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또한 필기법을 익혀야 제대로 된 글씨가 나오고 잉크가 수성이라 물기에 약한 것도 단점으로 작용한다. 이런 단점에도 만년필을 다년간 쓰고 있는 애용자들은 만년필이 최고의 필기구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답안 작성용 필기구로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펜 들 중에 하나를 선택해 쓰고 있었다. 가장 많이 쓰이는 필기구는 5~6가지로 압축되었다. 펜텔의 에너겔, 제브라의 사라사, 동아의 유노크, 미쯔비시의 유니볼, 파이롯트의 V볼, 파이롯트의 G-2 등이 수험생들이 애용하는 필기구였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습관이 있고 이런 습관을 무시한 채 필기구를 선택하면 안 될 것이다. 글씨속도가 빨라 제어가 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속도를 잡아줄 정도의 약간 뻑뻑한 펜의 상태를 선호하기도 하고 막힘없이 잘 굴러가는 펜을 선호하는 수험생도 있다. 부드러운 필기감 때문에 굵은 볼을 선호하기도 하고 가는 볼이 오히려 더 글씨가 선명하고 화사해 보인다는 이들도 있다. 평소의 필기 습관을 잘 파악하고 여러 가지 필기구를 검토한 후 자신에게 맞는 필기구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연장’의 선택은 서툰 목수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이지 좋은 필기구를 사용한다고 자신의 실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절정의 실력을 갖추고 시험에 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