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력정책과가 공식 출범한데 이어 지난5일 법무부 산하 사법시험관리위원회가 공식 발족함으로써 중차대한 새로운 사법시험제도의 개편을 이끌게 되었다. 이제 21세기 국제화 개방화에 걸 맞는 사법시험제도의 개혁모델은 전적으로 위원회에 달려있다고 보고, 국민과 이해관계자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는 만큼 준비에 한치의 차질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에 발족한 위원회의 위원들은 능력과 소신이 있는 각계의 인물로서 모범적인 사법시험의 개편을 바라는 국민적 관심은 물론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수험생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그 소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경원 법무부 장관도 위촉식에서 "사법시험이 법률 전문부처인 법무부로 이관된 만큼 수준 높은 문제와 공정한 시험관리, 우수한 인재 선발 등 모범적인 사법시험제도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었다. 본란을 통해서 본지의 '여론조사 적극 반영'을 촉구한 것도 이러한 수험생의 의사를 대변한 것이라 하겠다.
위원회는 앞으로 선발인원, 출제방향 및 기준, 채점기준 및 방법, 합격자 결정과 사법시험제도의 개선 등 관련 중요사항을 심의하게 된다. 위원회가 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일을 짚어보면, 우선 선발인원의 경우 현재 매년 천명씩 선발하는 정원제 형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2006년부터는 대학 법학교육을 사법시험 응시자격과 연계하도록 되어있어 장기적으로는 사법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전환한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자연스레 합격자수도 제한을 둘 필요성이 없어지면서 경력을 갖춘 변호사 중에서 필요한 판·검사를 임용하면 될 것이다.
또 시험문제의 출제방향 및 기준은 여러 가지 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 또는 기능을 가진다고 본다. 최근 국가의 최고의 시험이라 할 수 있는 사법시험이 출제 오류 시비로 송사에 휘말리는 일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같은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출제위원을 선정하는 일부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단순히 암기형인 문제보다는 논리적·종합적 사고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으로의 방향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또 채점기준 및 방법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하고 체계화를 꾀하는 것도 채점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정도로 점수 편차가 커 수험생들의 불만이 많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더욱이 2차 응시자 수가 많아지고 채점자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표준적인 채점기준을 마련하여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고도 시급한 과제이다.
이제 사법시험관리위원회는 언제나 국민과 수험생의 편에 서서 미래 사법 발전의 신기원을 이룩하겠다는 각오와 열의를 갖고 활동해 주길 바란다. 거듭 강조하지만 여론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면 어떤 종류의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덧없는 일일뿐이다. 위원회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높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모범적인 사법시험제도'는 말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우리는 그 행보를 지켜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