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험생활에 가장 큰 적은 망상이다
상태바
[기자수첩] 수험생활에 가장 큰 적은 망상이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9.01.28 1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률저널=김민수 기자] 기자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는 ‘만약에 말야’란 곡이 있다. 가사는 연애하던 시절 잘했더라면 지금 어땠을까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만약’이라는 가정을 해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역사를 공부할 때도 ‘만약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면?’과 같은 많은 이들의 애환과 상상력이 담긴 가정 속 이야기가 시작될 때 한편에선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해소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만약’이라는 소재는 공무원시험에서도 단골소재다. 문제 중에는 귀류법에 관한 제시문이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기자는 귀류법을 ‘만약에 말야’로 외웠다. 귀류법은 어떤 명제가 참임을 증명할 때 결론을 반증하기 위한 가정을 제시하고 그것이 일관된 진술로 결론에 도달한다면 이전 가설의 결론이 거짓이 된다.

‘만약’이라는 가정으로 시작해 새로운 결론이 도출되는 것을 볼 때면 짜릿함이 느껴진다. 추론 문제도 제시문의 내용을 응용해 선택지에서 물어보기 때문에 ‘만약 ~면’이 들어가는 선택지가 매우 많다.

다만 공부 시 ‘만약’이라는 가정이 계속된다면 자칫하다간 망상 놀이에 빠질 수 있다. 망상은 수험생에게 가장 큰 적이다. 가령 좋아하는 이성이 있으나 용기가 안 나 생각에 그치다 보면 스스로 상상 속 나래에 갇혀 실제 만났을 때 생각한 만큼 행동이 안 따라갈 수 있다.

망상은 수험생을 옭아매는 거미줄 같은 것이다. 생각이 길어지면 끊고 행동해야 한다. 공무원시험이 제한된 시간에 여러 문제를 물어보는 이유도 앞으로 실무자가 되었을 때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미리 물어보는 것이다.

공무원시험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인·적성시험, 공공기관의 NCS도 제한된 시간 안에 정확도 있게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왜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눈코 뜰 새 없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건지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합격 후 실제 일이 이와 비슷하다는 전제하에 기업체는 시험을 통해 미리 예행 연습시키는 것이다.

시험이라는 정상에 남보다 한 발짝 더 가기 위해서는 오래 생각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시험만 보면 전국 등수를 다투는 지인에게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봤더니 “기계적으로 문제를 푼다”고 이야기했다.

어쩌면 이렇게 단순한 진리를 망각한 채 인기강사의 강의, 베스트셀러 수험서 등을 찾으며 다닌 건지 모른다. 살을 빼기 위해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식이요법과 운동이다. 마찬가지로 시험공부에 필요한 것도 좋은 강의가 아니라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시험장에서 생각이 길어지면 끊고 나와야 한다. 기계와 달리 망상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해주는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공부를 할 때 수험생의 가장 큰 적이자 수험기간을 길게 만드는 위협요소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것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