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기관 인사담당자 참여, 채용절차 공개
경험과 관련 기관이 추구하는 것 합치돼야
[법률저널=김민수 기자] 지난 9일 aT센터서 이틀간 열린 ‘공공기관 채용박람회’ 중 공공기관 인사담당자가 참여한 속 시원히 털어바웃(Talk About) 코너에서는 신소영 공공기관 면접관(전 아나운서)이 토론을 주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전수옥 팀장 ▲한국전력거래소 이자겸 차장 ▲주택도시보증공사 김현영 주임이 참여해 실제 공공기관에서 어떻게 채용이 이루어지는지를 인사담당자 시각에서 전했다.
먼저 이 차장은 “매년 100명 이상을 채용하는데 블라인드 전형으로 평가방식이 바뀌면서 지원자 스펙 등을 최종합격 이후에 알게 됐다”며 “응시생의 정보를 모르는 상태서 평가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블라인드 채용방식 전에는 개인 신상정보를 다 줬는데 지금은 자기소개서만 주어져 서류검토를 하는 것이 간편해진 측면도 있다”며 블라인드 채용방식 이후 생겨난 장단점을 설명했다.
현재 공공기관 채용방식은 채용프로세서를 총괄하는 인사담당자라도 응시생들의 사적인 사항을 알 수 없다. 다시 말해 100% 블라인드 채용으로 진행한다고 인사담당자들은 이야기했다.
또 과거 기관마다 인사부서에서 응시생들의 서류를 개별평가했다면 현재 인사부서는 어떻게 채용할 것인지 기준을 제시할 뿐 실제 평가는 교수 등 전문가에게 맡겨 100% 외주화해 평가한다고 3명의 인사담당자 모두 공통으로 입 모아 말했다.
공공기관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은 본인이 원하는 기관의 인재상을 알기 위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파악,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이날 인재상을 얼마나 많이 반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 주임은 “우리 기관은 청렴, 신뢰가 인재상인데 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동일하게 자신의 의견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가를 평가한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왜 (이 기관에) 들어가고 싶은지를 만들고 교내 소모임을 하더라도 그 경험을 취업 때 우려낼 수 있다면 최종합격에 유리하다”고 했다.
단순 공공기관이 좋아서가 아니라 왜 가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고 입사를 하면 어떤 일을 잘할 수 있을지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에 지원해도 왜 떨어졌는지 궁금하다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전 팀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서류서 80% 탈락한다”며 “(우리 기관은) 6가지 항목(학교생활, 직업교육, 경력 등)을 평가하는데 자소서가 완벽해도 불합격한다. 상식적으로 6개를 점수화하는데 하나만 잘한다고 붙는게 아니므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하고 초년생은 경력이 없어서 이 항목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 차장은 “응시자 대부분 경험이 비슷하다”며 “자소서에 본인의 가장 좋은 경험을 적을 게 아니라 평가기준에 맞게 써주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고 첨언했다.
전 팀장도 “예를 들어 책임감을 묻는 자소서 항목에 책임감이 아닌 것을 말하면 안타깝다”며 “자소서 작성 시 질문을 꼼꼼하게 읽어라”고 덧붙였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자소서를 여러 번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자소서도 있다. 이에 전 팀장은 “좋은 경험을 적는다고 좋은 자소서가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육하원칙에 따라 내가 한 활동을 적고 그래도 모르겠다면 일단 생각나는 것을 다 써보고 줄여나가라”며 자소서는 누가 읽어도 이해되도록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인사 관계자들은 자소서 대부분이 성공담 위주로 쓰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 팀장은 “서류에 대부분 강점을 이야기하는데 전략을 잡고 약점을 말해도 괜찮다”면서도 “다만 약점을 이야기했을 때 꼼꼼함이 약점이라고 서술하면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른다. 성격이 너무 꼼꼼해서 주변 사람이 저를 피곤해한다”같이 구체적으로 서술할 것을 조언했다.
“꼼꼼함과 같은 단어 선택 시 단어들이 본인과 부합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쓰는 단어가 아니라 조금 차별화된 단어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을 준비하는 응시생 대부분이 대학을 갓 졸업(예정)했거나 사회초년생이기 때문에 직무경험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직무경험을 어떻게 쌓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김 주임은 “하나의 기업을 목표로 경험을 쌓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한다”면서 “기업에 자기를 맞추기보다는 다양한 경험 속에서 기업을 선택했으면 좋겠다”며 많은 경험 후에 능동적으로 기업을 정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전 팀장은 “다양한 경험도 좋지만, 건강보험공단에서 대민 상대를 위해서는 말을 잘 알아들어야 하기에 아르바이트도 단순 업무가 아니라 민원이 들어왔을 때 해결했던 경험 등을 NCS과정에서 말해달라”고 했다.
실제 본인의 문제를 이야기해도 되는가 하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전 팀장은 “괜찮다. 다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대안도 같이 제시해달라”며 단지 부정적 접근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요즘 공공기관은 추가 질문을 통해 면접자가 얼마나 일관성 있게 답변하는지를 평가한다. 다만 추가 질문이 계속 이어지다 보면 평소 생각하지 않던 내용을 즉석에서 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추가 질문에 대해 많은 응시자가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김 주임은 “추가 질문 시 답변이 막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어떤 사람은 당황해서 본인의 주장을 끝까지 밀어붙여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있는데, 모르는 경우 이를 인정하고 솔직히 이야기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해당 기관의 최근 이슈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질문이 요즘 공공기관의 면접 경향이다. 인사담당자들은 신입 직원을 뽑는데 전문적 지식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응시생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할 것을 당부했다.
면접 시 지식, 기술, 태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오갔다. 전 팀장은 “태도다. 왜냐하면 지식이나 기술은 언제든지 배울 수 있지만, 태도는 습관”이라며 “어떤 경험이나 생각도 습관에서도 나오는 데 이것이 바로 태도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 역시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면접도 항목에 따라 다르지만, 1차 행동기반 평가에서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고 이어지는 직무 지식, 기술 등의 평가가 이루어진다”며 “태도를 갖추고 면접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하라”고 조언했다.
입사 후 포부를 묻는 말에 김 주임은 자신의 취준생 시절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첫 번째 최종면접 때는 (이 기관에) 그냥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면 두 번째 최종면접 때는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 얼마나 좋을지,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은 얼마나 좋은 곳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그는 “두 번째 최종면접 때 이 기관에 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들어가고 싶다는 것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는데 진심이 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진행을 맡은 신 면접관은 “면접 땐 태도가 다 좋은데 태도를 어떻게 평가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수험생의 시각에서 인사담당자들에게 질문했다.
이에 전 팀장은 “태도는 평소 사고 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물론 평소 태도를 감추고 들어오는 이도 있어 그런 이를 뽑을 때 내가 잘 뽑았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신 면접관은 제한된 시간 탓에 발제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것만은 꼭 준비하고 왔으면 좋겠다’는 질문에 전 팀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채용 시 토론면접을 반영했다”며 “기관을 알아야 면접에서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 기관에 많이 공부를 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