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급 공채 일반토목직 수석 합격 박동민씨
우석고 졸업/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3학년
“어려운 것 맞추기보다 쉬운 것 틀리지 않으려 공부”
저조한 성적 극복하고 3번째 도전에서 수석합격까지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을 때’를 많은 수험생들이 가장 힘든 순간 중 하나로 꼽는다. ‘계속 열심히 하면 그래도 성적이 오를까? 합격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마음에 깃들기 시작하면 공부에 집중하기도 점점 더 힘들어진다. 그러다보면 성적은 더 정체되고 다시 불안감이 커지는 악순환에 말려들기도 한다.
수험생이라면 대부분 겪어봤을 부진한 성과로 인한 불안, 하지만 결국 그 싸움을 이겨내야 합격이라는 골인점에 도착할 수 있다. 2018년 5급 공채 일반토목직 수석을 거머쥔 박동민씨도 바로 그런 싸움을 이겨낸 승리자다.
전주 우석고등학교를 졸업한 박 씨는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에 진학해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번 시험에서 획득한 점수는 80.57점. 3번째 도전 끝에 이뤄낸 성과다.
그는 “주변에 막연히 시험의 난이도나 수험생활의 두려움으로 진입을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나도 시험에 진입할 때 고민을 많이 했고 1년차에도 턱없이 부족한 점수를 보고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2년차에도 합격과는 거리가 먼 점수였다”고 수월치 않았던 수험생활을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운 좋게 3년차에 과분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기뻤다. 진입에 고민하고 있다면 열정을 갖고 노력한다면 나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합격 소감과 함께 공직 도전을 망설이는 수험생들에게 응원을 전했다.
그가 5급 공채 도전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박 씨는 “1학년 때는 약대 진학을 도전하다 포기했고 2학년 때도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직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 밖에 없었다. 이후 군입대를 통해 나름대로 진로를 많이 고민했는데 아버지께서 권유와 더불어 공직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또 나름대로 찾아보면서 공직생활에 임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5급 공채 합격을 위해 거쳐야 하는 첫 번째 도전은 PSAT이다. 박 씨의 경우 처음 PSAT에 응시할 때는 3개월가량 시간을 충분히 두고 준비했다. 그는 “나도 그랬고 주변의 수험생들도 대체로 처음에는 자료해석을 가장 어려워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점수 향상이 가장 쉬운 과목이기도 하다. 3개월의 준비기간 중 한 달 정도를 특별히 자료해석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첫 도전에서 기초를 탄탄히 쌓고 이후 재시에서는 3주, 3년차에는 2주 정도로 준비기간을 줄였고 기출풀이 위주로 준비했다. 이는 기출이 시험 감각을 유지하는데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그는 “매 시험마다 기출을 2번씩 풀었기 때문에 3년차에는 답이 기억나는 경우도 많았지만 풀이과정만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있다면 굳이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또 언어는 0~2문제, 자료는 2~4문제, 상황은 6~8문제 못 풀 정도의 속도를 맞추면 기술직에서는 푸는 속도를 올릴 필요가 없다고 본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PSAT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수험생들에게는 복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오답 정리 뿐 아니라 시간을 적게 소모하고 풀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나름대로 고민하며 자신만의 풀이 방법을 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국 모의고사와 관련해서는 “1차시험의 경우는 그날의 컨디션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실제 시험장과 비슷한 분위기에서 모의고사를 치러보며 본인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헌법은 7급 인터넷 강의와 기출문제 모음집으로 대비했다. 준비기간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2달가량을 투입했는데 처음 3주 정도는 인강을 듣고 이후에는 틈틈이 기출문제 모음집을 2번 가량 풀었다. 박 씨는 “내년 시험 난이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의 경우 헌법이 어려운 편이었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인 점수 획득을 위해서는 1달 반~2달 정도 약간 과하다 싶더라도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2차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는 측량학을 꼽았다. 측량학은 일반토목 수험생 대부분이 어려움을 느끼는 과목이자 박 씨가 좀처럼 점수를 올리지 못하고 애를 먹었던 과목이기도 하다. 그는 “합격자들의 서브노트는 질이 대단히 높고 귀중한 자료이지만 방대한 내용을 압축했기 때문에 이제 막 시작한 수험생들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도 2년차까지는 서브노트를 억지로 암기하는 방식을 공부했기 때문에 계속 저득점에 머물렀고 이에 3년차에서는 외우지는 못하더라고 최대한 많은 기본교재를 반복해서 읽고자 노력했다”고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내 경우 암기를 미리하고 나중에 겨우 이해한 셈이 됐는데 처음 수험생활을 시작할 때는 최대한 많은 교재를 읽어 측량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후 본인이 정리한 자료나 서브노트를 적극 활용하는 게 더 수월할 거라 생각한다. 정말 이해하지 못한 것들은 내용을 정리해 놓고 시험 막판에 억지로 외웠다”며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전했다.
이외 2차 과목들의 공부방법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단계별 학습이 가능한 응용역학과 구조역학은 꾸준한 공부로 자연스레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 2년차까지는 새로운 문제들을 풀어보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고 이 과정에서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3년차에는 새로운 교재나 서브노트를 구해 풀지는 않았고 오히려 2년차까지 공부했던 것보다 수준을 약간 낮춰 쉬운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려고 노력했다. 이전까지 풀었던 교재들을 다시 반복 학습하고 이후에는 기술사 문제들을 풀었다.
토질역학에 대해서는 “과거와 비교해 봤을 때 서술형 문제의 비중이 낮고 쉬워지는 반면 풀이형 문제는 점점 비중이 커지고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수험생활 동안 기본서들을 반복해서 읽고 푸는 것에만 집중을 했는데 만약 이번 시험에 떨어졌다면 향후에는 문제 풀이에 중점을 둬 좀 더 어려운 교재나 서브노트를 공부했을 것 같다”며 향후 토질역학 시험 준비에 관한 의견을 전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마지막 한 달 전까지는 역학문제는 따로 복습하지 않고 틀린 문제 목록들만 차곡차곡 모았고 토질역학이나 측량학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만 따로 표시를 해뒀다. 시험 한 달간은 쌓아둔 자료들을 다시 풀고 암기하며 계속 복습하는 시간만 가졌다. 일주일이 남은 시점에서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역학문제 50여문 정도와 암기 70페이지 정도만 반복해서 익혔다.
박 씨는 “어려운 것을 맞히려고 공부하는 것보다는 쉬운 것을 틀리지 않으려고 공부해야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2년 정도 실력을 쌓으면 모르는 것을 다 틀리더라도 아는 것만 전부 맞힌다면 충분히 합격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각 서브노트나 교재 맨 앞에 포스트잇을 붙여놓고 단순 실수한 것과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을 두 유형으로 나눠 목록을 적어놨고 시험이 한 달 남았을 때 복습용으로 활용했다”는 수험 팁을 알려줬다.
답안 작성에 관해서는 “일반토목의 과목은 굳이 답안작성에 크게 공을 들일 필요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보였다. 박 씨는 “역학과목의 경우 답안을 내기 위한 풀이과정만 보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본인 나름의 답안 작성 요령을 몸에 익혀 기계적으로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답이 틀리면 점수를 낮게 주는 역학과목의 특성상 작성에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푼 문제를 다시 한 번 검토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측량학 답안 작성에 대해서는 “목차를 적고 쓰는 사람과 목차 없이 생각나는 대로 적는 사람이 있는데 딱히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나는 초시에 목차에 맞춰 쓰느라 막상 내용을 부실하게 써 굉장히 낮은 점수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재시 이후로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면접시험 준비는 2차 합격자 발표 일주일 전부터 조금씩 시작했다. 합격자 발표가 난 후에는 학원과 스터디를 병행했고 저녁에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면접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자꾸 밀려오는 부정적인 생각을 애써 떨쳐내며 면접을 함께 준비하는 고시반 실원들과 함께 합격 후를 꿈꾸며 그 시간을 버텼다고.
이처럼 시행착오도 겪고 실패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걸어온 끝에 합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성실하게 수험생활을 했듯이 앞으로 걸어갈 공직자의 길도 성실히 걸어갈 생각이다. 그는 “언제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 더욱 더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구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가 포기하지 않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먼저 수험생활동안 언제나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셨던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고시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김강문 선배님, 본인의 시간을 쪼개가면서 알려주셨던 스승님이나 다름없는 남궁부, 김동현, 윤주석 선배님, 면접기간동안 저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모두 합격하여 기쁨을 나누었던 용수형, 현우형, 주열이형, 지섭이형, 현우, 상원이, 함께 의지하고 공부했던 다른 고시반 실원들, 공부에 지칠 때마다 응원해주었던 지환이형, 명승이를 비롯한 대학교, 고향 친구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