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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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 바란다
  • 이상연
  • 승인 2005.01.25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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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활동을 종료한 사법개혁위원회의 논의결과를 법령 등을 통해 실행에 옮겨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18일 첫 전체위원회 회의를 갖고 내년 말까지 예정된 장기 항해의 닻을 올렸다. 사법개혁이 이제 논의단계를 넘어서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도록 구체적인 법안을 만드는 시점이 된 셈이다. 각계각층을 아우르면서 범정부적 성격을 띤 사개추위는 오는 4월부터 두달에 한번씩 전체위원회 회의를 열어 산하 실무위원회와 기획추진단에서  의결된 안건들을 심의해 처리해나갈 예정이다.


사개추위가 출범과 함께 가장 서둘러 다루게 될 안건은 사법개혁위원회가 합의한 개혁안들 중 '로스쿨'과 '국민의 사법참여제' 도입 등이다. 로스쿨의 경우 2008년에, 국민의 사법참여제는 1년 앞선 2007년에 각각 도입키로 사개위에서 결론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특히 로스쿨은 관련 법령이 조기에 마련돼야 교육부와 각 대학 등에서 구체적인 준비작업을 벌여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사개추위는 로스쿨 설립인가기준 등과 관련된 법령안을 올 상반기 중에 마련, 가을 정기국회에서 상정한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 이와함께 사개추위는 '중죄(重罪)' 형사사건의 경우 '사법참여인단'(가칭)이 재판에 참여, 재판부에 유·무죄에 대한 의견을 참고로 제시하는 1단계 형태의 사법참여제 도입을 위한 법령안도 상반기중에 마련해 하반기부터 시행준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승헌 공동위원장은 출범식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 여망인 사법개혁을 실무적으로 추진하는 기구의 위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듯이 사개추위의 항로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사개추위 앞에 놓은 과제들은 그 하나하나가 막중할 뿐아니라 각계의 이해가 엇갈리는 만큼 쉽게 풀려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 안팎에서도 우세하다. 사개위 논의단계에서 입학정원에 대해 위원들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다수안과 소수안을 냈던 로스쿨 안건의 경우 사개추위에서도 적정 입학생수를 놓고 한바탕 격론이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에 근대사법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수술이라 할 수 있는 사개추위의 이번 활동이 각계각층의 이해를 최대한 조화시켜 국민 편의와 권익을 증대하는 내용의 '21세기형 법조인 양성제도'를 내놓기를 기대한다. 로스쿨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한편 로스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각 대학의 분위기에 비춰볼 때 더욱 그러하다. 특히 로스쿨 도입이 확정된 만큼 입학 정원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개위 다수의견은 사시합격자수에 준해서 정한다는 것이고 소수 의견은 그렇게 되면 너무 인원이 적으니 법조 인력의 수급 형편을 봐서 좀 융통성 있게 수를 정하자고 돼있다. 로스쿨 입학 정원은 상당히 중요만큼 사개추위에서 좀더 많은 논의가 따라야 한다.


국민 사법참여제도 관심의 대상이다. 우리에게는 국민의 사법참여 제도는 생소한 제도다. 시행해본 적이 없어 시행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걱정을 하고 있는 터다. 새로 도입하는 마당에 좀더 심층적인 논의를 거치고 장단점을 따져 실질적인 국민 사법참여제가 착근되도록 해야 한다. '고법 상고부 설치'안도 사개위 단계에서 단일안이 아닌 다수안으로 채택된 것이어서 소수안이었던 '대법관 증원'안과의 재격돌이 예상된다. 이밖에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놓고서도 법원과 검찰, 변호사단체 등이 첨예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군사법제도 개혁 등도 관련 법령 제정과정에서도 진통이 예고되고 있어 사개추위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이 중요하다. 그것은 직역을 뛰어넘고 국민의 편익을 우선해 사법부의 백년대계를 세우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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