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고전’서 연세대 누르고 2연승
성균관대, 연세대와 공동으로 2위에 올라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최근 고려대 출신이 공인회계사시험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연세대는 경영대가, 고려대는 법대가 강하다는 의미의 ‘연상고법’(延商高法) 구도가 옛말이 되고 있다.
사학의 맞수로 매년 정기 연고전(고연전)을 여는 두 학교가 법조계 안팎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공인회계사계에서도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법률저널이 24일 발표된 2017년도 제52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종합격자 915명 중 주요 대학의 합격자를 파악한 결과, 올해도 고려대가 연세대를 누르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했다.
올해 고려대 합격자는 97명(10.6%)으로 지난해(118명, 12.98%)에 비해 감소했지만 2위 연세대와 큰 격차를 유지하며 2연승을 차지했다. 고려대는 최근 6개년(2012∼2017년)간 누적에서도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며 ‘CPA 양성 최강자’로서 위상을 재확인했다.
반면 2014년과 2015년 연달아 박빙의 차이로 2연패를 달성했던 연세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1위 탈환에 실패했다. 연세대는 올해 78명(8.5%)으로 지난해(98명, 10.8%)보다 더욱 감소하면서 단독 2위에서 성균관대와 공동 2위에 머물렀다.
과거 연세대가 상경계열에 강하고 고려대가 법과대학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뜻의 ‘연상고법’이 최근 공인회계사시험에서 고려대의 선전이 두드러지면서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공인회계사시험에서 고려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공인회계사 준비반 ‘정진초(精進礎)’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공인회계사시험 공부를 전폭적으로 돕고 있다. 정진초에서는 회계법인 선배들과의 만남을 비롯한 회계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 이용 가능하다.
성균관대는 78명(8.5%)으로 지난해(76명, 8.4%)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연세대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최근 6년간 누적 합격자 수에서는 467명(8.5%)으로 3위를 유지했다.
올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합격자 배출 상위 3개 대학의 전체 합격자 비중이 27.7%(253명)로 지난해(32.1%, 292명)에 비해 다소 감소하면서 2015년도(27.6%, 253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비중은 직전 5년(2012∼2016년)간 평균 31.2%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이들 상위 3개 대학의 합격자 수가 2010년 37.3%(355명), 2011년 37.6%(361명)로 10명 중 약 4명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지만 2012년 31.6%(315명), 2013년 33.3%(301명), 2014년 31.9%(283명), 2015년 27.6%(253명), 2016년 32.1%(292명) 등으로 이들 대학의 비중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반짝 반등했지만 올해 또다시 떨어졌다.
지난해 6위에 머물렀던 경희대가 올해 73명(8.0%)으로 지난해(57명)보다 선전하면서 4위로 두 단계 뛰어 올랐다. 이어 중앙대가 70명(7.7%)으로 지난해(62명)보다 증가했지만 순위는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낮은 5위를 차지했다.
한양대도 지난해(57명)보다 증가한 65명(7.1%)을 배출했지만 순위는 6위로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43명으로 9위에 그쳤던 서울대는 올해 43명(4.7%)의 합격자를 내며 7위로 올라섰다. 특히 서울대는 올해 수석 합격자를 배출했다.
서울시립대는 40명(4.4%)으로 지난해(44명)보다 줄었지만 순위는 8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31명으로 선전하면서 ‘톱10’ 진입해 성공했던 이화여대는 올해도 38명(4.2%)으로 증가하며 9위로 한 단계 올랐다. 지난해 55명으로 7위로 내려앉았던 서강대는 올해도 37명으로 부진하면서 ‘톱10’에 턱걸이했다. 서강대는 최근 6년간 누적 합격자 수에서도 5위에서 한양대에 밀리며 6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위 10위권 내에서 지방소재 대학은 전무했다. 2015년의 경우 경북대가 30명(3.3%)으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지방대학 유일하게 10위에 랭크된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