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제59회 공인회계사 수석 김나현 씨의 ‘초시 동차’ 합격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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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제59회 공인회계사 수석 김나현 씨의 ‘초시 동차’ 합격 비결은?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4.09.13 16: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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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공인회계사 수석 합격 김나현 씨대구외고 졸업/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2024년 공인회계사 수석 합격 김나현 씨
대구외고 졸업/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초시 동차는 노력이 중요…‘초시생이니까 괜찮아’라는 생각 경계해야”
“1차는 하루 한 과목 8개 이상 수강하되 꼭 이해하고 넘어가려 노력”
“기본강의 후 연습서 공부할 때 실력 가장 많이 올라…첫 단추 중요”

안녕하세요, 59회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김나현입니다. 지난주 월요일에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초시 동차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수석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니 참 과분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운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수험생 시절 법률저널의 합격수기들을 읽으며 참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자세하게 저의 여정을 서술해 보았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스스로 머리가 좋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공부법이 있지도 않습니다. 저 역시 매 순간이 고통스러웠고 잠들 때마다 내일도 오늘과 똑같은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수험생활은 지독하게 외롭고 괴로운 게 정상입니다. 수험생활 중 편안함을 찾지 말고 모든 순간 본인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저의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수석합격은 정말 운이지만 초시 동차는 노력이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차합격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께 저의 수기가 꼭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차 시험 총점 452점의 과목별 성적은 세법 71.5점, 재무관리 84점, 회계감사 75.55점, 원가관리 92점, 재무회계 129점입니다.)

1. 전반적인 수험생활

1) 하루 일과와 공부시간

기본적인 생활패턴은 6시에 일어나서 12시 30분쯤 취침하였는데, 눈 떠 있는 시간은 다 공부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공부했기 때문에 식사는 엄마가 싸주신 건강한 도시락이나 콩떡으로 해결했고 양치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까지 30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샤워를 하거나 걸어다니는 시간에도 필기가 필요 없는 인강을 듣거나 세법 녹음을 들으며 자투리 시간을 챙겼습니다.

근처 도서관이 7시 개방, 24시 마감이었는데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1등으로 문 열고 들어가 마감 노래를 들으며 꼴찌로 나왔습니다. 저는 목표 주 공부시간을 100시간으로 설정하고, 월요일~토요일까지는 평균 14~16시간을 공부하였으며 일요일은 100시간 중 부족한 시간을 채우고 저녁엔 집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공부시간은 열품타 앱으로 측정했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 평균 100시간을 못 지킨 주는 거의 없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다면 그 전주에 휴식시간을 줄여 미리 공부를 해두는 등의 노력을 했습니다. 공부시간에 대한 강박으로 당장 이번 주의 목표 공부시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한 주, 한 주를 충실히 보낼 수 있었고, 그 시간들이 모여 금세 시험일이 되었습니다. 멀리 있는 시험을 생각하며 해이해지지 말고, 저번 주보다 더 만족스러운 이번 주를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단 하루도 계획 없이 쉬거나 놀지 않았습니다.

2) 공부 장소와 스터디

저는 본가인 대구로 내려가 공부를 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아무래도 서울은 유혹이 많을 것 같아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혼자 공부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외로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자유롭게 내 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여러 자극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스터디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 효용에 대해 감히 평할 수는 없겠지만, 저처럼 스터디를 구하지 않고 혼자 공부하시는 분들도 전혀 불안해하실 필요가 없으며 학원 QnA 게시판을 적극 활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3) 휴식

1차 시험에는 매주 일요일에 목표 공부시간을 채운 후 휴식을 취했습니다. 일요일에 푹 쉬고 싶은 마음에 월~토에 더욱 열심히 공부해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했기에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휴식을 취할 때는 누구를 만나지는 않았고, 보통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을 침대에 누워서 봤습니다. 2차 시험 때는 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라 예전처럼 월~토 공부 시간을 유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요일 휴식을 없애고 매일 식사시간을 조금 길게 하는 등 작은 휴식들을 넣어주었습니다.

휴대폰은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덜 만지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는 동안 sns는 일체 하지 않기 위해 비활성화를 했고, 카카오톡도 pc버전 외에는 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즐겨보던 웹툰도 끊었고, 유튜브도 공부 목적 외에는 잘 보지 않았습니다.

4) 마음가짐

저는 공부가 하기 싫어질 때마다 항상 스스로에게 “시험에 떨어진 날, 오늘 이 순간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어?”라고 질문했고 답변은 늘 “아니오.” 였습니다.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 아침에 계단에 앉아 한참을 울었던 적도 있고, 특히나 여름에는 소위 말하는 슬럼프가 와 스터디카페에서 매일 울면서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기간에 공부 시간이 가장 많았습니다. ‘나 슬럼프야, 그러니까 쉬어도 돼’ 라는 생각은 참 어리석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 힘든 일이 있었던 것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채점에 고려해 주지도 않습니다. 수험생의 우울함과 불안함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공부뿐입니다. 해야 할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힘듦이 덜어지지는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진다고 생각하며 독한 마음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초시를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초시생이니까 괜찮아.’입니다. 1차 합격인원을 계속 늘리고 있는 상황에 시작부터 그런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저는 오히려 초시생일 때가 가장 의욕이 넘치고 열정이 가득하기에 합격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23년 겨울, 1차를 떨어지면 다시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고, 2차도 다유가 뜬다면 포기할 각오였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완전히 토해내 더 이상 힘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합격보다는, 내 모든 걸 갈아 넣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담담할 수 있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2. 1차 시험

1) 시기별 진도

저는 진입 전 2개월간 학기를 병행하며 기본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회계원리는 2학년 1학기 전공수업으로 들었기에 패스했으나, 학교 수업에서 들었더라도 시험과는 결이 다를 수 있으니 중급회계를 듣기 전 회계원리 인강을 들으시길 추천드립니다.

1월이 시작되기 전 중급회계와 고급회계, 원가관리 기본강의를 완강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월~9월의 시기별 진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선생님 성함만 간략히 기재하는 점, 플래너를 참고하지만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회독은 누적 기준 작성했습니다. 별다른 언급이 없으면 전수로 풀이한 것입니다.

~12월 : 중급회계, 고급회계, 원가관리 완강

1월 : 재무관리, 경제학 기본강의 완강, 재무회계연습(김재호) 수강 시작

2월 : 재무회계연습(재) 완강 및 3회독, 재무관리연습 완강 및 2회독, 원가관리연습서 수강

3월 : 세법 기본강의, 재무관리연습 3회독, 재무회계연습(김기동) 수강

4월 : 세법 기본강의, 재무관리연습 4회독, 세무회계 연습서 수강시작, 재무회계연습(기) 2회독

5월 : 세법 기본강의 완강, 세무회계연습서 완강 및 2회독, 재무관리 연습서 3회독

6월 : 상법 기본강의(심유식), 세무회계연습서 3회독, 원가관리연습서 필수문제 2회독

7월 : 객관식재무회계 1회독(4일, 계산문제만), 객관식경제학 수강, 경영학 수강, 재무회계연습(기)3회독

8월 : 회계감사(권오상) 수강, 상법 기본강의(김혁붕), 세무회계연습서 4회독, 재무관리연습서 필수문제 5회독, 객관식경제학 2회독

9월 : 세무회계연습서 필수문제 5회독, 재무회계파이널(1차용) 1회독, 원가관리연습서 필수문제 3회독, 객관식상법 2회독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객관식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7시~19시까지 목표 객관식 공부량을 끝내면 19시~24시까지는 연습서를 좀 더 보거나 감사 강의를 들었습니다.

국세기본법이나 정부회계는 11월쯤 수강하였고, 기타세법은 7월부터 이동시간에 반복해서 듣다가 11월쯤 필기를 하며 정리했습니다. 7월과 9월에 학교 고시반 시험이 있어서 재무회계 객관식 문제집을 조금 풀었습니다. 저는 두 번의 고시반 시험에 모두 합격했고 특히 9월에는 1등을 해 자신감도 많이 얻어 연습서 보는 시기를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회계사시험은 수능과 달리 정기적인 모의고사가 없기 때문에 본인의 실력을 검증하기가 어렵습니다. 중간중간 사소한 시험들이라도 준비가 덜 되었다는 핑계로 외면하지 말고 반드시 응시하시길 바랍니다.

1월 : 회계감사 유예강의(도정환) 수강, 객관식 준비

2월 : 전국모의고사 응시 (우리경영 431점, 전국5등 / 나무경영 476점)

1월쯤 1차는 합격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여유가 생겨 도정환 선생님의 회계감사 유예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권오상 선생님 동차 강의를 8월경 한 번 들었던 후라 더욱 이해가 잘 되었고, 하루에 2~3시간씩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2월에는 전국 모의고사를 보았는데, 나무경영은 서울권이 아닌 지역의 대학에서 응시하여 전국 석차에 합산되지 않았지만 공개된 전국 1등 성적보다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때 긴장이 풀렸는지 나무경영 모의고사를 보고 나서 2주간 무척 아파 1차 시험 직전까지 공부를 거의 하지 못하고 시험장에 들어가, 최종 성적은 457점으로 기대만큼 높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합격권이었기에 마음 편히 2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차 세부 점수는 회계학 132점, 세법 75점, 경영학 87.5점, 경제학 75점, 상법 87.5점이었습니다.

2) 과목별 공부 방법

* 공통

- 기본강의를 들을 때나 연습서를 들을 때 한 번에 두 과목을 동시에 나가는 것이 저의 성향과 맞지 않아 저는 한 과목씩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하루에 몇 강의를 듣는 게 좋냐에 의견이 분분한데, 저는 성격이 급해서 하루에 8개 넘게 수강했으며 꼭 이해를 하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가관리 강의에서 선생님이 직접재료, 직접노동, 제조간접원가 등이 재공품 계정, 제품 계정, 매출원가계정으로 넘어가는 전체 과정을 설명해 주시면 반드시 그날 스스로 이해가 될 때까지 그려보았습니다.

- 연습서 강의를 들을 때는 반드시 강의 전 문제를 미리 풀어보아야 합니다. 답지를 너무 쉽게 보는 것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답이 틀렸다면 최소한 20분 정도는 고민해 봐야 실력이 오르는 것 같습니다.

- 연결회계처럼 구조가 중요한 과목들은 처음 개념을 배울 때 완전히 구조를 분해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연결회계에서 내부거래의 매출액과 매출원가를 제거하는 분개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배기업과 종속기업의 분개를 각각 작성한 후 직접 제거해 봤습니다. 맹목적으로 답지 풀이를 공식처럼 외우기보다는, 왜 그런 공식이 나오는지 원리를 이해해야 변형문제도 풀 수 있습니다.

(1) 회계학

* 중급, 고급회계

기본강의와 연습서강의를 모두 김재호선생님 강의로 수강했습니다. 재무회계는 절대 암기만 해서 풀면 안 되는 과목입니다. 저는 강의를 처음 듣고 문제를 풀 때 거의 모든 문제를 직접 분개하여 풀었습니다. 이렇게 분개를 직접 해보는 귀찮은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이후 응용이 어렵습니다.

김재호 선생님 연습서를 3회독 정도 한 후, 김기동 선생님의 연습서도 추가로 수강했습니다. 빠듯한 일정인 만큼 더욱 공부량을 늘렸습니다. 연습서 강의를 2개나 듣는 것이 과할 수 있지만, 하나의 교재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더 잘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권의 연습서를 3, 4회독씩 하고 나니 객관식 계산문제는 쉽게 느껴졌습니다. 회계는 말문제를 완벽하게 대비하기보다는 기출만 틀리지 말자는 마음으로 객관식 강의 중 말문제 부분만 발췌해서 수강했습니다. 김기동 선생님의 객관식 교재가 어려운 편이기에 해당 교재를 전수로 4회독 정도 했고, 김재호 선생님의 기출베스트와 기출파이널 교재를 각각 3회독 했습니다. 타임어택에 강한 편이라 늘 문제를 풀고 시간이 남는 것을 확인하며 기출문제를 따로 시간 맞춰 풀어보지는 않았습니다.

* 원가관리회계

원가관리 기본강의를 1월에 수강하고, 연습서 강의를 들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2월에 연습서 강의를 들은 것은 모험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주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강의가 100강이라고 해도, 하루에 8강을 듣는다고 하면 2주 안으로 완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연습서 강의라 문제를 혼자 풀어보는 시간이 많이 걸려 아주 힘든 2주이기는 했지만 수험기간 중 소소한 목표를 달성하는 재미로 열심히 들었습니다. 원가관리는 객관식 기간에 많은 분들이 객관식 강의를 듣는데요, 객관식 강의를 들을 시간에 조금 더 보태어 연습서강의를 수강한다면 객관식 강의를 들을 필요가 없어지니 여유가 되시는 분들께는 원가까지 연습서를 미리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임세진 선생님의 필수문제만 3회독 하여도 1차대비는 차고 넘칠뿐더러 2차까지도 5~60점은 커버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원가는 객관식 문제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때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연습서를 봤더라도 반드시 객관식 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며 시간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는 객관식 교재를 전수로 4번 정도 풀었고, 이후 기출문제집도 시간을 맞춰 전수로 3번 정도 풀었습니다.

* 정부회계

정부회계 기본강의를 9월경 비교적 일찍 들었지만, 막상 11월쯤 되니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아 기본강의를 다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부회계 역시 구조,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한 번 이해하는 순간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리는 것 같습니다. 국가회계와 보조금 등 계정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대응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부회계가 어렵게 나오는 추세라 대비가 어렵긴 하지만, 김강호 선생님의 강의 중 진행되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기출문제나 객관식 문제집을 풀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낍니다.

(2) 세법

가장 악명 높은 과목인 만큼 많이 긴장하고 공부를 시작해서인지 기대보다는 괜찮았습니다. 이승철 선생님의 세법강의는 개인적으로 모든 과목을 통틀어 가장 좋았습니다. 세법의 유래를 꼭 설명해 주셨고 특히나 충당금 파트를 공부할 때는 구조와 원리를 설명해 주셔서 이해가 아주 잘 되었습니다. 세법 암기량이 상상을 초월하지만, 저는 강의를 통한 이해 덕분에 암기량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기본강의 중간 농담처럼 재밌게 설명해 주시는 세법 적용 사례들이 한참 뒤 객관식 말문제를 풀 때도 기억이 나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세법 기본강의 종강이 늦어져 완강 전에 세무회계 연습서를 동시에 수강했습니다.

세법은 서브노트를 누적으로 읽고 외워야 하는데, 저는 문제를 풀면서 까먹었던 부분을 발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느꼈으며 그냥 이론을 읽고 있으면 도저히 집중을 하지 못해 서브노트 읽기는 포기했습니다. 대신 문제를 풀다가 중간에 헷갈리는 부분이 나오면 곧장 포스트잇에 어떤 부분이 헷갈렸는지 쓰고, 문제를 다 풀고 채점한 후 해당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문제를 다 풀고 나면 내가 어디서 막혔는지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풀이 과정에서 본인이 조금이라도 헷갈렸던 부분을 표시해 두고, 이후 그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하기를 추천드립니다. 세법뿐만 아니라 경영학, 상법 등 이론을 읽어야 하는 과목들이 많은데, 저처럼 도저히 줄글을 집중해서 못 읽는 분들은 최대한 문제를 많이 풀며 빈 곳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세무회계 연습서를 전수로 4회독, 필수문제만 1회독 더 하여 총 5회독을 객관식 전에 끝냈고, 객관식 기간에는 주민규 선생님의 객관식 교재를 전수로 3회독 했습니다. 세법 말문제가 참 골치 아팠는데, 이 역시 서브노트를 읽기보다는 객관식 교재의 말문제를 정리해서 눈에 바르듯이 했습니다. 말문제는 막판에 하루에 끝장내기 교재를 이용해 평소 정리해 두었던 것을 단권화했습니다.

기타세법은 7월부터 식사 시간과 이동시간을 이용해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합병, 상속세, 증여세, 양도세 중 합병을 제외하고 1차 기간에 모두 정리했고, 합병은 2차 기간에 정리했습니다. 양상증은 양이 많고 어려운 것은 맞지만, 개인적으로 이것들을 모두 버리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상증을 다 버리고 나머지를 완벽하게 해내면 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머지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면 양상증의 기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깊게 공부하려고 하지 말고, 기출문제만 보더라도 항상 나오는 부분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투입은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국세기본법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반기에 강의를 수강하고, 객관식 교재로 정리했습니다. 기타세법과 국기법은 학원 홈페이지에 공개강의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여러 선생님들의 공개강의를 자투리시간에 계속 돌려보았기 때문에 따로 큰 시간을 쏟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3) 재무관리

재무관리는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었습니다. 기본강의를 완강하고 금방 연습서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기본강의를 듣고 나서도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김종길 선생님 수업 기준으로 바로 연습서 강의로 넘어가셔도 괜찮습니다. 연습서 강의에서도 이론을 충분히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수학문제 푸는 것을 좋아해서 재무관리도 수학 공부하듯 공부했습니다. 개념 설명을 듣고 혼자 문제를 풀려고 끙끙거렸습니다. 어떤 문제는 4시간씩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귀가할 때까지 풀지 못한 문제는 포스트잇에 써두고 침대 옆에 붙여둔 후 보면서 고민하다 잠들어 꿈에서도 문제를 푼 기억이 납니다. 사실 아주 비효율적인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까지 시간을 쓰지는 마시고, 20분 정도 고민하신 후 답지를 보시되, 답지를 대강 읽고 문제를 풀었다 막혀서 다시 답지로 돌아가는 ‘왔다갔다 풀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충분히 고민한 후 답지를 보면 내가 막힌 곳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답지를 한 번 꼼꼼히 읽은 후 완벽히 이해를 하고, 이후엔 답지를 덮어 두고 처음부터 문제를 풀어야 실력이 향상됩니다.

2차 연습서를 전수로 4회독, 필수문제는 2회독 정도 하니 객관식 재무관리 역시 쉬웠습니다. 다만 말문제는 조금 애를 먹어 해당 부분만 강의를 발췌해서 들었습니다. 객관식 교재 계산문제는 이틀에 한 권을 다 풀 정도로 속도가 나왔기에 4회독 정도 전수로 풀이했고, 말문제는 어려운 선지를 형광펜으로 체크해 가끔 체크된 선지만 읽어줬습니다. 2000년 이전 기출부터 2023년 기출까지 전수로 시간을 재고 3번 정도 풀어줬습니다.

(4) 상법

심유식 선생님의 상법 기본강의를 들으며 문제풀이 스킬과 쉬운 앞글자 따기, 재치 있으신 입담 덕분에 강의를 아주 재밌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기본강의를 듣고 당일 복습 이후 따로 보지 않는 실수를 저질러, 한 달이 지난 후 교재를 봤는데 이해가 가지 않아 무척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김혁붕 선생님의 상법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저는 재무회계와 상법을 2번 수강하며 과투입이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고, 실제로 주변에서도 과하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2개 수강한 것이 저는 큰 도움이 되었고 더욱 깊이 있게 과목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생활 중에는 교재, 강의 선택부터 소소하게 선택의 기로에 많이 서게 됩니다. 고급회계부터 듣고 중급회계를 듣는 것 같은 아주 특이한 선택만 아니라면, 너무 주위 이야기에 얽매이지 말고 진정 본인에게 필요한 것들을 소신있게 결정하는 것도 필요한 역량인 것 같습니다.

김혁붕 선생님 강의 수강 후 선생님의 객관식 교재를 5번 정도 전수로 풀이했습니다. 기화펜을 활용했고, 매 회독마다 문제 위에 o, x를 표시했습니다. 4회독과 5회독 때는 헷갈리는 선지만 따로 형광펜으로 그어두었고, 막판에는 형광펜만 읽었습니다. 저는 상법이 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음 공부하는 법과목이기에 느끼는 벽이 있기 마련인데, 그래서 상법을 너무 늦게 수강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9월 객관식 진입 전 기본강의는 최소한 끝내 두고, 또 문제량과 기출 선지가 많은 편이기에 객관식 시즌 시작부터 꾸준히 풀어야 힘들지 않습니다.

김혁붕 선생님의 객관식 교재를 5회독 한 후 심유식 선생님의 빈출 지문 노트(빈지노)를 3회독 했고, 하루에 끝장내기 교재는 막판에 2번 정도 보았습니다. 빈지노는 꽤 어려운 편이었으나 수험생들이 헷갈려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문제화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2025년 시험부터 어음, 수표법이 출제범위에서 제외되고 회계감사 내용이 추가된다고 들었습니다. 강의를 찾아보니 강의 수가 그리 많지 않고, 예상문제가 2차 내용을 단순히 객관식화 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2차 강의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서술형 암기와 객관식 암기는 명백히 다르고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수험목적상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부분은 1차용 강의로 대비하시고, 저처럼 자투리시간에 2차 강의를 유튜브 보듯 들어두는 것을 조심스럽게 추천드려봅니다.

(5) 경제학

경제학 과락률이 늘 높은 것처럼 경제학은 참 많은 수험생들을 힘들게 합니다. 저 역시 경제학에 대한 공포가 많아 기본강의를 상반기에 빠르게 듣고 틈날 때마다 경제학 연습 교재를 읽어보고 단원문제를 풀었습니다. 7월부터 김판기 선생님의 경제학 다이어트 강의를 들었고, 객관식 진입 전까지 아침에 도서관으로 출발하기 전 남는 20분 동안이나 연습서를 풀다가 손이 아플 때 종종 풀어주었습니다. 다이어트 경제학은 전수로 4회독, 오답만 2회독 정도 했습니다. 이후 윤지훈 선생님의 기출문제집으로 7개년 정도를 3회독 했습니다. 종종 유튜브에 경제학 정리 강의를 듣기도 했습니다.

경제학은 기본강의보다 객관식 강의를 들을 때 수험목적에 맞는 실력이 아주 많이 오르는 것 같습니다. 경제학은 난이도 자체로만 보면 회계사 과목 중에 가장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기본강의를 들을 때부터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시고 스스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꼭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뻔하지만 아는 문제들만 잘 풀어내면 합격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이 실전 연습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문제를 넘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자신만의 문제 풀이 순서, 그 순서가 틀어졌을 때 대처법 등이 아주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거시가 미시보다 훨씬 쉬웠기에 거시 -> 미시 순서가 보편적이었으나 지금은 미시에서도 쉬운 문제가 나오고 거시도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유동적으로 시험장에서 대처하는 연습을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또, 직전 연도 시험 문제는 최대한 아껴두세요. 객관식 교재를 약 2~3회독 정도 한 후 풀어보는 것이 자신의 실력을 검증하기 아주 좋습니다. 저는 10월경 58회 문제를 풀었을 때 60점 정도가 나왔고, 실제 시험에서는 75점을 받았습니다. 60점을 받고 나름 문제를 많이 풀었는데 기대보다 점수가 나오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6) 경영학

2025년부터 경영학 과목이 대폭 축소됩니다. 때문에 간략하게만 서술하겠습니다. 저는 경영학 과목 자체가 제 성향과 너무 맞지 않았고 단순히 학자 이름과 이론의 제목, 간략한 서술만 외워야 하는 수박 겉핥기식의 공부에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전 과목을 통틀어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습니다.. 최중락 선생님의 기본강의는 재밌게 들었지만 워크북은 제대로 완독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세법 서브노트를 잘 읽지 못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그래서 객관식 교재를 약 7회독을 했고, 기출실록도 5회독을 해서 선지 위주로 암기를 했습니다.

3) 모의고사와 마무리 정리에 관하여

저는 막판에 두 학원의 모의고사를 치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꽤 어려운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절대 일희일비 하지 마세요. 모의고사 400점을 넘었지만 1차에서 떨어진 분도 보았고, 200점대에서 합격한 분도 보았습니다. 잘 나오면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고, 잘 나오지 않으면 실제 시험에서 못 친 게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 시험이 아닌 과정은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됩니다.

모의고사일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저는 그날 실제 시험이랑 똑같이 연습했습니다. 전날 가방도 미리 챙겨두고, 입실시간에 맞춰서 입실하고, 도시락도 시험 날 메뉴와 동일하게 가져갔습니다. 한 달 전이라 완성이 되어 있지 않다는 핑계로 시험을 아예 치르지 않거나 대충 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회피가 아닌지 판단해야 합니다. 어떤 시험이든 끝까지 피하지 않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4) 1차 시험 당일

당일 입실시간에 맞춰 바로 입실했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 예열문제를 풀었습니다. 시험 날 보려고 만들어둔 한 권짜리 노트와 세법 하끝, 예열문제들 몇 장 이렇게 최소한 간소하게 가져갔습니다. 귀마개는 3M을 사용하였고, 계산기는 여분으로 1개를 더 가져갔습니다. 1차는 타임어택이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를 미련 없이 넘겨야 합니다. 요행을 바라지 마시고, 보내온 시간을 믿으며 그 순간에 몰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3. 2차 시험

1) 시기별 진도

3월, 4월 중순 : 재무회계, 세법, 재무관리 전수로 1회독 완료, 원가관리 필수 2회독 풀이, 회계감사 하끝 암기

4월 중순~5월 : 연습서 오답 확인, 변형 문제집 풀이

6월 : gs 모의고사, 매일 5과목 전체 기출문제 풀이

저는 연습서 풀이를 마치고 58회 기출문제를 감사를 제외하고 풀어봤습니다. 연습서를 풀 때 58회 문제는 제외하고 풀었기 때문에 처음 보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때 세법은 80점, 재무관리 75점, 원가관리 90점, 재무회계 97점 정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합격할 실력은 1차 기간 연습서 공부를 통해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2차 4개월은 너무 짧기 때문에, 1차 객관식을 공부하더라도,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2차 공부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2) 과목별 공부 방법

(1) 세법

5과목 중 가장 점수가 낮은 과목입니다. 2차 기간을 돌아봤을 때, 저는 3월 한 달간 거의 세법을 보지 않았습니다. 감사 암기에 치중한 탓이었습니다. 3월 말 개정된 연습서를 구입했을 때 첫 문제가 풀리지 않아 아주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2차 공부를 시작할 때 모든 과목을 골고루 가져가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3월 말에 개정된 연습서를 새로 사고 2주 만에 전체 1회독을 다 했습니다. 개정된 연습서가 더 컴팩트해진 탓도 있었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다시 풀만한 문제, 내가 까먹은 개념들은 따로 정리를 해두고 2회독 때는 그것들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이후 주민규 선생님의 final 교재를 구입해 풀었습니다. 진도별 문제는 난이도 자체는 쉬웠지만 내용을 정리하기 좋았고, 뒷부분의 모의고사는 5회차까지만 겨우 풀고 6회차부터는 너무 어려워서 풀지 않았습니다. Final 교재에 10개년 기출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10개년 기출도 2회독 정도 시간을 재며 실전처럼 풀었습니다. 막판에는 주민규 선생님의 세법 gs를 풀었는데, 첫 회차 때 상위 30%를 한 번 기록한 것 외에는 꾸준히 하위권이었습니다. gs와 실전은 크게 관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동차생은 gs에서 내가 헷갈렸던 내용과 처음 보는 문제를 다루는 법 정도만 배워가면 되는 것 같습니다.

세법은 답안지를 작성할 때 답을 먼저 전체 다 쓴 후 별표 표시로 밑에 해설을 달았습니다. 답이 틀리면 해설을 보지 않으신다고 해설을 쓰지 않는 분들을 꽤 많이 봤으나, 저는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언제 풀이 과정에 채점이 들어올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최대한 아는 것들을 보기 쉽게 많이 쓰고 오는 것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2) 재무관리

1차 기간에 재무관리 연습서를 너무 많이 봐온 탓이었는지 4월 초까지 전수로 1회독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1회독을 할 때 바로 다시 볼 문제들을 뽑아두었고, 2회독 때는 오답과 필수문제만 확인했습니다. 이후 김종길 선생님의 핵심문제변형 70제 교재를 구입해 풀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문제집이었습니다. 익숙한 문제에 적용하던 풀이 과정을 처음 보는 문제에는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문제 난이도도 크게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소화할 만했습니다. 70제 교재를 3회독 정도 하고 기출문제를 푸니 풀리지 않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재무관리는 gs를 풀어보지는 않았고, 연습서와 70제, 기출문제로 끝까지 정리했습니다. 확실히 동차생 치고는 재무관리를 많이 공부했다고 느꼈기에 뒤로 갈수록 투입을 줄였습니다. 답안지는 항상 스프링을 사용해 모아두었고, 왜 이 문제를 틀렸는지, 어떤 실수를 했는지를 눈에 띄게 표시하여 마무리 정리는 모아둔 답안지를 읽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재무관리가 답안지를 구성해 나가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돌아보면 조금 웃기긴 한데, 확실하게 답을 알겠으면 문제 번호 바로 옆에 (답) 000 이렇게 작성해서 두괄식으로 작성했고, 애매하거나 잘 모르겠으면 풀이를 다 쓰고 마지막에 (답) 000으로 소심하게 적었습니다. 물론 당락을 좌우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두괄식이든 미괄식이든 답은 깔끔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저는 단순 계산도 최대한 작성했습니다. 계산에서 틀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풀이 과정을 생략하면 부분 점수를 전혀 받을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재무관리는 한 문제가 꽤 까다로운 편이었는데 어떻게든 꾸역꾸역 문제를 푸니 부분 점수가 꽤 들어온 것 같습니다. 재무관리는 절대 백지를 내지 말아야 하며, 하다못해 해당 문제에서 사용되는 공식이나 접근법이라도 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회계감사

감사를 챙기냐 마느냐는 본인이 가장 잘 판단할 수 있습니다. 회세잼원 중 3과목 이상 탄탄하다면 챙길만한 것 같습니다. 1차 시험 전 감사를 챙기는 것은 아주 논란이 많지만, 이 역시 본인이 느낄 수 있습니다. 감사를 챙기면 불안하게 1차를 칠 것 같으면 절대 미리 강의를 듣지 마시고, 하루에 3시간을 빼도 지장이 없을 것 같으면 추천드립니다. 저는 공부 시간이 남들에 비해 많은 편이었고, 주 100시간에서 20시간을 감사에 써도 1차 시험에는 영향이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회계감사 강의를 1차기간 2개나 들은 상태로 2차시험 준비가 시작되었지만 동차기간의 절반 가까이를 감사에 쏟았을 정도로 투입이 많았습니다. 우선 하루에 끝장내기 교재를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대단원, 소단원명만 적어두고 제목만 보고도 한 페이지를 다 쓸 수 있을 때까지 암기했습니다. 목차를 따로 외우지는 않았습니다. 강의를 여러 번 들어서인지 전체적인 맥락은 잡혀져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교재를 외우며 스터디가이드 문제를 풀려고 했지만, 너무 많아서 절반까지만 풀었습니다. 2차 기간에 듣는 강의가 없다 보니 권오상 선생님의 유예강의도 결제를 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나, 조금 어려운 주제가 나오면 해당 부분을 발췌해서 보았습니다.

앞글자를 따서 외우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따 놓은 앞글자들끼리 너무 헷갈려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기에 아주 유명한 것들(윤리강령 안전장치 - 적시자구 인기지품)을 제외하고는 내용 자체를 외웠습니다. 혼자 외우는 과정을 녹음했고, 기상할 때나 잠들기 전에 2개 파일씩 들었습니다.

홍상연 선생님의 gs를 출력반으로 수강해 채점을 받았는데, 합격컷은 모든 회차에서 다 넘었지만 첫 회차 때 중상위권을 달성한 후부터는 아슬아슬한 순위가 나왔습니다. 특히 마지막 회차에서 합격컷 바로 위 성적을 기록해서 불안감이 증폭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본에 충실하려 노력했습니다. 어설프게 아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다시 하루에 끝장내기 전체를 백지테스트 했고, 기출문제도 꼼꼼히 다시 보았습니다. 덕분에 동차생치고는 회계감사에서 높은 성적을 받은 것 같습니다.

(4) 원가관리

1차 때부터 연습서를 본 것이 아주 유효했습니다. 필수문제만 빠르게 2회독을 더 했고, 승근모라고 불리는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진도별 모의고사와 전범위 모의고사를 모두 2회독씩 했고, 아무리 봐도 이해가 가지 않거나 Q&A 답변을 받아도 납득할 수 없었던 1~2문제는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원가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문제를 풀 때 처음의 사소한 실수가 그 밑의 모든 문항에 영향을 미쳐 틀리게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는 평소 꼼꼼한 성격도 아니고 자주 덜렁대서 1번 문항을 잘 못 읽어 문제 전체를 날리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쉽지만 그 문제에서 계속해서 쓰이는 (OH 배부율 같은) 부분은 두 번, 세 번이고 확인했습니다.

이번 원가관리는 시간이 정말 부족했습니다. 문제를 푸는 속도도 빠르고 글씨도 빨리 쓰는 편이라 1차, 2차 시험 모두 시간이 30분씩은 남는 편이었는데 원가는 다 풀자마자 종이 쳤습니다. 검산할 수 있는 시간도 없었습니다. 타임어택이 심할 수 있으니, 실수 하지 않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풀면서, 최대한 빠르게 풀어나 제한 시간 내 일단 답을 다 써두고 헷갈렸던 것으로 돌아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재무회계

김기동 선생님의 연습서를 전수로 풀이하고, 김재호 선생님의 파이널 교재를 2회독, 식규걸이라고 불리는 문제집을 1회독 했습니다. 연습서 오답을 위주로 많이 보았습니다. Gs는 김기동 선생님의 gs만 3회차 정도 풀었는데, 이 역시 성적이 높게 나온 편은 아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재무회계도 6월에는 기출문제를 매일 풀었습니다.

재무회계 점수가 상당히 높게 나온 것 같습니다. 연습서 2권을 완전히 소화했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원리와 구조를 확실히 이해하고 분개를 다 해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버리지를 얼만큼 가져가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 지엽적인 부분이 많이 나와 연습서에 있는 유형 정도는 모두 숙달하고 갔습니다. 연결 eps 개념까지도 모두 챙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재무회계는 한 번 실력이 올라오면 잘 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귀찮고 고통스러워야 실력이 오르고 있다는 뜻이니, 당장의 편함을 위해 기계적인 풀이법만 숙달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쌓아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3) 2차 시험 당일

저는 등촌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쳤고, 근처 숙소를 잡아 금요일에 올라갔습니다. 1차와 비슷하게 예열문제들은 문제집을 자르거나 사진을 찍어갔고, 공부를 하면서 정리한 실수 노트들을 챙겨서 갔습니다. 첫날 3개 시험을 다 치고 숙소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가 씻으니 거의 밤 8~9시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지치고 힘드니 책을 많이 가져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2차도 마찬가지로 귀마개를 끼고 시험을 쳐서 시험장 분위기를 잘 느끼지는 못했습니다만, 같이 시험을 친 분께서 시험장에 계산기 소리가 잘 안 났을 정도로 어려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뻔한 말이지만 문제가 어려우면 모두에게 어렵다는 생각으로, 아는 문제부터 최대한 풀어두고 무엇보다 침착해야 합니다.

시험이 끝나고 집으로 내려오는 차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왜 울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끝났다는 생각이 즐거움보다는 허무함을 더 많이 불러왔던 것 같습니다. 채점은 해 오지 않아 그냥 마음 편하게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시험이 끝나자마자 1시간도 책상에 앉아있기가 힘들었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정말 최선을 다해 질릴 정도로 놀 수 있으니 마음 편히 놀기 위해 수험생활 중에는 조금 미뤄두시길 바랍니다.

4. 그 외

- 가장 실력이 많이 오른 건 기본강의 후 연습서를 공부할 때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합니다. 오히려 저는 악명 높은 동차 기간이 1년 6개월 중 가장 여유롭고 편하게 공부한 시기였습니다. 1차를 준비하는 5월부터 9월까지가 최종 당락을 좌우할 수 있으며, 초반에 힘들고 후반에 편한 것이 더 좋습니다.

-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또 언제 아플지 모릅니다. 저도 1차 시험 직전에 2주나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아플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항상 변수에 대비해서 공부를 할 수 있을 때 많이 해두시길 추천드립니다.

- 1차를 분석하고 2차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어렵거나 생소한 개념은 1차에서 예고를 하는 경우도 많고, 1차 시험의 오답은 내가 최종적으로 몰랐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 기출을 과거연도부터 순차적으로 푸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부분의 문제집이 최근 연도부터 되어 있는데, 약 15개년 정도를 처음부터 풀어보면 흐름이 느껴지고 전년도에 나왔던 내용이 다시 출제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CPA 시험은 양이 많기 때문에,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페인트를 통째로 던져서 대강 색을 채워두고 큰 솔로 빈 곳을 채워나가야 합니다. 처음부터 작은 붓으로 그려나가면 힘듭니다.

- 힘들고 외로운 게 정상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매달리지 말고 매 순간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버텨내세요.

5. 마무리

정말 많은 곳에서 축하 연락을 받고 있어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기대도 안 한 과분한 결과라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1년 6개월간 혼자 많이 울기도 했고, 머리도 몸도 못 따라주는 저 자신이 너무 미웠는데, 그래서 더욱 매일 최선을 다했던 스스로에게 이제는 수고했다고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결과는 저 혼자만의 성취가 아니라고 느낍니다. 항상 저 자신보다 저를 더 믿어주고 묵묵히 지켜봐 주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아주 어릴 때부터 무조건적인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친척분들께 이 글을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도움과 응원을 보내주는 우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동기들, 선후배님들, 늘 기다려주고 챙겨주는 경명여중, 대구외고 동창들,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여러 선생님들과 은인들께 마음을 전합니다.

또, 너무 좋아하고 존경했던 외할아버지. 어릴 때부터 외할아버지의 부지런함과 가치관을 배우려고 늘 노력했습니다. 제가 공부하는 걸 참 좋아하셨는데, 1차 합격 소식밖에 전해드리지 못하여 너무 아쉽습니다. 동차기간 장례를 치르며 많이 힘들긴 했지만, 또 어떤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히려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하고 열정적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외할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년 연속 회계사 수석 배출이라는 연세대학교의 영광에 기여할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CPA 초시 동차와 수석합격이 제 인생의 최고 업적이 되지는 않도록 항상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수험생들께 진심으로 응원을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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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갤러 2024-09-14 02:12:53
수기를 읽어보니 내가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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