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 중심 vs 어휘 중심
[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국가직 9급과 서울시 9급 국어 출제 경향이 상이한 면을 띄고 있는 가운데(본지 5월 24일자), 서울시 9급 영어도 국가직 영어와 다소 상이한 출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가직과 지방직시험은 인사혁신처가, 서울시는 시가 자체적으로 출제하기 때문에 시험별 경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공무원 시험을 볼 때 수험생들이 대체로 처음 푸는 과목이 국어라면, 영어는 국어 다음으로 풀거나 가장 늦게 푸는 등 몇 번 째에 풀지 수험생 선택이 두드러지고 있는 과목이다. 또한 가장 먼저 영어를 풀고 국어를 푸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무원 시험에 영어점수가 가장 관건인 만큼 수험생들은 이처럼 영어만큼은 고득점하기 위해 언제 풀어야 하는지까지 세세하게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통상 응시자들은 영어를 1, 2번째 풀지만, 다소 자신이 없는 응시자들은 가장 마지막에 풀기도한다.
공무원시험에서 영어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공무원시험의 영어 난도는 최근 보통 또는 그 이상 수준을 보였다. 지난 3월 실시된 사회복지직, 4월 실시된 국가직 9급, 기상직 9급, 소방직 등 시험에서 영어는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됐다.
하지만 평이하더라도 수험생들은 영어에 대한 부담은 늘 있기 마련이다. 6월 지방직과 서울시 시험을 앞두고 영어가 출제가 시험별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영어 마무리
지방직과 서울시 시험을 2~3주 앞둔 현재 수험생들은 마무리 학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영어는 점수가 시험당일 극적으로 올라가는 경향은 사실 드문 편이다.
즉 2~3주간 영어공부를 집중적으로 한다고 해서 점수가 확 오르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시험을 코앞에 두고 현재까지 점수가 평균점 이하로 나오는 수험생들은 현실적으로 다음을 기약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반면 점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수험생들은 영어와 나머지 과목들을 한번씩은 다시 점검하도록 하며, 시험 전 실전 모의고사를 꼭 본 후 남은 기간 어떤 부분을 보완할 것인지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지방직 시험을 치르고 일주일 후에 또 서울시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 더운 날씨와 함께 지방직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았을 시에는 이어지는 서울시 시험에 대한 부담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이에 수험생들은 컨디션 관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수험생은 “시험 전 컨디션이 무너지면 그냥 망치는 것이 아니라 패망하게 된다”며 “국어, 영어, 한국사 순으로 문제를 푼다고 할 시 처음 푸는 국어를 잘보고, 두 번째 푸는 영어를 못봤다면 세 번째 푸는 한국사는 사망하게 된다”고 전했다.
즉, 풀다가 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과목이 나오는 순간부터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시험끝날때까지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망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멘탈을 강하게 부여잡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국가직 9급 ‘영어’
지난 4월 9일 실시된 국가직 9급 시험 영어는 평이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어려웠다는 응시자도 있었으나 신규를 제외한 대부분의 응시자들이 이 정도면 평이한 편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단어가 다소 생소한 것이 출제돼 당황했으나 독해도 쉽게 출제됐고 전체적으로 볼 때 풀 만 했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올 국가직 9급 영어에 대해 아모르이그잼 영어 박지나 강사는 “전년보다 비해 쉽게 출제됐다”고 평했다.
독해 11문제, 어휘 4문제, 영작 1문제, 어법 2문제, 생활영어 2문제가 출제됐으며, 전년대비 영작이 하나 줄고, 독해 문제가 하나 늘어난 모습이다.
수험 전문가는 어휘, 생활영어 등은 1, 2개 빼고는 무난했으며 독해는 전년에 비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어휘와 문장구조로 구성돼 답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봤다. 다만, 독해에서 빈칸넣기 출제는 난도가 있어서 약간 헤맸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모르이그잼 영어 줄리안 강사는 올 국가직 9급 영어에 대해 상위권은 85점, 최상위권은 90점 정도를 맞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즉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것이다. 줄리안 강사는 올 국가직 9급 출제 경향과 최근 공무원시험 전반적인 변화 트렌드를 부합해 볼 때 앞으로 문법 범위가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문법 공부를 할 시 문법 포인트를 완벽하게 암기하고, 교재에 밑줄을 긋는 수동적인 학습법을 벗어나 스스로 영작을 통해 숙달하는 공부 방법이 효과적일 것으로 봤다. 또 출제 가능성이 낮은 전 범위 문법 문제가 아니라 출제 가능성이 높은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봤다.
어휘는 품사별로 분류해서 암기하는 것이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봤으며, 독해는 단어, 어휘, 문법이라는 식상한 일제식 영어방식이 아닌 논리 독해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집중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줄리안 강사는 “공무원 시험 영어 독해는 그냥 구문 독해가 아니라 논리와 추론 독해의 강세”라며 “최근 3년 간 지속된 추세인만큼 앞으로도 공부량보다 트렌드에 부합하는 공부를 집중적으로 한느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방직 9급 ‘영어’
지방직 9급 시험의 영어는 통상 국가직 9급보다 다소 쉽게 출제돼왔다. 국가직과 지방직 시험 출제는 모두 인사혁신처가 맡아 공무원시험 당락을 가르는 핵심 과목인 영어는 국가직과 지방직에서 출제경향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단 전체 난도를 보면 그간 국가직보다 지방직에서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수험생들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직 9급 영어는 지난 4월 치러진 국가직 9급 영어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영어 단어가 지방직이 국가직보다 훨씬 쉽게 출제됐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한 수험생은 “지난해 지방직과 올 국가직 영어를 비교해보면 지난해 시험은 영어 단어가 고등학교 2,3학년 수준으로 나와 훨씬 쉽다고 느껴졌다”고 전했다. 국가직에서는 단어가 어렵게 출제됐으나 지방직 영어는 모르는 단어가 하나도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독해 지문 역시 길이는 비슷하나 난도면에서는 지방직이 조금 더 수월하게 출제되는 편인 것으로 봤다. 문제 유형이 국가직에서는 난해할 수 있는 순서배치 문제가 나왔으나 지난해 지방직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나오지 않아 부담이 덜했고, 문장삽입 문제는 국가직과 지방직 모두 출제됐으나 지방직에서 쉽게 나온편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몇 문제를 제외하고서는 지방직 9급 영어는 국가직과 달리 수능과 비슷한 출제 유형을 보이고 있다. 이에 지방직 시험은 수능을 잘 본 수험생들이 이 시험에도 유리할 수 있으며 상위권 학생은 90점 이상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가직과 지방직 영어 출제 유형이 판이하게 다르지는 않기 때문에 이들 시험의 최근 기출문제를 잘 풀어보고 꾸준히 성실하게 계속 공부를 한다면 언젠가는 분명히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한 수험생의 생각이다.
서울시 9급 영어
국가직과 지방직이 비슷한 유형을 보이고 있다면 서울시 문제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5지선다로 출제됐으나 정답변경 등 이의제기건이 매해 늘고 있어 시비없는 깔끔한 출제를 위해 지난해 4지선다 출제로 바꿨다.
국가직과 지방직 시험 출제는 인사혁신처가, 서울시 시험 출제는 서울시가 맡기 때문에 각 기관에서 요구하는 출제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국가직과 지방직 출제유형에 강한 수험생이 있는가하면, 서울시 출제유형에 맞는 수험생이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서울시 9급 국어는 국가직, 지방직과 어떻게 다를까(국가직과 지방직을 비슷한 유형으로 놓고 지난해 서울시 9급 영어와 비교).
국가직 9급과 서울시 9급 영어의 가장 큰 차이는 독해 중심인지, 어휘 중심인지의 여부다. 영어도 언어이기 때문에 어휘력이 부족하면 국가직이든 서울시 시험이든 풀기가 힘들지만, 특히 서울시의 경우 어휘 중심 출제로 어휘력이 약하면 풀기 어려운 경향이다.
즉, 서울시 9급 영어는 “이 단어 아니?” “이 숙어 알아?”하고 응시자에 묻는 느낌으로 출제가 이뤄지고 있는 것. 지난해 서울시 9급 영어에서 1번~4번 문제는 대놓고 단어를 물어보는 출제였다. 또한 10번~15번 역시 단어와 숙어를 모르면 문맥파악에 성공했어도 풀기 어려운 출제경향을 보였다.
단어 출제 난도는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Maintain, cramp, codify, depression, typical 등 고등학교를 성실히 다녔으면 충분히 알만한 단어가 출제됐다(중학교 수준의 단어도 출제됨).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지문 문맥파악에 성공했어도 단어, 숙어 공부를 평소 잘 해두지 못했다면 헷갈릴 수 있는 소지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수험생들의 생각이다. 특히 숙어는 단어들이 만나서 아예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고, 띄엄띄엄알면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지난해 서울시 영어 1번에서 보기에는 'come under fire'이라는 숙어가 출제됐다. come은 ‘오다’ under는 ‘아래에’ fire는 ‘불’ 이라고 응시자들은 띄엄띄엄 유추할 수 있지만 정답은 '비난을 받다'였다. 이렇게 원래의 단어들과 거리가 먼 뜻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숙어 공부는 특별히 잘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9급은 시험 자체가 난도가 높지 않고 조금만 노력하면 맞출수 있을 정도로 출제되기 때문에 결국은 응시자의 성실함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법 역시 지난해 서울시 9급 영어 문제를 보면 동명사의 쓰임/전치사 사용/little과 a little/주어 단수복수/과거와 대과거, 과거분사/접속사 등 고등학교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출제가 됐다.
단, 이러한 문법지식들이 한문제 안에 복합적으로 섞여 나오기 때문에 응시자들은 이에 유의해야한다. 4지 선다 각각의 문법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것이다. 독해는 국가직보다 서울시가 훨씬 쉽게 출제됐다. 특히 순서찾기 같은 경우는 국가직보다 짧았고 단어도 한두개를 제외하고는 어렵지 않았다.
국가직은 전체적으로 지문이 조금 더 길고 단어도 어려운 편이라 대강대강 유추해서 풀고 특히 문장삽입, 순서배열은 수준급 독해력이 필요했다. 지문을 주고 주제찾는 문제가 몇 개 있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문을 주고 단어를 찾으라는 문제가 출제된다. 이것만으로 비교해 볼 때 국가직이 독해, 서울시가 어휘 위주의 출제경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서울시에서 지문을 주고 그 글의 종류를 찾으라는 문제에서 수능과 국가직에선 못봤던 유형이 나왔다는 것이다.
한 수험생은 “전체적으로 보면 영어 기초가 전혀없는 수험생의 경우 단어, 숙어, 문법이 중요하고 독해가 쉬운 서울시를 먼저 준비하는게 편할 것 같다”고 봤다. 성실하게 그냥 열심히 외우기만 해도 반타작은 할 수 있다는 것. 반면 영어에 부담이 없거나, 실용영어를 잘 쓰는 수험생들은 독해가 많고 그냥 읽으면 풀리는 국가직이 더 편할 것이란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