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광범·제57회 사법시험 최연소·삼성고 졸업·서울대 자유전공학부 3학년
“법조인 되고 싶다는 확신이 어려움 극복한 원동력”
“소신껏 판단하는 공정한 법조인이 되고 싶다”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합격자 명단을 보고도 실감이 나지 않아 2~3일 간 계속 명단을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보다도 주변 분들이 너무 기뻐해주셔서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뻤는데, 기대하지 않은 최연소 합격이라는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법무부가 13일 발표한 2015년도 제57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가운데 약관(弱冠)의 나이로 최연소의 타이틀을 거머쥔 주인공의 합격소감이다.
올해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의 명예는 1993년생 만22살의 홍광범씨(남·사진)에게 돌아갔다. 통상 사법시험 최연소의 타이틀은 ‘서울대-여성’의 전유물이었지만 올해 홍광범씨가 차지하면서 2010년(최규원), 2013년(김수현)에 이어 2년만에 남성이 최연소 타이틀을 얻었다.
서울 삼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3학년에 재학 중에 합격한 홍씨는 법학도가 아닌 비전공자다. 게다가 법학 비전공자임에도 ‘재시’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사법시험 입문에서 최종합격까지 3년도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이같이 비전공자이면서 단기간에 합격한 비결에 대해 그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비결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법학은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기본서를 충실히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반복하여 학습하는 것이 기존에 이해가 미진했던 부분이나 전체적인 틀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회독 수를 늘리면서 자연스레 답안지에 현출하기 위한 암기도 조금이나마 쉽게 할 수 있었다”고 단기 합격의 비결을 전했다.
그가 비전공자로 사법시험에 도전한 것은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한 덕분에 여러 전공과목을 공부하게 된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됐다. 특히 경제학 등을 공부하면서 많은 부분이 법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흥미를 느끼고 ‘한 번 공부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사법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것.
로스쿨 도입으로 매년 사법시험 선발이원이 크게 감축되면서 올해는 150명으로 줄어들어 심리적 압박과 불안감이 매우 큰 상황에서 내일의 꿈을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그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확신’이라고 단언했다. “길고 힘든 수험생활 동안 마음이 약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공부의 신’으로 불릴 수 있는 그도 시험이 다가오면서 합격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럴 때마다 그는 “간단한 운동을 통하여 긴장감을 덜도록 하고,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는 등 공부 환경에 변화를 주면서 의지를 다잡으며 견뎌냈다”고 말했다.
법학 비전공자인 탓에 민법 과목이 그를 가장 괴롭혔다. 법학 전공자조차도 민법을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으로 든다. 다른 과목에 비하여 일단 양이 방대하고 내용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홍씨도 다른 과목보다 중요한 만큼 하루에 30분이라도 보는 등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려고 노력하며 약점을 극복했다.
1차 공부의 비결은 우선 ‘불의타’라고 생각되는 것에 소홀하지 않았다. 그는 1차 공부가 추후 2차 공부의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하여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크게 구분하여 공부하지 않은 게 나중에 2차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1차 수험생들을 위한 전략에 대해 그는 1차 시험에서 기출 문제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본서를 위주로 하되 기출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조문의 내용을 물어보는 문제도 출제되므로 틈틈이 조문을 볼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 일주일은 새로운 문제나 내용을 보는 것보다는 기본서나 기출 문제집 등 정리해놓은 마무리 교재를 반복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막판까지 암기가 되지 않은 부분이나 최신판례, 계속적으로 틀린 문제 등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2차 공부에서 단권화 방법에 대해 그는 헌법과 행정법은 요약된 책을 토대로 단권화했지만 나머지 과목들은 기본서를 위주로 단권화를 했다. 2차용 기본서는 내용면에서 빠지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심적 안정이 되었고 1차용 기본서보다 분량이 적다는 점에서 단권화하기에 용이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판례나 중요 학설 등을 형광펜으로 정리하면서 그 안에서 양을 줄이도록 노력했다. 또한 최신판례 등은 포스트잇을 추가하여 보충했다.
2차 마무리 한달 전략에 대해서 그는 “체력과 정신이 모두 힘든 시기인 만큼 포기하지 않고 기존에 해왔던 대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빠른 시간 내에 막대한 양을 보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꾸준히 반복하여 암기하고 답안지를 깔끔하게 써내려고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가 ‘맛’있을 법한 그도 시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에는 쉬면서 친구들도 만나고 운동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앞으로 진로에 대해 묻자 “아직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지 못했습니다만 경력을 쌓은 뒤에는 판사에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꿈꾸는 법조인상은 어떤 것일까? “소신껏 판단하는 공정한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는 말에 그의 올곧은 신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다만, 법조인이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하여 당사자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하며 법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수 있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입장을 묻자 “존치되었으면 좋겠다”며 “사법시험과 로스쿨이 공존하면서 ‘법조인 양성’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확신을 갖고 공부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며 힘내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끝으로 그는 “부족한 저를 믿고 격려와 응원을 해주신 부모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