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고려대에 이어 서울대 3위로 ‘추락’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줄어들게 되면 서울대 등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 독식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이들 대학의 편중이 오히려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700명으로 감축된 2011년부터 서울대 등 ‘SKY' 대학 출신의 비중이 점차 줄면서 300명으로 대폭 줄어든 2013년부터는 대학의 지형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시험 1천명 시대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들 대학의 비율이 10명 중 6명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로스쿨 도입으로 선발인원이 감축되면서 근래에는 5명으로 줄었고 급기야 지난해부터 50% 아래로 추락하면서 올해는 30%대로 더욱 떨어졌다.
게다가 서울대가 사법시험 사상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연세대와 고려대에 내줘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법무부가 13일 발표한 최종합격자 153명 가운데 연세대가 22명으로 14.4%로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 다음으로 고려대가 19명(12.4%)으로 2위를 유지했으며 서울대는 15명(9.8%)에 그쳐 3위로 추락했다.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이 실시된 이래 반세기 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독차지했던 서울대가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수모를 겪게 됐다.
올해 연세대의 선전은 이미 예견됐다. 특히 연세대는 최근 3년간 고려대를 앞지른데 이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서울대마저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사법시험에서 또 하나 이변의 주인공은 이화여대다. 이화여대는 13명(8.5%)의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한양대와 성균관대를 밀어내고 ‘SKY’에 이어 당당히 4위를 꿰찼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각축전에 이어 성균관대와 한양대의 자존심 대결도 뜨겁다. 올해 한양대가 11명(7.2%)으로 성균관대(9명, 5.9%)를 누르고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한양대는 수석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위상을 더욱 높였다.
올해 동국대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동국대는 올해 8명(5.2%)에 달해 7위에 오르면서 ‘Top 10’ 진입에 성공했다.
중앙대도 올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는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렸지만 올해 6명(3.9%)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경희대와 공동 8위로 10위권에 들었다.
한국외대도 5명(3.3%)의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순위가 2단계 올라 부산대와 공동으로 10위에 랭크됐다.
부산대는 최근 3년간 지방대학으로 유일하게 ‘Top 10’에 들었다. 올해 다소 부진하면서 10위로 떨어졌지만 지방거점국립대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법률저널 예상대로 올해도 SKY 대학의 비율은 감소세가 지속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이들 대학의 비율이 60%를 웃돌았다. 특히 2003년에는 65.7%로 최고치에 달했다. 2003년 정점을 찍은 후 2004년 61.5%, 2005년 62.4%, 2006년 60.3%로 60%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2007년에는 58.9%로 떨어졌고 2008년 55.8%, 2009년 53.4%, 2010년 60.8%, 2011년 51.8%, 2012년 52.0%, 2013년 52.3%로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해는 39.2%로 ‘뚝’ 떨어졌고 올해도 36.6%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선발인원이 크게 감소한 지난해부터 이들 대학의 비율이 절반 이하로 크게 떨어지면서 ‘SKY 편중’이 급속히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들 대학 출신들이 합격하기 어려운 사법시험보다 로스쿨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1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대학은 총 29개 대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