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법원행정처 시행 9급공채 필기시험이 치러지는 서울 서초고등학교 고사장 앞.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10분까지 시행되는 이번 시험은 선발인원이 많아지면서 합격에 대한 기대도 어느 때보다 큰 분위기다. 그러한 기대 때문인지 고사장 앞에서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 지인들은 시험이 끝나기 훨씬 전부터도 초조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3월의 꽃샘추위를 데워주고 있었다.
어느 한 수험생의 어머니는 시험이 종료시간이 다가오자 시험이 치러지고 있는 2층으로 올라가려다 시험관리자의 제지로 다시 내려오는 모습도 보였다. 그만큼 수험생을 기다리는 1분 1초가 마치 더디게 흘러가는 듯 해 모두들 초조해 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드디어 시험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리자 ‘웅성웅성’하는 소리와 함께 수험생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지인을 찾는 듯한 수험생도 있고 또 휴대폰을 켜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모습, 같이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끼리 후담을 하는 등 수험생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그 중 조금 전 누구보다 초조한 마음으로 고사장 계단을 오르내린 어머니와 마주한 수험생의 모습이 눈에 띈다.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이내 어머니의 손을 잡으며 “많이 기다렸지? 맛있는 거 먹으러가요”라며 밖으로 이끌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오늘 시험이 어땠냐는 질문에 “대체적으로 지난해보다는 좀 난이도가 떨어진 것 같다”며 “하지만 사법고시 준비생들이 몰렸을 생각에 잘 봐도 잘 본 것 같지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법고시가 폐지를 앞두면서 법원직으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올해 법원직9급 시험은 대체적으로 ‘평이’한 반면 국어과목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긴 지문의 출제가 많아 수험생들을 당황시켰다는 것이 서초고 고사장에서 치른 수험생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알 터. 수험생들은 시험이 끝났다는 홀가분한 마음과 동시에 불안감으로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발걸음으로 서초고를 서서히 빠져나갔다.
공혜승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