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은 책 탓? 자신의 노력 탓해야
지방직 7급 외 모든 시험이 끝났다. 끝났어도 한참 끝났다. 이제는 합격자발표와 함께 수험생 행보가 갈리는 때다. 합격의 영예를 안은 수험생은 최종합격을 위해 이제 한 발 짝 더 나아갈 태세고, 고배를 마신 수험생은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교육청과 지방직, 국가직, 서울시 시험 모두 이 달 중 수험생 운명을 가를 명단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이미 교육청 시험은 필기합격자 발표가 완료됐고, 일부 지역 교육청은 최종합격자까지 발표한 상태다. 합격자들의 기쁨이야 말로 형용할 정도가 아닐 터. 남은 자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이제 새롭게 리셋해야 한다. 흔히 보면 불합격한 자들은 자신의 노력과 공부방법의 부재를 탓하기보다 공부 시 필요한 수단, 즉 책이나 학원, 강의선택 등에 그 탓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노력과 실력을 의심하기 전에 먼저 이것 때문에, 저것 때문에 불합격했다는 경우다. 이에 따라 다시 다른 책을 사고, 다른 학원을 다니고, 또 다른 강의를 좇아간다. 합격을 했거나 공부하는 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합격할 사람은 합격한다는 데 공감하는 편이다. 그리고 보았던 책은 되도록 바꾸지 않는 게 좋다고 귀띔한다. 어느 학생이 어떤 하나의 책을 택해서 공부를 했는데 시험에 떨어졌다고 치자. 그럼 이 학생은 자신이 불합격한 이유는 책이 수준이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당장 그 문제집을 바꿀 수도 있다. 이건 참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자신의 게으름 때문에 그 책 하나를 완벽하게 마스터하지 못했거나, 대충 공부했기 때문에 쓴 맛을 본 것이다. 수험생은 자신이 모자란 부분을 인정하고, 심기일전하여 한 권의 책이라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 교과서에 충실했다는 수능 만점자의 말이 거짓말 같지만 실제 공부의 중심축은 결국 교과서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 아닌가.
기본서나 문제집이나 내용은 오십보 백보다. 정답지가 아닌 이상 내용적인 면에서는 어떤 유명한 책이라도 적혀질 수 있는 범위나 틀은 비슷하다. 한 현직은 “책은 과목별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한 권씩만 잡고 공부했으며 시험에 다가와서는 요약집으로 마무리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계속 공부를 해왔던 수험생이 시험에 낙방했다고 할 경우, 그 상실감은 신규수험생보다 당연히 클 것이다. 인생에 패배를 몰랐던 신규수험생 역시 낙방의 결과를 안게 되면 비로소 공무원시험이 녹록치 않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으라는 말은 책과 학원, 강의를 들었다 놨다 하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이미 정한 것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보라는 말이다. 내년 4월 국가직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이를 염두하고 오늘도 책과 씨름하는 수험생이 많다. 지금 읽고 있는 수험서들을 자신은 얼마만큼 숙지하고 이해하고 있는가. 이 쯤에서 가을하늘을 보며 다시 한 번 곱씹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