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영어, 한국사 모두 기출문제 짜깁기 수준
지난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어진 공직채용박람회장에서 9급 과목개편 모의평가가 이루어졌다. 모의평가 과목은 새로운 과목인 사회, 과학, 수학을 포함하고 공통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까지 출제되어 있었다. 수험생들은 모의평가에 참여해 과목당 10문제씩을 접했다.
모의평가 문제지는 평가에 참여한 인원에게 배포되었고 이로서 문제는 즉시 수험가에 퍼졌다. 현장에서 모의평가를 치르고 나온 수험생들은 낮은 난이도의 변경과목을 지적하며 “선택과목 수준이 이정도로 출제된다면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공통과목이 어려워져야 할 텐데, 이 문제지에서는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험가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각 과목별 전문강사들은 입을 모아 “기출문제 짜깁기”라고 꼬집었다. 국어와 영어, 한국사 모두 최근 기출문제를 위주로 출제된 것이다. 유형의 변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험가의 한 국어 강사는 문제가 모두 기출문제이며 연도도 최근의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전형적인 문제들이며 일부는 지문까지 똑같이 출제되었다. 문제 난이도는 중간 정도라 보면 된다. 그는 “수능형으로 유형 변화가 있으려면 복합지문이 들어가야 한다. 공무원 시험의 특성이 1대 1 지문이라는 것에 있는데 모의평가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능형으로 문제 변화를 주려면 복합 문제, 추론문제, 이해문제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며 동시에 국어가 수능형으로 바뀔 경우 20분 안에 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영어 또한 기출문제로 이루어졌다. 수험가 모 영어 강사는 “기출문제를 짜깁기하고 수능문제를 약간 첨가한 수준이다. 이의제기를 넣을 만큼 논란이 되었던 문제까지 들어갔다.”며 모의평가 문제는 출제된 것이 아니라 편집된 것임을 지적했다. 한국사 또한 기출문제에 약간의 수능형문제가 주어졌다. 유형의 변화는 전혀 없고 문제 자체도 쉬운 난이도로 나왔다. 수능형 문제가 주를 이룬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능형으로 출제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선택과목 변경으로 인해 내년 9급 공채 시험에서 공통과목까지 변동이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이와 같은 모의평가 문제는 어떤 방향성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측에서는 모의평가를 시행하며 모의평가에서 볼 수 있는 문제 수준이나 유형, 출제 단원 등이 실제 출제될 시험 문제와 다를 수 있다고 미리 일러두었다. 하지만 내년 시험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가 모의평가 뿐인 것을 감안하면 모의평가가 수험가에 줄 영향이 사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은지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