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의 첫 법조인이 배출되면서 대법원은 이들 중 100명을 2년 계약직의 재판연구원(로클럭)으로 선발했다. 아울러 검찰은 42명을 선발, 신규 검사로 임용했다. 지난 60여년간 매년 사법연수원 수료와 동시에 판, 검사를 선발해 왔지만 법조일원화와 신규 법조인력 선발 시스템 변화 등이 작용하면서 양 기관의 인재선발 및 운용도 바뀌고 있는 셈이다.
첫 배출되는 로스쿨 출신 중 우수인재를 우선 확보하기 위해 법조계 및 법무기업 등은 지난해부터 각축전을 벌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법연수원 출신은 사법시험, 연수원 성적 등 정량적인 평가 잣대가 명확한 터라 지금껏 성적순으로 취업이 확정되는 것이 관례였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상위 순으로 법원, 검찰, 로펌 등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로스쿨 출신 선발에서는 어느 하나 명확하고 정량적인 없다는 것. 심지어 로스쿨 성적도 전국 25개 로스쿨이 공통적인 일괄적인 상대평가로 운용하고 나아가 변호사시험 성적도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채용기관은 나름의 잣대로 이들을 선발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제2의 사법시험과 맞먹는 자체적인 필기시험도 등장했다.
특히 이번 법원의 로클럭과 검찰의 검사 선발과정에서는 중복 지원을 지양했고 필기시험마저 같은 날 치름으로써 우수인재 선발을 위한 용쟁호투의 각축전을 펼쳤다. 지원자격에 있어 검찰은 검찰실무과목 및 검찰심화실무수습 과정 이수 요건을 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양 기관 지원자 모두 교내 최상위의 우수인재들이 지원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지원자들의 입장에서는 같은 날 필기시험이 치러짐으로 인해 선택의 기회가 좁아졌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합격 후 이탈할 경우, 또 다른 지원자들의 기회보장 측면에 형평성이 일 수 있다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일응 충분히 이해가 가는 면이 있다.
여하튼 이번 법원, 검찰의 로클럭, 검사 선발에서 과연 어느 기관이 우위를 점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솟구친다. 지원 당시부터 로스쿨생들로부터 어느 것이 좋은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검사는 임관 후 1년간 시보형태의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임관부터 신분이 보장되지만 로클럭은 명확하게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2년 계약직이라는 점에서 검사 강세가 우세했다. 이에 대해 정통적으로 법원이 검찰보다 우위에 있고 또 로클럭을 마치면 취업에서도 꽤 유리할 것이라는 백중세의 의견도 많았다.
아직 로클럭 합격자에 대한 대법원의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법무부는 원하던, 다채로운 전문경력자 확보 등으로 ‘일단 성공적’이라는 브리핑을 내놨다. 늘 아우의 입장의 입장이었던 검찰이 이번 로스쿨 1기 임관을 통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법원도 우수인재 채용에서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을 터. 더 짙은 희소를 머금은 채 조만간 화려한 보도자료를 낼지, 아닐지 궁금한 시점이다.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법조일원화 덕택에 몇 년 후면 갈고 닦은 인재들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느긋한 자세로 또 다른 미소를 지을지 모를 일이다.